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86년생이다. 인생 처음으로 만난 게임은 패미컴으로 나왔던 고양이 닌자였고, 게임에 나온 고양이 캐릭터들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채로 머릿속에 맴돌고 있다. 8비트로 울려 퍼지는 음악, 그리고 점으로 찍어낸 귀여운 캐릭터들까지 모두가 지금까지도 사랑스러울 정도다.

고양이 닌자 이후, 많은 게임을 접했다. 특히 창세기전 2를 즐길 때는, 형과 함께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잦았고, 덕분에 부모님이 "게임 좀 작작해!"라는 소리와 함께 모니터를 밖으로 던져 부숴버리는 사태도 있었다.

어렸을 적 즐겼던 게임에는 도대체 무슨 마력이 있었길래, 밤새도록 집중을 하게 만들었을까?


지금 나오는 게임도 고퀄리티 그래픽에 현실감 넘치는 타격감을 가지고 있지만, 과거처럼 밤새도록 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다만 그 시절에는 게임을 즐기면서 묘한 매력이 있어, 그것에 빠져들었을 뿐이었고, 덕분에 밤을 새는 일도 허다했을 뿐이다.

그래서일까? 항상 게임에 관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 과거 즐겼던 게임들이 계속해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도트, 8비트 음악, 권선징악의 스토리... 이런 게임을 다시 만날 수 없을까? 하는 물음은 항상 있었고. 다행스럽게도 지금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게임이 모바일에 등장했다. 바로 '크루세이더 퀘스트'다.






◆ 도트로 찍어냈지만, 타격감과 음악이 살아있네!

먼저 크루세이더 퀘스트에서 큰 특징으로는 '도트'그래픽'을 꼽을 수 있겠다. 지금 나오는 대부분의 게임은 깔끔하거나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했다. 홍보 문구도 '강렬한 타격감' '풀 3D'...이런 문구를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이 부분을 과감히 배제하고 도트를 택했다.

도트는 '점'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사실 '점' 하나로 캐릭터를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친근감 있는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바로 '도트'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는 점으로 표현되어 있고, 맵상에 존재하는 건물들도 도트로 표현되어 있다. '장인정신'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모든 부분을 도트로 처리했다.

덕분에 지금의 모바일 시장에 등장하는 게임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모바일게임 순위를 보면(구글 기준), 탑 20에 들어가 있는 게임 거의 모두가 3D로 이루어진 게임들이다. 그러다 보니 모바일 게임 유저들이 만나는 대부분의 게임 그래픽 형태가 비슷하기도 한 이유도 한몫한다.

그래픽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인지, 음악도 8비트로 만들었다. "뚜 뚜뚜뚜루뚜..."라는 비트음으로 연주되는 음악은 게임에 들어서는 순간, 잠시나마 내가 9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과거'를 다시 한 번 추억하는 부분에서 중요한 건 유저들의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디테일한 부분인데, 로드 컴플릿은 음악을 통해 부족한 레트로 감성을 충족시켰다.




게임의 형태가 비슷하면 유저가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독특하게 느끼게 만드는 부분에서는 단점이 된다. 최근 모바일 유저들이 신기하고 독특한 게임을 찾아나서는 부분에서,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가지고 있는 '도트'와 '8비트'음악은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 레벨 업만 시키면 다음 등급으로 전직이 가능하다구?


두 번째 특징으로 '성장-->승급'시스템을 들 수 있다. 1성의 영웅을 가지고 있더라도, 충분히 시간을 들인다면 6성까지 승급할 수 있게 만들었다. 먼저 전설 영웅, 일반 영웅 두 등급으로 나누고 전설 영웅은 1성부터 6성까지 하나의 형태로, 일반 1~3성은 같은 직업의 다른 영웅으로 전직, 이후 일반 4성은 6성까지 승급시킬 수 있다.

