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픽에서부터 상대를 무너뜨리는 GE 타이거즈. 그 중심에는 '노페' 정노철 감독의 분석력이 숨어있다.

6일 용산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14일 차 일정은 GE 타이거즈와 나진 e엠파이어의 대결이었다. 사연 많은 양 팀 간의 대결에서 GE 타이거즈가 세트 스코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들의 연승 행진은 날카로운 밴픽 전략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노페' 정노철 감독의 분석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음은 GE 타이거즈의 '노페' 정노철 감독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전승을 이어가고 있는 소감은?

전승을 이어가고 있는게 한편으로는 좋으면서도, 불안한 게 사실이다. 기세가 꺾였을 때 추스르는 방법을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세를 이어가서 2라운드에서도 전승을 기록하고 싶다.


Q. 오늘 상대가 나진 e엠파이어였는데?

동고동락했던 사이였다. 박정석 감독님과 코치진 역시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던 분들이다. 정말 감사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오늘 승리로 '청출어람'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Q. 1세트 밴픽 단계에서 탑과 정글 중심의 밴을 보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자세하게 말씀을 드리긴 어렵다. 조재걸 선수가 리 신을 잡았을 때 실력이 좋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리 신을 먼저 밴했다. 2세트에서도 조재걸 선수가 리 신으로 초반에 활약해서 힘들었다. 2세트 코르키 밴도 이재민 선수에 대한 저격 밴의 의미가 컸다고 할 수 있다. 상대하는 팀에 따라 밴픽 전략을 계속 바꾸는 편이다.


Q. 오늘 밴픽 싸움에서 이겼다는 평가가 있는데?

나진 e엠파이어는 항상 밴픽 전략이 다소 뻔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오늘 1세트에서는 색다른 밴픽 전략을 가져와서 깜짝 놀랐다. 사실 '스멥' 송경호 선수가 사이온을 상대로 마오카이를 하는 법을 연습하지 못했었다. 밴픽 전략 상의 내 실수였다. 하지만 다행히 다이브 갱킹을 당하면서도 살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밴픽 전략은 이처럼 감독과 선수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 같다.


Q. SKT T1의 김정균 코치 역시 밴픽 전략에 강점이 있다. 어떤 점을 염두해둘 것인가?

밴픽 전략은 사실 카드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 손에 어떤 패가 있고, 상대의 손에는 어떤 카드가 있을지 예상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손 안의 패를 늘려주는 것은 선수들의 챔피언 폭이다. 그만큼 선수들의 넓은 챔피언 폭이 중요하다. SKT T1의 선수들의 챔피언 폭은 정말 넓기 때문에 밴픽 전략을 구성하는데 머리가 아플 것 같다. 아까 방송 인터뷰에서 했던 말은 정말 농담이었다(웃음).


Q. 국내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사실 정말 부담스럽다. 선수 생활까지 합해서 꽤 오랫동안 e스포츠 계에 있었는데, 그동안 지는 것에 익숙해져있었다. 그래도 결국은 승리하면 기쁜 것 아니겠는가.


Q. 프리시즌에서의 경기력과 현재를 비교하자면?

프리시즌에는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습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최하점을 줄 정도였다. 사실 내가 팀을 운영하면서 항상 염두하는 것이 서로간의 신뢰와 자율성이다. 개인적으로 프로게이머는 평범한 직장인과 같다고 생각한다.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는 쉬는 것이 맞다. 그게 잘 먹혀 들어서 지금의 GE 타이거즈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줄 수 있다면 100점 이상을 주고 싶다.


Q. GE 타이거즈를 제압할 방법을 연구하는 팀이 많다. 이를 떨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선수 충원의 가능성은 없는지?

최고의 자리에 오른 팀이 분석을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타일이 항상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이 부분에 집중해서 연습하고 있다. 선수 충원을 고려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아까 경황이 없어 방송 인터뷰에서 빼놓고 말씀 못 드린 부분이 있다. 항상 지원해주시는 대표님과 전무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한다. 아직 우리가 신생팀이다 보니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항상 현장을 찾아주시는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