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요일(오늘), JH게임즈 前직원의 제보 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JH게임즈는 현재 퇴사한 직원들이 임금체불 문제를 SNS에서 올리면서 이슈가 되고 있는 회사입니다.

제보자의 주장을 들어보니 이랬습니다. JH게임즈의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오즈헌터’ 개발팀이 11월 경 급작스럽게 당일 퇴사 통보를 받았고, 그 이후로 아직까지 밀린 월급과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죠. 문제는 여기까지가 아니었습니다. 제보자에 따르면 회사 책임자인 윤 모 대표에게 항의하려고 했지만 한 달째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고 최근에 윤 모 대표의 페이스북이 삭제된 사실을 알았다는 겁니다.

실제로 해당 내용을 듣고 취재한 결과 윤 모 대표의 핸드폰은 이미 해지된 상태였습니다. 인벤은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해당 제보자와 연락을 취했으며 익명을 조건으로 인터뷰가 성사되었습니다.

인벤: 제보부터 인터뷰까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제보자: 월급을 받지 못한 직원 중 한 사람이 SNS에 글을 올렸는데 회사 측에서 글을 내려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하더라. 또, 최근 JH게임즈가 모 매체와 인터뷰를 했는데 우리한테는 돈을 못주니 소송을 걸라고 말하면서도 인터뷰 내용은 회사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처럼 나와서 너무 황당스럽고 억울했다.


인벤: 일단 날짜부터 정리해보자. 언제 퇴사 통보를 받았나?

제보자: 11월 10일, 월요일로 기억한다. 갑자기 팀을 해체하기로 했으니 내일부터 나오지 않아도 좋다며 팀 전체가 퇴사 통보를 받았다. 월급을 못 받더라도 남기로 한 프로그래머 3명을 제외하고는 팀원 모두가 통보받은 당일 짐을 쌌다.


인벤: 그 후엔 밀린 월급이나 퇴직금을 조금도 못 받은 건가?

제보자: 그렇다. 10월 월급의 50%와 11월 월급을 받지 못했다. 퇴직금을 못받은 사람도 있다. 게임 출시가 임박했던 9월, 회사에서 의무적인 야근을 요청했는데 10월부터 사용한 저녁값, 택시비 등의 경비도 받지 못한 상태다.

그리고 최근 퇴사한 팀원들에게 국민연금이 8월부터 네 달 동안이나 체납되어 있다는 통보가 왔다. 사측에 문의하자 임금뿐 아니라 체납된 국민연금도 지급할 수 없다며 버텼다.


인벤: 못 받은 돈이 꽤 되는데 퇴사자들이 소송을 걸진 않았나?

제보자: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는데 돈을 받을 거면 민사를 따로 해야 한다더라. 사측에서는 지급 능력이 없으니 대표를 고소하라고만 말했다.


인벤: 윤모 대표가 잠적했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있는가?

제보자: 밀린 월급과 퇴직금을 언제 주겠다는 언질 조차 없는 상황에서 모든 연락을 끊고 살던 집까지 비우고 어디론가 떠났다고 들었다. 12월 3일 윤 모 대표의 개인 페이스북을 확인했는데 이미 폐쇄한 상태였다. 직접 전화를 걸어봤더니 ‘이 전화번호는 없는 전화번호입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들렸다. 개인 휴대전화까지 해지한 이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제보자와 인터뷰 후 인벤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JH게임즈 관계자를 수소문했습니다. 그리고 본 사건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이상혁 부사장과 어렵게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JH게임즈의 이상혁 부사장과 통화한 내용 입니다.

인벤: 퇴사한 JH게임즈 직원 주장에 따르면 윤 모 대표가 잠적했다고 하는 데 사실인가?

이상혁 부사장: 잠적한 것은 아니다. 윤 모 대표가 원래 스트레스성 우울증이 있어서 몸이 굉장히 안 좋다. 회사 다닐 때도 가끔 이럴 경우가 있는데 최근에 몸이 더 안 좋아져서 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벤: 윤모 대표와 통화를 시도했더니 제보자의 주장처럼 실제로 핸드폰을 해지했더라. 가장 최근에 연락한 게 언제인가?

이상혁 부사장: 전화를 해지한 지는 몰랐다. 나도 카카오톡이나 이메일로 일주일 전까지는 연락을 했었다.


인벤: 퇴사한 직원들 월급이나 퇴직금을 지급 못 한 게 사실인가?

이상혁 부사장: 그건 사실이다. 한 달에서 보름 정도 밀린 것으로 알고 있다. 게임을 출시해도 매출이 거의 없어 못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인벤: 퇴사한 직원 주장에 따르면 회사 측에서 “회사에서는 월급을 줄 수 없으니 그냥 소송을 해라”라고 했다던데.

이상혁 부사장: 어떤 분이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프로젝트가 잘 진행이 돼서 자금이 들어오면 당연히 지급해야 한다. 그건 법적으로 당연한 것이다. 헌데 지금 회사에 자금이 전혀 없는 게 현실이다. 회사에서 매출이 발생한다면 당연히 퇴사한 직원들에게 밀린 돈을 다 지급할 의향이 있다.


인벤: 현재 JH게임즈에는 오즈헌터와는 다른 프로젝트 팀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발 자금이 현재 회사에 있다는 이야기인데 퇴사한 직원들의 체불 임금을 먼저 지급하라는 의견도 있다.

이상혁 부사장: 오즈헌터와는 다른, 별개의 개발팀도 현재 월급이 두 달 정도 밀려있다. 지금 해당 팀에서 사활을 걸고 개발하고 있다. 괜히 이런 게 이슈화돼서 남아 있는 분들까지 흔들릴까봐 우려가 된다.

제보자와 JH게임즈 관계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니 임금체불과 퇴직금 미지급 부분은 사측도 인정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윤 모 대표의 잠적은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한 상황입니다.

확실히 제보자 입장에서는 회사 대표가 운영하는 개인 페이스북을 삭제하고 전화번호까지 해지했다면 충분히 잠적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JH게임즈 관계자 말대로 건강상의 이유였다면 퇴사한 직원들에게 좀더 명확한 설명을 해줬다면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돈 문제는 당연히 어떤 형태로든 다 지불해야겠죠.

JH게임즈 이상혁 부사장은 인벤과 전화통화에서 "당장은 여력이 없지만 밀린 돈은 다 갚겠다"고 밝혔는데요. 앞으로 JH게임즈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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