과연 '세체원'(세계 최고 원거리 딜러)의 영광은 누가 가져가게 될까? 롤드컵 4강 1경기인 삼성 블루와 화이트의 대결에서 큰 윤곽이 나올 예정이다. 최소한 여기서 이기는 쪽이 한국 최고의 원거리 딜러라는 건 확실하다.

삼성 갤럭시 화이트 '임프' 구승빈과 삼성 갤럭시 블루 '데프트' 김혁규는 오는 11일 서울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국내 최고의 원딜 자리를 놓고 승부를 펼친다. 두 선수의 대결은 국내 팬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도 주목하고 있다.

두 선수는 스승과 제자 관계로도 유명하다. MVP 오존으로 먼저 데뷔한 구승빈이 작년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스프링 시즌에 MVP Blue로 데뷔한 김혁규를 가르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선수는 평소 손을 잡거나 백허그를 하는 등 평소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구승빈과 김혁규의 만남은 4강에서만 세 번째다. 하지만 결과는 2전 2승 김혁규의 완승이었다. 스승을 이미 뛰어넘은 제자가 된 것이다. 이번 대결에서 구승빈이 자존심 회복할 수 있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구승빈의 플레이 스타일은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양날의 검'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한타에서 과감한 위치 선정으로 캐리를 하거나 그 위치 선정이 독이 되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롤드컵에서는 구승빈의 과감한 플레이가 빛을 봤다. 자신의 장점을 토대로 롤드컵에서 2회 펜타 킬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 팬들에게 알렸다. 그리고 평타 위주의 원거리 딜러를 좋아한다.

반면 김혁규는 같은 삼성 소속이지만 조금은 다른 플레이를 보여준다. 한타에서 안정적인 포지셔닝으로 딜을 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지만, 이제는 공격적인 원거리 딜러라고 하면 김혁규가 떠오른다. 롤드컵 조별예선 'Fnatic' 과의 첫 경기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후 팀을 승리로 이끌며 김혁규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구승빈과 반대로 평타 위주의 챔피언보단, 스킬 대미지 위주의 원거리 딜러를 선호한다. 베인은 정말 못한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원거리 딜러의 대결이지만 서포터와의 호흡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봇에서 두 선수의 대결은 서포터인 '마타' 조세형 '하트' 이관형이 함께 시작한다. 가끔 무리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구승빈를 옆에서 조세형가 안정성을 더해주며 시너지 효과를 보여준다. 김혁규와 이관형 조합 또한 찰떡궁합이다. 김혁규의 유일한 약점인 약한 멘탈을 형의 마음으로 감싸준다. 그러므로 이 경기에서 구승빈와 김혁규가 서포터와 얼마나 좋은 호흡을 보여주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같은 팀 소속으로 친한 사이인 두 선수지만 롤드컵 4강 무대에서 승부를 가려야 한다. 같은 곳을 보고 달리는 두 선수의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지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