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 2일째인 9일(한국시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FPS 게임인 '오버워치'의 핵심 개발자들과 함께 게임의 탄생과 개발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토론에서는 제프리 카플란 '오버워치' 부총괄 겸 디렉터가 진행을 맡았으며, 패널은 총 네명으로 크리스 멧젠 스토리&프랜차이즈 개발 부사장과 제프 챔벌레인 VFX 총책임, 빌 페트라스 아트 디렉터, 아놀드 창 리드 캐릭터 컨셉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패널들은 각자 자신의 참여 부분에 따라 시네마틱 영상, 미술/시각 디자인, 캐릭터 컨셉 디자인 등의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 약 15분 가량의 QnA 시간을 가져 팬들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패널 토론


'오버워치'의 세계관을 만드는 일은 마치 WoW(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그것이 생각나게 한다. 처음 WoW를 만들 때, 크리스 멧젠과 빌 페트라스가 대부분의 세계관을 만들어 냈다. 당시로서 WoW는 새로운 완전한 세계를 만들어 내는 일이었고, '오버워치' 역시 그렇다.

'오버워치'를 만들 때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과 색상 표현에 많이 신경을 썼다. 게임을 개발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블리자드다움'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면서도 '블리자드다움'을 유지하려고 하니 상당히 힘든점들이 많았다.


시네마틱 트레일러 초반의 코믹스 같은 연출도 새로운 시도 중 하나였다. 또 시네마틱 전체가 블리자드다우면서도 새로운 애니메이션처럼 느껴진다. 블리자드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시도였다.

'오버워치'의 시네마틱은 기존의 블리자드식 시네마틱 영상과는 확연히 다르고 새롭다. 그건 우리 역시 원하는 바였고, 비록 힘들어도 새로운 것을 만드는 만큼 신나고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 역시 지금까지는 그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박물관을 구경하는 컨셉이 결정됐다.


시네마틱 내에서 트레이서의 말은 사실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이다. 게임의 컨셉을 그렇게 전달하고 싶었다. 블리자드가 만드는 시네마틱 영상들은 모두 엄청나다. 항상 팬들도 기대하고, 우리도 노력한다. 때문에 '오버워치'의 시네마틱 트레일러는 기존보다 빠르게 시작해 더욱 공을 들여 만들었다. 보통 게임 개발 마무리 단계에서 만드는데, '오버워치'는 그보다 훨씬 일찍 시작했다.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었다. 블리자드에는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이미 멋진 세계관들이 있지 않나. 우리는 미래에 블리자드를 대표할 새로운 '블리자드다운' 세계관을 만들고자 했다.


캐릭터들 중 우리가 제일 처음 만든 것은 바로 토비욘이었다.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기계장치를 만들어 내는 영웅을 원했고, 그런 컨셉을 가지고 있던 토비욘의 작업이 가장 먼저 진행됐다.

기본적인 작화 스타일도 기존의 스타일과는 상당히 다르다. '오버워치'는 무턱대고 강렬한 인상보다는 정겨운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컨셉으로 잡았다. 데모를 플레이해본 유저들에게 이야기를 나눴는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각각의 영웅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였다.


영웅을 만들게 되는 기초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로는 굉장히 다양하다. 단순히 생김새나 비주얼적 특징에서 출발하는 경우도 있고, 주요 기술이나 컨셉 능력에서부터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팀 전체에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영웅의 확립되어 나간다. 그렇게 그 영웅에게 어울리는 최종 컨셉을 제작한다.

영웅 중 하나인 '페라'의 경우 처음 시작은 단순했다.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며 로켓포를 쏘는 인간'이라는 간단한 컨셉이 처음 시작이었다. 당시엔 이름도 별달리 붙이지 않고 그저 'Rocket Dude'라고 부르기도 했다.


