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강연을 진행한 VNG의 크리스 리우(Chris Liu) 부사장


"아직은 불모지, 하지만 엄청난 잠재력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대중적인 보급은 모바일 게임 시장의 대두라는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 모바일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전 세계로 퍼진 시점에서 베트남 게임 시장도 흐름을 피해갈 수 없다. 2014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KGC 2014)에서 '베트남에서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하기'라는 제목으로 게임 퍼블리싱 기업 VNG의 크리스 리우(Chris Liu) 부사장이 강연을 진행했다.

리우 부사장은 이 강연을 통해 베트남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와 성격을 소개하면서 그 잠재성을 알리고, 현지화부터 출시까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때 알아둬야 하는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먼저 리우 부사장은 베트남 게임 시장이 큰 전환기에 있다고 언급했다. 작년까지 강세를 보였던 PC 온라인이 점차 하락세를 거듭하는 반면, 모바일은 매년 2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한다. 비록 아직은 온라인 MMORPG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나 점차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무선통신 환경의 보급이 점차 증가하면서 베트남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매년 2배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내년에는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의 스마트폰 시장

베트남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바일 OS와 관련된 정보도 공유했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안드로이드와 심비안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iOS와 윈도우 모바일이 그 뒤를 쫓고 있다. 하지만 리우 부사장은 최근 점유율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안드로이드와 심비안이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지속해서 심비안의 점유율은 감소하는 반면, iOS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안드로이드와 iOS가 1위와 2위 자리를 다툴 것으로 예상됩니다."

▲ 베트남 게임 시장의 장르와 플랫폼의 분포도

그는 베트남 모바일 시장을 한 마디로 '한국의 4~5년 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대다수 사람들이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신용카드로 마켓에서 모바일 게임을 구매하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작년부터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저렴한 요금제로 3G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며, 이제 도심의 카페라면 어디든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강연에 따르면 베트남은 결제 방식에서 한국과는 전혀 다른 환경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은 국가 특성상 계층 간의 빈부격차가 큰 편이다.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 인구는 전체의 약 3% 정도이며, 대다수는 모바일에서 결제하는 방법으로 선불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 방식인 구글플레이는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앱 스토어나 프리 마켓이 주로 이용된다고 한다.

이어서 리우 부사장은 베트남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할 때 알아둬야 할 정보를 공유했다. 먼저 베트남 모바일 시장에 도전해볼 만한 게임 장르를 선별하는 문제다. 베트남은 한국과는 달리 아직 게임 시장이 크지 않아 하드코어 유저들이 적다. 따라서 복잡한 하드코어 장르보다는 가벼운 캐주얼이나 소셜 장르가 더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입니다. 아직 모바일 게임을 접해 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죠. 따라서 복잡한 하드코어 장르보단 가벼운 캐주얼이나 소셜 장르로 진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드코어 장르는 1년 정도 후에나 진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분명 1년 뒤에는 베트남도 디바이스나 통신 환경이 많이 발전해 있을테니까요."

▲ 리우 부사장은 한국의 캐주얼 게임들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언급

유저 성향에 따른 게임 콘텐츠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강연에 따르면 소비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는 한국과는 달리 베트남에서는 일부 상위 유저만이 유료 결제를 이용하며, 대다수는 무료로 게임을 이용한다고 한다. 따라서 유료 콘텐츠는 상위 유저들에게 초점을 맞춰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기본 하위 콘텐츠는 무료로 즐길 수 있게 게임을 기획하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베트남 현지화 작업을 하는데 있어 유능한 로컬 파트너를 구하라 조언했다. 베트남에서는 외국 게임사에 대한 법 적용이 꽤 엄격한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로컬 파트너가 있다면 심사나 법 규제 적용과 관련해 적절한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지 문화에 맞는 번역, 마케팅, 플랫폼 선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걸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발표를 마치고 리우 부사장은 "한류 문화의 영향으로 베트남에서는 한국에 대해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텐센트 등의 강력한 중국 게임사가 베트남 시장을 상당수 점령하고 있지만, 한국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막강한 경쟁 상대가 될 것입니다."라며 한국 개발사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적극 권장했다.

또한, 그는 "베트남은 터키나 러시아보다 한국과 거리가 가깝고, 잠재력이 있으며, 문화적으로 많은 점이 유사합니다. 한국 개발자들에게는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