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롤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이 개막했다. 오랜 비시즌 끝에 펼쳐지는 대회이니만큼, 선수와 유저들의 기대와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특히, 리그 개편과 팀 리빌딩, 주요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 등 여러 가지 변화와 맞물려, 이번 시즌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될 전망이다.

새 출발을 시작한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리그의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인벤에서는 ‘Best issue guide’(약칭 베.이.가)라는 이름의 팀을 조직. 리그오브레전드를 둘러싼 다양한 핵심 이슈들을 유저 여러분께 전달하고자 한다. 한 주를 뜨겁게 달군 롤챔스 명장면을 살펴보는 ‘LoL 핫클립’과 비쥬류 챔피언의 가능성을 말하는 ‘힐링챔프’가 ‘베.이.가’라는 카테고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새로움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찬 리그오브레전드의 2015시즌! ‘베.이.가’와 함께 더욱 풍성한 시즌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페이커' 이상혁, 분노의 펜타킬을 완성하다!

‘페이커’ 이상혁이 분노했다. 긴박한 승부에서도 매번 침착함을 유지했고, 자신의 화분을 잡초라 했을 때만 분노(?)한 그였다. (관련 게시물 바로가기) 하지만 2015 롤챔스 스프링 개막전에서 ‘페이커’ 이상혁은 야수의 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그는 ‘엠비션’ 강찬용에 이어 롤챔스 역사상 2번째로 원거리 딜러가 아닌 포지션에서의 펜타킬을 완성한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경기 시작 전만 해도 그는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시작은 1세트에서의 부진이었다. ‘페이커’ 이상혁과 SKT T1은 나진 e엠파이어를 만났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진 두 팀 간의 대결이었기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나진 e엠파이어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페이커’ 이상혁은 1픽으로 제라스를 가져가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2킬 4데스라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반해, 나진 e엠파이어의 미드 라이너 ‘꿍’ 유병준은 13킬을 쓸어 담으며 경기의 주인공이 되었다.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왕조 부활을 꿈꾸며 시작한 대회의 개막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패배는 ‘페이커’ 이상혁과 SKT T1 선수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특히, 최고의 미드 라이너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꿍’ 유병준에게 당한 패배였기에, ‘페이커’ 이상혁은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경기 종료 후 그의 표정은 경기 전과는 사뭇 달라 있었다.

▲ 1세트는 '페이커' 이상혁과 SKT T1의 완벽한 패배였다!
(출처 : 온게임넷)

하지만 SKT T1은 역시 강력했다. SKT T1은 2세트에서 ‘페이커’ 이상혁 대신 ‘이지훈’ 이지훈을 투입한다. 묘하게도 ‘이지훈’ 이지훈은 ‘페이커’ 이상혁과 똑같이 제라스를 선택. 안정된 경기 운영과 엄청난 스킬 적중률로 팀을 승리로 이끈다. 미드 라이너의 교체가 팀 색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경기였고, SKT T1이 왜 우승 후보 0순위인지를 말해주는 한판이었다.

패배 이후의 승리. 역전의 발판이 마련된 상황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페이커’ 이상혁이었다. 자신이 빠진 상황에의 승리 그리고 팀 내 에이스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지훈’ 이지훈의 활약. 최고의 미드 라이너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이지만, 이러한 상황은 분명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 2세트에서 스나이퍼급의 제라스 활용을 보여준 '이지훈' 이지훈
(출처 : 온게임넷)

‘페이커’ 이상혁은 이제 웃지 않았다. 3세트에 등장한 ‘페이커’ 이상혁의 얼굴에는 비장함마저 묻어났다. “누구도 내 위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던 그였기에, 오직 승리만을 생각하는 자세였다. ‘페이커’ 이상혁의 마음을 읽었는지 '울프' 이재완의 잔나가 적극적으로 ‘페이커’ 이상혁의 르블랑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1레벨 단계에서 ‘꿍’ 유병준의 아리를 잡아낸 ‘페이커’ 이상혁은 잠시 후 경기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오는 솔로 킬을 기록한다.

