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T T1의 또 하나의 승리 옵션! 마린의 든든한 플레이

시즌 개막 전만해도, SKT T1의 독주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2015 롤챔스 스프링. 당시 많은 팬들은 SKT T1이 스프링 시즌 1강 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SKT T1이 프리시즌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정규 시즌 독주를 예상하기 충분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습니다. SKT T1은 분명 강했지만, 다른 팀 역시 강해졌습니다. GE 타이거즈(이하 GE)는 도저히 막을 수 없을 것 같은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진에어 그린윙스(이하 진에어)는 SKT T1을 잡아내고 SKT T1보다 높은 순위에 있습니다. 그 밖에도 'Again 2012'를 외치며 선전하는 CJ 엔투스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 강력한 라이벌들의 등장. SKT T1의 독주는 없다!


SKT T1은 미드라이너가 강한 팀입니다. 특히, '페이커' 이상혁의 캐리력은 알고도 쉽게 막을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따라서 SKT T1은 페이커 중심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자신들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그렇다면 SKT T1을 상대하는 팀들이 해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상대의 강점은 미드 라인, 그 미드 라인을 봉쇄하면 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 판단은 정확했습니다. 페이커는 집중 견제 속에, 예전만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SKT T1의 운영 자체를 무너트리는 결과를 만듭니다.


▲ 페이커 봉쇄 작전! SKT T1의 날개를 꺾는 신의 한수였다


페이커가 계속된 집중 견제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자, SKT T1의 경기력 역시 떨어집니다. 이지훈이라는 두 번째 미드라이너가 있었지만, 이마저도 완벽한 대안이라고 보긴 힘들었습니다.

무뎌진 SKT T1의 창. 하지만 SKT T1에겐 페이커라는 날카로운 창만이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SKT T1엔 승리를 위한 또 하나의 옵션, 최강의 방패가 있었습니다. 바로 '마린' 장경환이 그 주인공입니다.


▲ SKT T1의 또 하나의 해답! '마린' 장경환


2월 4일, SKT T1과 삼성 갤럭시(이하 삼성)간의 경기에서, 마린의 진면목이 잘 나타납니다. SKT T1의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삼성 갤럭시의 전력은 SKT T1보다 높다곤 할 수 없는 수준이기에, 팬들은 SKT T1의 무난한 승리를 점쳤습니다. 하지만 삼성의 경기력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실제로 삼성은 SKT T1을 상대로 선취점과 드래곤을 연달아 따내고, 연속해서 한타에서 승리하며 경기를 주도해 나갑니다.

게임은 SKT T1에게 불리했습니다. 삼성의 거센 공격속에, SKT T1이 가드를 견고하게 올릴 타이밍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SKT T1의 방패, 마린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마린은 최전방에서 팀의 든든한 방패가 됩니다. 그가 플레이하는 마오카이는, 삼성 챔피언 네 명이 달려들어도 제압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견고한 수비속에 페이커의 창도 다시 날카로움을 되찾고, 결국 경기를 따냅니다.

공격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수비가 완벽하면 최소한 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지지 않으면 언제든 승리할 기회가 있는 법입니다. SKT T1의 든든한 방패 마린, SKT T1의 또 하나의 승리 옵션입니다. 마린의 쓰러지지 않은 마오카이. 혹시 놓치셨다면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 SKT T1의 승리 옵션. '마린' 장경환 (영상 출처: 온게임넷)



■ 최강에 맞서는 나진. GE의 간담을 서늘케 하다

2월 6일. LoL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매치업이 펼쳐집니다. 바로 나진 e엠파이어(이하 나진)와 GE의 맞대결이 그것입니다. GE엔 적지않은 수의 나진 소속 선수들이 있고, 그들이 자신의 고향팀이라고 할 수 있는 나진과 맞붙는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나진은 비록 프리시즌에 보여주었던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 못했지만, 언제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힘이 있는 팀이었고, GE는 현재 지지 않을 것 같은 놀라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서로 동기부여도 확실하고 경기의 스토리도 있는 만큼,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 많은 사연이 얽혀있어 더욱 기대되었던 나진과 GE의 맞대결!


그렇게 시작된 양 팀의 맞대결. 결론부터 말하자면, GE의 2:0 압승이었습니다. 매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GE의 흐름을 꺾기엔, 나진은 역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 스코어가 아닌, 경기 내부로 들어가면 흥미로운 장면이 여럿 있었습니다.

