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월드 챔피언십 4강 2경기는 결승의 마지막 관문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중국 최강 팀을 가리는 대결이라는 점도 참 재미있다. 중국 LoL은 작년보다 올해에 훨씬 더 발전했다. 로얄클럽은 한국 선수를 영입하면서 수준을 올렸고, EDG같은 신생 강팀도 출현하면서 경쟁력이 생겼다.

OMG와 로얄클럽은 모두 한국팀과 관련된 기억들이 있는데, 중국팀에겐 안 좋은 기억이다. 2013년 당시 한국 최강이었던 SKT T1 K에 나란히 패배한 두 팀이기 때문이다. OMG는 월드 챔피언십과 올스타전에서, 로얄클럽은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SKT T1 K에게 압도당하며 그들에겐 정말 잊고 싶은 기억이 됐다.

SKT T1 K의 기량이 대단해서였기도 하지만, 중국 팀들은 다소 무난하게 패배하는 그림이었다. 유럽이나 북미팀들이 보여주는 '색깔'도 없었고, 도박적인 뭔가를 해보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냥 중국에서 이렇게 해서 이겨왔기 때문에, 한국팀과 대결에서도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

작년까지 그런 것이 중국팀의 문제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전술, 전략적인 부분에서 굉장한 성장을 보였다. 북미, 유럽팀이 지금에서야 중요함을 눈치채 연습하고 있는 오브젝트 컨트롤도 이미 중국 팀들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 팀들과 견주어봐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

라인전은 워낙 잘하던 중국이다. 게다가 한국 서버 솔로 랭크에서 중국 선수들이 많이 연습하고 있다. 천상계 유저들이 "반이 중국인일 정도로 많다."라고 할 정도다. 그만큼 한국 선수들과 많이 부딪히며 자신들의 무기를 갈고 닦았다.

'자존심을 굽힌 중국인 만큼 무서운 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 중국 LoL 선수들은 작년부터 자신들이 한국 선수들보다 한 단계 뒤쳐저있다는 걸 인정하고 노력했다. 그 증거가 '제로' 윤경섭, '인섹' 최인석의 영입과 한국이 잘하는 오브젝트 운영을 연습하고, 한국 솔로 랭크에 집중하고 있는 장면이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중국의 최강이 결국 이번 월드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양 팀 모두 비약적인 발전 속도를 보여준 팀이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다. 게다가 이번 경기에서 이기는 팀이 한국 최강인 삼성 화이트와 결승전을 가진다. 중국 팀들은 과연 최고의 무대에서 와신상담(臥薪嘗膽)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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