주인공은 당연히 '전설'등급이다. 워리어 직업을 가지고 있고, 처음에는 1성이지만 열심히 훈련을 시키고 레벨을 한계치까지 올린다면 '명예' 포인트를 소모해 다음 등급으로 승급이 가능하다. 다른 영웅들도 마찬가지, 영웅을 최대 레벨으로 만들고, 훈련을 시킨다면 다음 등급의 같은 직업 영웅으로 승급할 수 있다.

다만 전설과 다르게 일반 1성에서 4성까지는 랜덤으로 영웅을 획득하며, 4성 이후에는 전설 영웅과 같은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이 점은 유저들이 계속해서 다양한 캐릭터를 획득하기 위해서 1~3성 영웅을 버리는 게 아닌 성장을 시키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훈련'은 '빵'이라는 아이템을 먹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빵은 베이커리나 던전 사냥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데, 이 빵을 먹이면 훈련도가 올라가게 되고 훈련을 마친 영웅들은 기본 능력치에 +% 보정을 받게 된다. 전직을 하기 위해서는 훈련도 MAX, 레벨도 최대레벨에 올라야 한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은 다음 단계로 승급을 하기 위해서는 따로 유료 뽑기를 하거나, 포인트를 소모해 새로운 캐릭터를 얻어야만 가능했다. 그러나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영웅들을 6등급까지 뽑을 수 있게 만듬과 동시에 낮은 등급이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통해 높은 등급으로 승급할 수 있게 해놓았다.

승급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밸런스'도 나름 고민이 엿보였다. 유저가 느끼기에 승급이 너무 힘들게 느껴지지 않아야 하고, 그렇다고 해서 너무 쉽게 생각되도록 만들어서는 안 되는데 다행스럽게도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빵으로 획득하는 경험치나 소모되는 골드 부분에서 충분히 오랫동안 게임을 즐긴다면 고 등급의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사실 고등급인 4성부터는 조금 힘들긴 하지만.

'성장'이라는 요소는 유저가 게임을 오랫동안 즐길수 있도록 만드는 강력한 '동기부여'제가 된다. 유저가 소모한 시간만큼 게임 내 캐릭터들이 성장해야 하고, 성장한 만큼 '이만큼이나 이뤘구나'하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게임을 오랫동안 즐기게 만들려면 적절한 '동기부여'가 필요한데, 크루세이더 퀘스트에서는 바로 '승급과 '성장'이라는 부분이 이 역할을 맡고 있다.

'성장'에만 포인트를 둔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바로 성장시킨 캐릭터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기껏 키워놨더니 어휴 똑같은 스테이지만 반복이야? 라는 반응이 나온다면 유저는 쉬이 떠난다. 이 부분도 로드 컴플릿은 놓치지 않았다.

▲ 스킬 3개가 합치면..! 무려 약 3배의 대미지 업!


'고대의 던전'과 '결투장'. 자신이 키운 캐릭터를 토대로 이뤄지는 두개의 콘텐츠는 자신이 키운 파티가 얼마나 강한지 가늠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물론 좋은 보상도 함께다.

특히 '고대의 던전'의 경우에는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독특한 콘텐츠로 특정 클래스는 금지되는 던전이다. 금지되는 클래스는 매주 업데이트마다 바뀌며, 용사들을 훈련할 때 사용하는 빵, 골드 그리고 전설 급 캐릭터를 이 던전에서 드랍한다.

독특한 건 '전설'급의 영웅은 유료 뽑기로는 얻을 수 없고, '고대의 던전'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유저들은 강력한 전설 클래스를 얻기위해서는 고대의 던전을 충분히 클리어 해야한다. 덕분에 고대의 던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클래스를 골고루 키울 수 밖에 없다. 즉 '전설' 영웅을 통해 '유저들에게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 하게 만드는 '목표'를 형성 시키고 있는것이다.





◆ 6개의 클래스, 각각 특성이 다르다!

