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 2014 현장에서 최초 공개된 '고블린VS노움'은 하스스톤 사상 최대 규모의 확장팩으로 수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오리지널 버전에선 없었던 '기계' 속성의 카드가 대거 추가되는 등 보다 전략 요소가 강화된 것이 특징입니다.

블리즈컨 둘째 날, '하스스톤'의 용 우 선임 게임 프로듀서와 레이첼 데이비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만나 보았습니다. 그들과의 질의 응답 속에는 '고블린VS노움'의 핵심 포인트, 그리고 용 우 프로듀서의 한국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용 우 선임 게임프로듀서(좌)와 레이첼 데이비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우)




Q. 벤 브로드, 벤 톰슨에 비해 두 분은 아직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블리자드 5팀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레이첼 - 저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며,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작은 팀이기에 어떤 일을 할 때 여러가지를 동시에 맡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저는 플레이어의 카드 및 상점, 업적 등 다양한 분야에 프로그래밍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용 우 - 저는 선임 게임프로듀서 용 우입니다. 저희 팀의 주요 부서가 있다면, 프로덕션, 아트, 엔지니어링 그리고 디자인 이렇게 나눌 수 있는데요. 벤 브로드는 디자인, 레이첼는 엔지니어를 맡듯, 저는 프로덕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 우리 팀이 다같이 힘을 합쳐 일하게 만들고, 한 가지 비전을 명확하게 따라갈 수 있도록 논의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 안드로이드 타블렛 버전의 개발 부서는 어디인가요?

레이첼 - 그 일을 하는 데에는 4개 부서 모두의 힘이 필요합니다. 특별히 어디가 주 담당이고 그러진 않습니다. 알다시피 다음 달에 안드로이드 타블렛으로 '하스스톤' 버전이 등장하는데, 한국에 안드로이드 유저들이 많아 개발팀도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작품의 주요 콘셉트가 고블린과 노움의 등장입니다.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기계를 매개체로 하는 맞수 입장이었고, 각자 독특한 콘셉트를 보유했죠. 고블린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기계를 만들고, 노움은 변이와 장난감같이 아기자기한 콘셉트의 물건을 만들었고요. 하스스톤에서도 이러한 방식이 이어지는지 궁금합니다.

레이첼 - 말씀하신 콘셉트대로 구현될 예정입니다. 고블린은 폭발물을 좋아하며,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누구든 맞으면 재밌고 그런 식이죠. 노움은 변이와 땜질을 사랑하고요. 둘은 기계라는 공통적인 콘셉트를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하수인 타입으로 '기계'가 추가됩니다.

이 하수인 속성의 가장 큰 특징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요소가 많다는 것입니다. 모든 기계 하수인의 마나 소비량을 1씩 줄여주는 카드도 있으며 특히, '조종수'라는 독특한 개념이 도입된 카드도 이번 확장팩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하수인이 죽기 전까지는 조종수가 누군지 플레이어도 알 수 없어요. 마나 2짜리 하수인이 랜덤으로 튀어나오는 벌목기, 4짜리 하수인이 나오는 '하늘골렘'도 있죠. '스니드의 낡은 벌목기'는 더욱 뛰어난 성능을 보여줍니다. 이 전설 하수인이 쓰러지면, 완전히 무작위로 다른 전설 하수인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옵니다.



Q. 이번에 추가 카드중 직업 전용카드도 많은데, 사전 공개자료를 보고 한 가지 우려가 들었습니다. 전사의 '지휘의 외침'과 '날뛰는 톱날'이 조합되면, 구조상 생명력이 1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프리징 현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용 우 - 굉장히 게임을 잘 이해한 질문인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휘의 외침'을 썼을 때 무한대로 루프가 도는 현상이 테스트 도중 나왔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룰을 도입했죠. '날뛰는 톱날'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하수인이 더 없다면 그 속성이 적용되지 않도록 수정했습니다.