▲ 이 정도로 해소될 분노가 아니다!
(출처 : 온게임넷)

‘페이커’ 이상혁과 SKT T1은 나진 e엠파이어를 거칠게 밀어붙였다. 전장 곳곳에서 나진 e엠파이어의 챔피언들은 쓰러졌고, 대부분의 오브젝트는 SKT T1의 차지였다. 나진 e엠파이어는 칼리스타와 브라움의 시너지를 통해 반전을 노렸지만, 양 팀의 격차는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 승리를 확신한 SKT T1 선수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묻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페이커’ 이상혁은 아니었다. 경기 내내 그의 플레이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묻어났고, 잔인하게 느껴질 정도로 상대를 밀어붙였다. 1, 2세트에서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피(?)가 필요한 듯 보였다. 결국, 경기 막판에 펼쳐진 봇 라인 한타에서 ‘페이커’ 이상혁은 펜타킬을 성공시킨다. 넥서스 앞 포탑에 숨어있던 적 챔피언까지 처절하게 응징하는 '분노의 펜타킬’이었다.

▲ 집요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한 '페이커' 이상혁의 펜타킬
(출처 : 온게임넷)

평소에는 침착함을 유지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야수의 본능을 드러내는 선수! 어쩌면 2015 롤챔스 스프링의 개막전은 ‘페이커’ 이상혁이 왜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는 하나의 계기가 된 듯하다.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다가 위기의 순간 히어로로 변하는 슈퍼맨처럼, ‘페이커’ 이상혁이 가진 묘한 매력과 뛰어난 실력은 오랫동안 리그오브레전드 팬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 또 다시 '빠커왕의 분노'가 강림하는 날은 언제가 될 것인가?
(제작 : '쿨양'님)


■ 이젠 벽이 아닌 억제기다?! 억제기를 넘지 못한 쌍존야 '갱맘' 이창석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리그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깃거리가 있다. 바로 ‘갱맘의 벽’ 사건. CJ 프로스트와 MVP 오존 간의 2013 롤챔스 섬머 3/4위전에서 발생한 일이다. ‘갱맘’ 이창석의 제드가 벽을 넘지 못해 바론 시도가 다소 지연됐고, 이는 나비효과가 되어 ‘댄디’ 최인규의 바론 스틸을 허용했다. 결국, MVP 오존은 바론 스틸을 바탕으로 대역전에 성공하고, 팬들은 ‘갱맘이 벽을 넘었더라면’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게 된다.

그리고 지난 1월 9일에 펼쳐진 2015 롤챔스 스프링 2일차 경기에서 ‘갱맘’ 이창석은 또 하나의 이슈를 만들었다. 벽은 억제기가 되었고, ‘쌍존야’라는 독특한 아이템 선택이 옵션으로 장착됐다.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갱맘’ 이창석! 그는 지난 경기에서 무슨 일을 벌였던 것일까?

▲ 허허~!

진에어 그린윙스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다. ‘갱맘’ 이창석은 1세트에서 오랜만에 룰루를 꺼내 들었고, '체이서' 이상현의 렝가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기분 좋은 1승을 챙겼다. 그리고 시작된 문제의 2세트. 양 팀은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킬 스코어는 삼성 갤럭시가 앞섰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진에어 그린윙스가 우위에 있었다.

팽팽하던 경기는 삼성 갤럭시가 기습 바론을 성공하면서부터 크게 요동치기 시작한다. 바론 버프를 두른 삼성 갤럭시가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라 예상되는 순간. 진에어 그린윙스는 오히려 한타를 열었고, ‘파일럿' 나우형의 트리스타나가 프리딜 구도를 만들며 한타에서 에이스를 띄운다.