크루세이더 퀘스트에서 등장하는 클래스는 총 6개, 각각 쓸만한 영웅들을 육성해 놓지 않으면 고대의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한정될 수 밖에 없다. 이 점은 자칫 한가지 파티만 육성하고, 육성 후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에서 유저의 선택권을 강제로 넓혀 버리는 요소로 발휘되며,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또한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클래스별로 특성을 크게 나뉘어 놓았다. 워리어는 물리 방어력이 높고, 팔라딘은 마법 방어력이 높으며, 아처의 공격은 곡선형, 헌터의 공격형태는 직선형이다. 물론 둘의 스테이터스의 차이도 있다. 공격력은 헌터가 훨씬 높지만, 체력, 방어력를 포함한 전체적인 밸런스는 아처형이 더 좋다. 마법사의 경우에는 마법저항력이 매우 높고, 공격력이 강하다. 그러나 물리 방어력과 체력이 낮은 특징이 있다.

프리스트는 공격력이 낮은 대신 아군의 HP를 회복시켜줄 수 있다. 그러나 각 프리스트 영웅들마다 체력을 시켜주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우파 룸파의 경우에는 토템을 통해 범위 회복, 뮤의 경우에는 단일 회복 형태다. 즉 유저가 어떤 형태의 프리스트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방향성도 조금씩 달라진다.




3성 이상의 영웅들은 스킬을 장착할 수 있다. 게임 내 스킬 연구소에서 3성 이상 영웅들의 특수 스킬을 교체할 수 있으며, 새로운 영웅을 얻을때 마다 등록할 수 있다. 다만 자신이 키우는 영웅과 클래스가 동일해야 한다.

스킬은 전투 시 일정 블록을 소모할 경우 블록 스킬로 등장한다. 결국 하나의 클래스를 키우더라도, 스킬을 통해 자신만의 캐릭터로 변모한다. 무기의 경우에도, 등급이 나뉘어져 있으며 고 등급으로 올라갈 수록 강화를 통해 더욱 좋은 효과를 부여 할 수 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아이콘, 여신도 빼 먹을 수 없다. 게임 내에서 구출해야 하는 캐릭터인 '여신'은 전투에 같이 참여하며, 전투 화면 중단의 게이지가 차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처음에 사용하게 되는 '세라'는 일정 시간 동안 적의 공격을 막고, 두 번째로 만나는 프레스티나는 적을 묶으면서 아군 영웅이 타격한 대미지의 30%를 HP로 되돌리는 등, 여신마다 가지고 있는 스킬이 조금씩 다르다. 즉 전투 시 어떤 여신을 쓰냐에 따라 게임의 양상도 조금씩 달라진다.





크루세이더 퀘스트 리뷰를 쓰면서 약 1년 전 파이널 판타지 VI가 모바일 버전으로 리메이크되어 나왔을 때가 문득 생각이 났다. 물론 지금은 명작의 반열에 오른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 비할 수야 있겠느냐마는, 웬걸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오랜 만에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수작이 나왔다고 생각하게 만들정도였다.

유저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게임? 그리고 투박해 보이지만 친근해 보이는 그래픽과 일러스트, 악은 결국 망한다는 권선징악의 스토리까지. 과거에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모든 게임의 장점을 더해 다시 표현한다면 지금의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크루세이더 퀘스트에는 자꾸 유저가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요소가 넘쳐난다. 무의식적으로 하던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만들었던 게임과는 달리,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성장, 빵, 던전 등 가지고 있는 자원을 끊임없이 소모하게 만든다. 또한 오토가 없다는 점도 유저들이 직접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만들고 있다.

덕분에 유저는 게임을 즐기면서 어떤 행동이든지 계속해서 하게 되게 만드는 묘한 중독성을 경험하게 된다. 8비트, 도트 뿐만 아니라, 지금 모바일 유저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크루세이더 퀘스트. 새로운 모바일 RPG를 찾고 있다면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