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엑스엘게임즈/2K게임즈 ⊙장르: MMORPG ⊙플랫폼: PC온라인 ⊙일정: 2차 CBT


바쁜 한 주였습니다. 금요일 밤, 퇴근 후 불금을 즐기려는 찰나에 놓치고 있었던 한 가지가 생각났습니다. 바로 문명 온라인 2차 CBT였습니다. 새로운 문명 아즈텍이 등장하고, 신규 승리조건인 문화승리가 추가된 이번 테스트는 짧게나마 꼭 해봐야 했습니다.

마침 세션 시간표를 보니 세션2가 토요일 오후 3시부터 다시 고대/고전 시대로 편성되어 있더군요. 애초부터 고민은 없었습니다. 문명은 아즈텍, 그리고 목표는 문화승리. 물론 희망사항이 그렇다는 겁니다. 저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세션2의 서버 상태는 대체로 원활합니다. 여느 때처럼 길드에 들어가 건물도 짓고 직업 레벨도 올리고, 공방전 시간이 되어서 전쟁도 해봤죠. 훗! 슴즈텍, 아니 아즈텍의 단결력은 역시 세계제일입니다. 문득 시계를 보는 순간 흠칫 했습니다. 밤 9시였어요. 어!? 뭐죠. 내 주말은 어디로 갔나요...



■ 2차 CBT에서 새롭게 생긴 튜토리얼 - "이젠 방황하지 마세요"


[▲문명 온라인을 하다보면 생긴거엔 별로 관심이 없어집니다]

문명 온라인 2차 CBT에서 바뀐 점 중 하나는 바로 튜토리얼입니다. 1차 CBT에서는 '도대체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난감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고대시대부터 현대시대까지의 과정을 압축해 보여주는 구조의 튜토리얼이 생겼습니다. 스토리도 좀 끼얹었고 말이죠.

문명 온라인은 사전 지식이 매우 중요한 게임입니다. 옆 동네에 전쟁이 나건 말건 "나는 나의 길을 가련다"하고 플레이해버리면 금방 지루해지기 십상이죠. 반면 길드에도 가입하고 채팅창도 보면서 시시각각 상황에 맞춰 플레이하다보면 세상에 이렇게 다이나믹한 게임이 또 없습니다.

퀘스트요? 제 말 한 번 믿으세요. 이 게임에서 퀘스트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재미도 없었고요.

[▲직관적인 집 짓기 메뉴얼]

[▲몇 번만 만져보면 대충 어떻게 하는지는 감이 옵니다]

[▲건물 몇 개 짓고 방어 좀 하다 보니 뜬금없이(?) 과학승리]



■ "저 지금 뭐하고 있는거죠" - "문명하고 있군요"


[▲로마, 이집트, 아즈텍이 한 대륙에 있고 중국이 멀리 떨어져있는 위치]

"아 이제부터 뭘해야하지?"

튜토리얼 때는 잘 했는데도 막상 허허벌판에 내던져지고 나면 당황하게 됩니다. 걱정마세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아마 '문명 온라인'을 처음 접한 유저들의 공통된 생각일 겁니다. 일단 M을 눌러 지도를 열고 자기 위치를 파악해줍니다. 그리고 창을 닫고 주위를 살펴봅니다. 열심히 망치질하는 사람들이 보일겁니다. 달려가서 F키로 건물짓는걸 도와줍니다. 문명 온라인에서는 전투, 채집, 제작, 건축, 모든 스킬이 경험치로 오르기 때문에 일단 뭐라도 하는게 중요합니다.

이것 저것 짓고 나면 NPC가 하나씩 생기는게 보입니다. 마을에서 도시로 변해가는 모습이죠. 정신없다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한 가지 조언하자면, 자신을 '스타크래프트'의 SCV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확장을 하기 위해 우선 시청(커맨드센터)을 지어준 다음, 병영과 대장간, 공방, 마굿간, 역마차 등 도시로서의 인프라를 갖춰나가는 것이죠.