삼성 갤럭시의 봇 억제기가 파괴되어, 진에어 그린윙스의 미니언들이 이미 쌍둥이 포탑을 공격하고 있는 상황! 모두가 삼성 갤럭시 진영으로 진격하는 진에어 그린윙스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삼성 갤럭시의 넥서스 체력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봇 억제기가 재생된다. 보기 힘들다는 ‘억제기 캐리’가 프로 무대에서 일어난 것이다.

▲ 억제기 캐리요!
(출처 : 온게임넷)

삼성 갤럭시는 흡사 1대 0으로 앞선 이탈리아 축구를 보는 듯했다. 진에어 그린윙스는 집요하게 삼성 갤럭시의 봇 라인을 통해 넥서스를 공략했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삼성 갤럭시의 집중력은 강력했다. '레이스' 권지민의 신드라와 '블리스' 박종원의 피즈의 멋진 활약으로 삼성 갤럭시는 2차 진격, 3차 진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그때 ‘갱맘’ 이창석이 일을 저지른다. 이미 존야의 모래시계를 간 상태에서 추적자의 팔목 보호대를 착용한 것. 누가 봐도 공허의 지팡이가 필요했고, 방어력이 그다지 요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실책이었다. 물론, 그가 인터뷰를 통해 밝혔듯이 승패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 실수는 아니었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시선은 '갱맘' 이창석의 아이템 창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 넥서스~! 넥서스~! 실패로 돌아간 2차 진격!
(출처 : 온게임넷)

▲ 다시 마음을 다잡고 3차 진격! 그런데 '갱맘' 이창석의 아이템이...
(출처 : 온게임넷)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1차, 2차 3차 진격까지 삼성 갤럭시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자 진에어 그링윙스 선수들도 당황하는 기색이 그대로 드러났다. 경기 42분경, 진에어 그린윙스는 봇 라인을 통해 4차 진격을 시도했고, 양 팀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대치 구도를 형성했다.

바로 그때! 시비르의 사냥 개시 효과음이 울려 퍼졌고, 삼성 갤럭시는 무서운 기세로 진에어 그린윙스를 덮쳤다. 갑작스러운 공세에 진에어 그린윙스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시비르와 카사딘, 피즈의 화력은 엄청났다. 결국, 4차 진격 역시 실패로 돌아갔고, 그야말로 ‘빨피’인 넥서스를 남긴 채 진에어 그린윙스는 패배하게 되었다. 그리고 '갱맘' 이창석은 마지막 순간 '쌍존야'를 완성했다.

▲ 마지막이 되었던 4차 진격!
(출처 : 온게임넷)

비록 2세트에서 안타까운 패배를 당한 진에어 그린윙스였지만, 이어진 3세트에서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거머쥔다. 특히, ‘갱맘’ 이창석의 오리아나는 마지막 한타에서 환상적인 충격파를 선보이면서 2세트의 실수를 만회했다. 화제성이면 화제성! 실력이면 실력! ‘갱맘’ 이창석이 만들어 갈 ‘꿀잼 롤챔스’에 팬들의 기대감은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 '갱맘' 이창석, 그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선수다!
(제작 : '용달복'님)


※ 숱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롤챔스 1주차. 이것이 바로 LoL이다!

사실, 우려와 걱정이 많았다. 많은 선수들이 해외 무대로 발을 돌렸고, 리그제와 1팀 체재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었다. 하지만 2015 롤챔스 스프링 1주차는 팬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기 충분했다. 하나의 기사로 모두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명장면이 속출했고,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이슈들이 대거 만들어졌다.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이는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2015 롤챔스 스프링의 출발은 이처럼 산뜻했다.

이번 주 ‘베.이.가의 핫클립’이 마지막으로 소개할 영상은 수많은 CJ 엔투스 팬들을 울렸던 장면이다. 오랜 부진 속에서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CJ 엔투스. 하지만 그들은 최강으로 평가받는 SKT T1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두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다. 1승이 이토록 감격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CJ 엔투스 선수들의 환희를 끝으로 ‘베.이.가의 핫클립’은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

▲ CJ 팬들에게 최고의 핫클립은 바로 이 장면!
(출처 : 온게임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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