Q. 방어구 제작자와 다수 하수인이 있을 때 날뛰는 톱날을 쓰면, 애니메이션 구현만으로도 시간이 상당히 소비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용 우 - 이것도 테스트 중 발견한 요소입니다. 우리가 겪었던 문제점들이 질문으로 나오니 무척 신선하네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애니메이션들이 더 빨리 지나가도록 솔루션을 개발하여 해결했습니다.



Q. 원작과는 다르게 '하스스톤'의 노움과 고블린 카드들은 제법 준수한 스펙을 보여줍니다. 무작위성 카드 역시 대체로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고요. 이는 의도한 것인가요?

레이첼 - 무작위성 카드가 많은 데에는 두가지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는 무작위성이 게임에서 드라마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스니드의 낡은 벌목기'를 예로 들어보죠. 게임에서 지고 있는데, 벌목기가 쓰러지고 거기서 라그나로스가 나온다면? 친구들에게 '극적으로 이겼다'라고 자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두 번째는 아까 언급한 판 조율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무작위성이 있기에 오히려 수준 높은 플레이어들의 플레이가 돋보일 여지도 크다고 생각해요. 가령, '폭탄 투척수' 카드는 등장과 동시에 무작위의 적 하나에게 4 피해를 주는데, 적 하수인이 단 하나라면 그 데미지를 그대로 줄 수 있지요. 이런 성향의 하수인을 어떤 상황에서 꺼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 이를 잘 조율하는 유저의 판 짜기 실력이 더 돋보이리라 예상해 봅니다.



Q. 이번 확장팩을 통해 뛰어난 부가 기능을 가졌으면서도 스펙까지 뛰어난 하수인 카드가 대거 추가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마법사에게 특히 유용하리라 예상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주문 카드를 대체할 정도로 말이지요. 의도하신 게 맞는 지 궁금합니다.

용 우 - 개인적으로는 이번 확장팩에 추가되는 주문 카드가 하수인 카드보다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보지 않습니다. 특히, 아까 말했던 '날뛰는 칼날'의 경우 굉장히 강력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하스스톤'은 판에 하수인이 최대한 많이 나와 있고, 서로 상호작용을 할 때가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조종수 타입도 그런 생각의 연장선으로 만든 겁니다. '질긴 하수인'이랄까요.

저희는 판 위에 최대한 많은 하수인이 살아있는 장면을 보고 싶습니다. 이는 우리의 바람이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주문 카드의 능력이 특별히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Q. 확장팩을 통해 관전 모드가 추가된다고 들었습니다. 1인칭 시점으로 플레이어를 볼 수 있게 되었더군요. 이런 구조라면 상대편의 덱을 훔쳐 본 뒤, 우리 편에게 패를 알려주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데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레이첼 - 카드를 보려면 자신의 친구여야만 합니다. 즉, 친구가 최소한의 조건이기에 악의적인 치팅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대회에서는 심판이 두 선수와 친구를 맺게 될 테니 문제가 없고요.


Q. 온라인 대회는 실시간 스트리밍 개념이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의 치팅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용 우 - 온라인 토너먼트 경우에는 특정 지연 시간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게임보다는, 방송 자체에 지연시간을 잡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각 플레이어가 집에서 플레이하고 그것이 온라인으로 방송되고 있다면, 그 방송에 약간의 딜레이를 주는 거죠. 실제로 미국에서 진행되었던 한 토너먼트는 방송에 5분이나 10분의 지연시간을 두어 사고가 없도록 한 사례가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레이첼 - 한국 분들이 '하스스톤'을 지금처럼 꾸준히 사랑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 커뮤니티의 일부가 되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용 우 - 이번 '하스스톤 월드 챔피언십'에 한국 선수가 4강까지 와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한국 선수가 내년에는 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 생각합니다. 분명 챔피언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또, 한국 유저 여러분의 다양한 피드백을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