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스타크래프트2의 최강자는 '군단의 심장' 이승현(스타테일)로 결정됐다.

이승현은 한국 시간으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2014 WCS 글로벌 파이널 결승전에서 문성원(에이서)을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10만 달러의 우승 상금과 함께 2014년 통합 챔피언이라는 영광스러운 명예를 획득했다.

사실 이승현은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3,250 점으로 WCS 포인트 랭킹 14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파이널에 진출했지만 쟁쟁한 선수들에 가려져 있었다. 드림핵 부큐레슈티에서 한 차례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어도 주무대였던 GSL에서는 4강, 16강 탈락, 코드A의 성적을 거두며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승현의 종족인 저그는 2014년 열린 9번의 WCS 정규 대회에서 단 한 번 밖에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약체였다.

모두의 예상을 깬 이승현의 우승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16강에서 2014 GSL 시즌1 우승자인 주성욱(KT)을 격파한 이승현은 8강에서 강초원(YoeFW)을 꺾고 4강에 올랐다. 4강에서는 윤영서(팀리퀴드), 결승전에서는 문성원(에이서)이라는 두 명의 테란을 연달아 격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이 이승현의 열세라는 평가를 내렸지만 예상은 언제나 뒤집어졌다.

지난 2012년 혜성처럼 등장한 이승현은 2012 GSL 시즌4 코드S에서 '로열로더'로 거듭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2012년의 최강자를 가리는 블리자드컵을 비롯해 MLG 폴 챔피언십, 아이언스퀴드 챕터2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2013년은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세 번의 WCS KR 대회에서 단 한 번도 8강에 오르지 못했고, 소속팀인 스타테일은 e스포츠연맹 해체 이후 프로리그에 합류하지 못했다.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동기부여 역시 쉽지 않았다.

이승현의 우승은 많은 의미를 가진다. 2014년에도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뒀지만 최강자를 가리는 글로벌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제 2의 전성기를 열 준비를 마쳤다. 게다가 스타테일은 곧 개막할 프로리그 차기 시즌에도 참가하며, 2015년에는 한국에서만 무려 10회의 개인리그가 예정되어 있다. 감격적인 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아주 좋은 시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