물론 이 과정을 생략하고 전투레벨을 올려서 전투에만 참여해도 되고, 어디 구석진 마을을 찾아가 건실한 새마을 일꾼으로 살아도 됩니다. 그것도 아니면 다 포기하고 개척자가 되어 유람이나 즐기고 자원이나 캐고 다닐 수도 있죠.

중요한 건 모든 게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죠. '문명 온라인'에서 플레이어의 모든 행동은 자신이 속한 '문명'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여기서 뭘하고 있지?"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뭘 하고 있냐고요? 굳이 답을 하자면, 당신은 문명을 하고 있는겁니다.

[▲일단 시청을 짓고 도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짓고, 캐고, 뽑다보면 스킬레벨이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검투사 레벨을 올리기 위해 폐허로 달려가 야만인들을 좀 잡아줍니다]

[▲몇시간 전까지만해도 허허벌판이었는데 벌써 군락을 형성할 정도로 변했군요]



■ 전쟁이다 전쟁이야! - "아~름다운 이 강산을! 지키는 우리~"


[▲전쟁이 시작되면 채팅창은 분주해집니다]

채팅창이 지나치게 소란스럽다 싶으면 곧 전쟁이 시작된다는 징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쟁이 시작되면 도시간 이동수단(역마차, 기차역, 정거장)이 폐쇄됩니다.

즉, 개전 시간이 지난 뒤에 참여하고 싶다면 걷든지 말을 타고 직접 이동해야 한다는 말이죠. 또한, 도시 인프라가 부족해 인접 도시까지 연결이 안되어 있으면 마찬가지로 걸어서 이동해야합니다. 앞서 제가 말씀드렸죠. '문명 온라인'에서는 모든 시스템이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고전시대 전투는 백병전입니다. 궁수가 아무래도 낫겠죠]

[▲스킬렙 올리려다가 전투 시작시간에 늦고 말았습니다(-_-;) 당나귀를 사서 전장으로 달려갑니다]

[▲벌써 전투가 한창이네요]

[▲채팅창만 봐도 대충 어떤 상황인지 감이 옵니다]

[▲투석기가 있긴하지만]

[▲고전시대 전투에서는 분명 사람이 중요합니다]


<잠깐 세션1에 들어가 르네상스 시대의 전투를 살펴볼까요>

'문명 온라인'의 재미있는 점은 시대에 따라서 전투양상이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 고대/고전 시대가 완전한 백병전이고 중세시대가 '기술의 맛'을 알아버린 시대라면, 르네상스는 돈과 자원이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앞서 한 번 언급한 바 있지만, 스타크래프트 아시죠. 돈이 곧 물량이고 전투력입니다. 마린에 공/방 업그레이드 다 하고 스팀팩 맞아봐야 시즈 탱크한테는 안 되는 법이죠.

아, 전략과 전술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굉장히 리얼하다고 해야 할까요. 마치 실제 전투의 가상 시뮬레이션처럼 전투는 매우 다이나믹하게 돌아갑니다. 내 돈 조금 아끼자고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면 도시가 날아가게 되니까요. 그냥 아낌없이 쏟아 붓는 거죠. 게임이 '리셋'되는 세션제라는 점이 여기선 강점이 되는 것 같네요. 아직은 밸런스 조정이 필요해보이기도 합니다만, 이 전투가 굉장히 재미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또한, 특정 지역에 편중된 전투가 아닌 여러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국경지역에서 신나게 우주방어를 펼치고 있다보면 게릴라 기습에 당해서 도시 2~3개쯤 날아가는 건 우습죠. 기본적으로 4개 문명이 각자의 승리를 위해 싸우는 모습입니다만, 어느 한 문명이 지나치게 커지면 견제를 위해 자연스럽게 동맹을 맺고 싸우는 부분도 이채롭습니다. 사극 같은 것에서 보던 세력다툼이 따로 없습니다. 문명 간 공방전에 있어서 만큼은 그 어떤 게임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설계가 잘 되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르네상스 시대가 재미있는 점은 '공성'의 묘미가 있다는 것이죠]

[▲충차가 성문을 부수고 들어옵니다]

[▲공성 모드 다비치 탱크가 후방을 지원해줍니다]

[▲이쯤되니 총잡이는 별로 할 일이 없네요. 어디 짱박혀서 낮잠이나...]