'리퍼'의 경우 캐릭터 외형의 매력이 대단해서, 거기서부터 시작한 케이스다. 또 '윈스턴'의 경우는 '달에서 온 원숭이'라는 컨셉에서 시작했다. 미래니까 달 출신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해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WoW를 제작할 당시에도 그러했다. 최대한 단순하고 명확했다. '워크래프트1' 때에도 세계관은 단순했다. 인간과 오크의 두 종족뿐이었다. 가장 좋은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닐까 한다. 단순한 베이스 위에 확장팩이나 추가 콘텐츠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때문에 '오버워치'도 최대한 단순한 베이스를 깔아두고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트레이서를 제작할 때 시네마틱팀과 게임팀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게임 개발팀과 시네마틱팀 모두 같은 생각과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가능한한 단순하고 적정량의 디테일만 있도록. 인게임과 시네마틱이 최대한 차이가 없도록 노력했다.


캐릭터를 게임 속에 구현할 때 가장 힘들었던 건 '윈스턴'이었다. 평상시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기술을 사용해 분노모드가 되었을 때의 움직임까지 따로 세팅해야 헀다. 또 입고 있는 갑옷도 크고 부분이 매우 많아서, 이 움직임에 맞춰 갑옷의 움직임까지 설정하다보니 매우 까다로웠다. 이부분에서는 위도우메이커가 가장 수월했다. 시네마틱과 인게임의 차이가 거의 없는 영웅이다.


여기 이 모든 영웅을 담은 포스터 한장이 팀 전체가 일관된 스타일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여러 종류의 포스터를 제작했는데, 그중에서 이게 최고였다. 등장 영웅 모두가 합쳐 주인공인 히어로 코믹스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게임을 제작하는 동안 가장 신선했던 부분은, 각 팀별로 좀 다르지만 대부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때였던 것 같다. 초기에 다양한 영웅들이 오브젝트를 두고 협동전을 벌이는 기본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나, 첫 영웅인 토비욘이 막 만들어졌을 때, 혹은 아누비스의 신전 맵을 작업할 때 등등. 이제까지 블리자드 게임들은 조금 더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들이었는데, '오버워치'는 새로운 분위기에서 모두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



■ QnA


  • 다양한 영웅이 나오는 부분이 좋다. 특히 여성 영웅이나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가진 영웅들이 골고루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각 문화나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영웅을 추가할 예정인가?

    - 물론이다. 팬들이 기대할만한 영웅들은 거의 모두 나올 예정이다. 개발에서도 현재 영웅들을 구상하고 있는 단계다.


  • '오버워치'에 등장하는 영웅들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도 나오는가?

    - 아직은 '오버워치'가 발매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된다면 엄청날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팬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이 먼저다.


  • '오버워치'의 지금까지 개발에는 어느정도의 시간이 들었나?

    - 현재까지 1년 반가량을 작업해왔다. 2013년 여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다. 이전의 프로젝트를 갈아엎고 팀 내부적으로 변동이 있었다. 여러 방면의 인원이 모여 하나의 팀이 되었는데, 매우 많은 수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결과를 보기까지 굉장히 많이 의견을 교환하고 이야기를 나눠왔다.



  • 영웅들끼리 팀을 나눠서 싸우는 게임인데, 딱히 악당이 뚜렷하지 않고 선악의 구분이 모호한 것 같다.

    - 초창기부터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세계관을 만들고자 했다. 또 6대6의 싸움이니 만큼 적당한 자유도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게임의 속도는 빠르고, 별도의 스토리를 게임을 플레이하며 동시에 느끼기는 조금 힘들 것이다.

    그래서 본래 블리자드가 해오던 방식은 아니지만, 스토리와 게임을 유저가 따로따로 접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스토리가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보여질지는 보다 나중에 답변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봤듯, 그런 멋지고 새로운 방식을 계속 시도해보고 싶다. 스토리는 게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 모험 모드 등의 싱글 모드, 또 캐릭터 스킨 등의 요소를 추가할 예정인가?

    - 그 역시 게임에 들어간다면 엄청날 것이다. 스토리텔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고,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번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내주어서 고맙다.



  • 밸브의 '팀포트리스2'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그에 대한 생각은?

    -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팀포트리스2'는 대단한 게임이다. 우리도 굉장히 좋아하고.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해본다면 둘이 매우 다른 게임이란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디자인 컨셉도 다르고, '오버워치'는 '팀포트리스2'처럼 무기를 쓰는 것 보다는 영웅의 고유 능력을 사용하는 쪽에 집중되어 있다. 이것이 결정적 차이점이고, 실제 플레이를 한다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