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서비스 잘하는 회사 어디 없나요?" 없습니다. 적어도 유저들의 평가 기준엔 그렇습니다.

공들여 만든 게임 출시해서 매출 잘나오는 회사는 많은데 서비스 잘하는 회사는 글쎄요. 저도 아직 듣지도 못했고 보지도 못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원래 서비스라는 게 그렇습니다.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벽돌을 쌓듯 하나하나 쌓아올리는 거란 말이죠.

서비스의 본질은 게임사와 유저간의 '신뢰'입니다. 착실하게 쌓으면 어려울 때 최고의 보험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작은 실수 하나에도 게임과 회사 이미지 전체가 모래성처럼 무너져 버리죠. 그래서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함부로 하면 안되는 겁니다. 사족을 달자면 결국 이 모든 건 파트별 담당자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힘을 실어주는 회사의 경영진의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지난 29일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만난 김진국 엑스레전드코리아 지사장은 인터뷰 1시간 동안 '운영'과 '신뢰'를 강조했습니다. 의도해서라도 한번은 꼭 듣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신작으로 새롭게 이름을 알리는 회사라면 회사 방향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나서서 강조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우라킹덤'으로 신뢰의 벽돌을 한장 한장 쌓아 올리고 있는 김진국 엑스레전드코리아 지사장의 의지와 각오를 한번 들어보시죠.

[▲김진국 엑스레전드코리아 지사장]



지난 18일 '아우라킹덤' OBT를 시작했습니다. 시장 반응은 괜찮았는데 공교롭게도 '검은사막'이나 '블레스' 같은 대작들과 일정이 겹쳤는데 특별히 걱정하진 않으셨나요?

=출시 일정은 2~3달 전에 미리 잡아놨는데 아무래도 연말이고 방학 시즌이다 보니 다른 게임들 출시 일정과 비슷해진 것 같습니다(웃음). 그래도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아시겠지만 비슷한 시기에 테스트를 했거나 런칭한 게임들을 보면 오랜 시간 브랜딩을 했고 성향도 약간 하드코어한 면이 있죠. 그에 반해 '아우라킹덤'은 태생적으로 굉장히 밝은 게임입니다. 또, 이미 40개국 15개 버전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만큼 콘텐츠나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안정적이고 포지션도 확실하죠.

싱글플레이나 파티플레이에 균형이 잡혀있고 특히 직장인 유저들이 퇴근하고 1~2시간 즐겨도 부담 없을 만큼 콘텐츠에 대한 부담감을 줄였는데 이 부분은 "스트레스 푸려고 하는 게임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하지말자"는 엑스레전드의 모토와 맞닿아 있습니다. 포지션과 타겟층이 확실한 만큼 '아우라킹덤' 스타일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이라면 믿고 찾아와주실 거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출시한 지 13일 정도가 지났는데 실제 지표는 어떻나요?

=구체적인 수치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내부적으로는 의미있는 성적표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더 욕심이 나는 건 사실이죠(웃음). 지표는 완만하게 오르고 있는데 최근에는 겨울방학 시즌과 맞물려 10~20대 유저들과 특히 여성유저 비율이 크게 늘었습니다. 앞으로 크고 작은 업데이트가 준비되어 있는데 기존 유저들과 신규 유저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서비스할 계획입니다.

[▲애니메이션 풍의 그래픽이 인상적인 아우라킹덤]


아무래도 첫 출시 타이틀이다보니 걱정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큰 문제는 없었나요?

=엑스레전드코리아가 '아우라킹덤'을 서비스하면서 첫 번째 내세웠던 목표는 서비스 안정화였습니다. 적어도 유저들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게임을 못하는 상황은 만들지 말자'였죠. 다행히 FGT, CBT, OBT를 거치면서 단 한 차례도 서버다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또, 유저 입장에 서서 가장 불편한 부분이 무엇인지 해결하려고 노력했고요. 예를 들자면 24시간 모니터링하는 부분을 들 수 있겠네요. 비록 아직 조직 규모는 작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국 유저들은 중국이나 대만 게임에 대한 불신이 높은 편입니다. 특히 중국게임은 이른바 '먹튀' 사례도 있는 편이고요.

=저도 사실 그런 부분을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만에 본사를 둔 엑스레전드는 초기 30명의 개발팀으로 시작해 현재 1,000명 넘는 인원으로 늘어난 회사입니다.

회장님께서도 굉장히 유저 친화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요.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자', '게임을 개발할 때도 일단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콘텐츠를 넣자', '100% 만족시켜주지는 못해도 최대한 게임 이용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을 해소해주자' 이런 마인드로 '아우라킹덤'을 개발했고, 그래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엑스레전드코리아의 첫 번째 목표는 '아우라킹덤'을 제대로 서비스하는 겁니다. 만약 우리가 캐시샵을 열고 1~2년 서비스하다가 종료하고 또 다른 게임을 런칭한다고 하면 누가 믿어주겠습니까. 하나씩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죠.