[▲엄마 저게 뭐야 무서워]

[▲성문이 뚫리면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 전투가 끝났다 - "여긴 어딘가, 난 또 뭘 해야하는가"


공방전이 끝나고 나면 '문명 온라인'의 온전한 한 사이클을 경험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하고 다음 공방전까지 건물과 자신의 장비를 업그레이드해 만반의 채비를 갖춰야 합니다.

'문명 온라인'의 재미는 자신이 속한 문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느냐와 비례한다고 봅니다. '내 국가'라는 생각으로 몰입하면 세상에 이런 꿀잼도 없지만, 반대로 자기 스킬만 올리는데 열중하면 그다지 재미가 없죠. 빳빳하게 올려둔 스킬이 문명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들 달려들어 부숴진 건물을 복구시킵니다.
부수는 거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다음 전투도 준비를 해야겠죠]

[▲오늘도 아즈텍의 하루는 평화롭습니다]

[▲중세시대로 넘어가면 궁수에서 석궁병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스킬렙도 다시올려야죠]



■ 문명 온라인 2차 CBT 종료 - "설익었는데도 꽤 맛있다?"


여전히 미완성된 모습입니다만, 핵심이라 부를 만한 재미 요소는 있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자가 플레이했던 세션 동안에는 문화승리를 맛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다들 전투의 재미에 푹 빠져서인지, 아니면 점령 승리 쪽이 좀 더 익숙해서인지 모르겠지만요. 우리는 자랑스런 전투민족의 후예!

걱정이 되는 부분도 물론 있습니다. 문명 구성원들 간에 단합이 잘 되지 않으면 재미는 고사하고 스트레스만 쌓이기 쉽다는 거죠. 그러다보면 서로 간에 감정 싸움으로 번질 우려도 있고요. 가지각색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여있다보니 아무래도 한데 뭉친다는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제한된 인원 수로 진행된 테스트에서도 발생한 문제인 만큼, 오픈 후에는 더 커졌으면 커졌지 절대 작아지지는 않을 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론 엑스엘게임즈 측에서도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관련된 문제로, 튜토리얼이 갖춰지긴 했지만 아직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조작법이나 게임 흐름 등은 알려주고 있지만, 튜토리얼을 마친 뒤 실제로 무엇부터 해야할지는 좀 더 세심한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원작 문명 IP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컨텐츠를 떠올려봅니다. 네, 아직 끝이 아닙니다. 문명 온라인이 핸드에 들고 있는 덱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입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 앞으로 보여줘야할 시대만 해도 몇 갠데요. 밸런스만 조금 손보면 지금보다 훨씬 괜찮아질 컨텐츠도 수두룩하게 깔려 있고요. 서로 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겁니다.

정확한 일정은 알 수 없습니다만, 다음번 빌드에서는 튜토리얼에 나왔던 과학승리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전해봅니다. 그 시대까지 개발하는게 아무래도 힘들다면 돈으로 사는(?) 외교승리는 어떨까요.

[▲GM의 이벤트 공지가 떴네요. 2차 CBT도 이렇게 종료되는군요]

[▲낮 시간 여유있을 때 구경 다녔던 콜로세움]

[▲ 피라미드 위에도 올라가 봤습니다]

[▲아즈텍의 수도 테노치티틀란에 건설된 콜로서스상을 바라보며 한 컷!]

[▲후후 다음 테스트때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