엑스레전드라는 이름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홍보하는 데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회사 이름의 브랜드를 올리는 것보다 우선 게임을 알리는 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엑스레전드코리아가 올해 '아우라킹덤'을 런칭했지만 내년에는 더 많은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준비된 상태에서 하나씩 공개하고 그게 시장 반응을 얻으면 회사 이름도 자연스럽게 알려지리라 생각합니다.

[▲안정적인 서비스가 엑스레전드코리아의 최우선 목표]


그럼 아우라킹덤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출시 10일이 넘었는데 유저들 레벨업 속도가 굉장합니다. 빨리 다음 콘텐츠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네 그부분은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우라킹덤'은 기본적으로 초반 레벨업이 굉장히 빠른 편입니다. 60레벨까지는 다소 힘들긴 하지만 조금씩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나 다 올릴 수 있죠. 60레벨 이후부터는 '아우라킹덤'의 진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가 펼쳐집니다. 곧 업데이트 예정인 '천공의 탑'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겠네요.

천공의 탑을 간단히 소개해드리자면 일단 입장하기 위해서는 60레벨을 달성해야 합니다. 최대 40명 정도가 공격대를 만들어서 공략하는 던전인데 아무래도 레벨대가 높은 만큼 고레벨을 위한 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오픈되는건 1~10층까지인데 아이템에 대한 성능이 각층마다 다르기 때문에 최종 공략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북미에서 미리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상당히 도전욕을 자극하는 콘텐츠입니다.

[▲곧 업데이트 예정인 아우라킹덤 60레벨 콘텐츠 '천공의 탑']


'아우라킹덤'은 '천공의 탑' 이후 또 어떤 업데이트를 준비중인가요?

=2주 단위로 패치 수준의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2달마다 대규모 업데이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당장 준비하고 있는 건 아마 1월 말 정도에 공개가 될 것 같은데요. 정확한 일정은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보고 결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서비스가 되고 있는 만큼 이미 1년 정도의 콘텐츠는 쌓여 있는 상태라 콘텐츠는 충분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열심히 준비했어도 막상 출시하면 항상 뭔가 아쉬운 것이 회사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가장 아쉬운 점을 하나 꼽아보자면요.

=아시겠지만 한국 유저분들은 굉장히 전문적입니다. 저희가 놓치는 '디테일'을 꼼꼼하게 보시거든요. 그래서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있었고요. 그래서 한국 런칭 기념 서비스 느낌으로 몇가지를 준비를 했는데 아쉽게도 다른 일정에 쫓겨서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예로 '아우라킹덤'에서 '가디언(펫 개념)'의 스킨을 들 수 있겠네요. 굉장히 화려한 코스튬도 많은데 다 보여드리지 못했고요. 또, 한복 같은 한국형 스킨도 생각하고 있는데 우선순위에서 조금 밀렸습니다. 게임을 오픈하면서 저희는 몇가지 선택을 해야 했는데요. 가장 중요한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하는거였습니다. 다른 건 다 챙겼는데 정작 게임은 접속도 안 되고 버그 터지고 랙 걸리고 그러면 아무 소용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게임 쇼케이스, 유저간담회 등 관련 행사를 못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런 점이 좀 아쉽긴 하네요. 향후에는 이런 교류를 늘려서 유저들과 가깝게 소통하고 싶습니다.


앞서 잠깐 내년도 계획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엑스레전드의 다음 게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엑스레전드가 보유하고 있는 게임 라인업이 많아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려운데요. 일단 계획으로는 내년에 클라이언트 기반 PC온라인 게임 1종과 현재 개발 중인 모바일게임 2종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 부분은 단순히 신작을 서비스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기존 '아우라킹덤'과 같이 연결할 수 있는 고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엑스레전드코리아의 내년도 목표는 무엇인가요?

=동시접속자나 매출보다는 지금 유저들에게 게임에 대한 만족감을 주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현재 '아우라킹덤'에 모든 것을 투자해 유저들에게 서비스 운영에 대해서도 믿음을 주고 싶고요. 이런 요소들로 다른 게임사와 차별화를 두고 싶습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아우라킹덤'을 통해 유저들에게 신뢰를 주는 회사를 만들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목표이기도 합니다.

아우라킹덤은 현재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니 아직 즐겨보지 못한 분들은 이번 기회에 꼭 한번 접속하셔서 스트레스 없는 감성 MMORPG의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