GE는 1세트 초반부터 거칠게 나진을 압박합니다. 특히 나진 실드에서 롤드컵까지 경험한 바 있는 GE의 서포터, '고릴라' 강범현의 레오나는 라인전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 라인에 걸쳐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고릴라의 플레이는, 친정 팀에 날카로운 비수를 꽂습니다.


▲ 고릴라는 친정팀을, 그야말로 박살낸다! (영상 캡쳐: 온게임넷)


고릴라의 활약 속에 경기는 GE쪽으로 완전히 기웁니다. GE의 미드라이너 '쿠로' 이서행의 아지르와, AD 캐리 '프레이' 김종인 모두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GE는 특유의 안정적인 운영으로 주요 오브젝트를 장악하며 승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경기 시작 26분, GE는 킬 스코어 6:0, 글로벌 골드 7천가량 앞서나갑니다. 한 번 승기를 잡으면 안정적인 운영으로 스노우볼을 굴려 나가는 GE는, 쉽게 역전을 허락하지 않는 팀이기도 합니다. 그런 GE가 초반부터 이정도 격차를 벌렸다는 것은, 나진에겐 사실상 이 경기를 뒤집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 스노우볼링을 안정적으로 굴리는 것에 특화된 GE에게, 이정도 격차는 승리나 마찬가지다. (영상 캡쳐: 온게임넷)


GE는 바론까지 차지하고, 게임을 마무리짓기 위해 봇 라인을 푸시합니다. GE는 봇 라인 푸시에 앞서, 타 라인 미니언 관리도 잘해 놓았기에, 이렇게 대치전이 지속되면 나진 쪽에 유리한 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나진쪽에서 먼저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하기엔, 성장의 격차가 너무 컸습니다.

나진으로서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 하지만 나진의 서포터, 카인 '장누리'는 침착하게 한타 승리의 각을 측정합니다. 그리고 GE 화력의 핵심인 아지르에게 정확하게 CC기를 적중시키는 것에 성공합니다. 그 뒤로 마치 물 흐르듯 이어지는 나진의 연속 공격! 나진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에 성공합니다.


▲ 이걸 나진이?! 불리한 한타를 승리로 이끄는 나진의 멋진 반격! (영상 출처: 온게임넷)


나진이 승리를 향해 뻗은 손은, 약간의 차이로 닿지 않습니다. GE는 이 한타에서 패배했지만,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안정적인 운영을 펼쳐 결국 이 사연 많은 맞대결의 1세트를 승리로 장식합니다.

하지만 나진이 보여준 멋진 한타는, 현 최강 팀인 GE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이 한타는 나진의 경기력을 걱정하는 많은 팬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기 충분했습니다. 꾸준한 롤챔스의 강호 나진. 과연 반등할 수 있을까요?


■ 롤챔스 최장 시간 경기 신기록 달성! 과연 승자는 어느 쪽?

어떤 스포츠든, 경기가 길어지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곤 할 수 없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계속해서 펼쳐진다면야 팬들로서는 더없이 좋은 일이 되겠지만, 보통 장기전은 그렇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프로들은 승리를 향한 보다 안전한 길을 걷고 싶어하고, 서로 흔히 말하는 '각'을 오랫동안 측정하느라 지루한 경기가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앞서 잠깐 말씀드렸듯,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계속된다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CJ와 진에어는,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합니다.


▲ 대혈투를 펼친 진에어와 CJ


양 팀 모두에게 이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멋진 경기력으로 선두권 다툼을 하다가, 잠시 주춤한 CJ에겐 재도약의 기회였습니다. 진에어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상태였고, CJ를 잡고 그러한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 했습니다. 롤챔스 1라운드의 마무리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양 팀 모두 이 경기를 쉽게 양보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1세트. 양 팀은 치열하게 대치합니다. 한 팀이 앞서나가면, 곧바로 한 팀이 따라붙는 경기가 이어집니다. CJ의 미드라이너, '코코' 신진영의 화력은 엄청났지만, 진에어의 AD 캐리, '캡틴잭' 강형우의 칼리스타의 화력도 이에 못지 않았습니다.


▲ 절대 승리를 양보할 수 없다! 팽팽하게 대치하는 양 팀! (영상 캡쳐: 온게임넷)


단순 챔피언 화력 뿐 아니라, 경기 자체의 양상도 팽팽했습니다. 진에어는 억제기를 비롯한 오브젝트적인 부분에서 우위가 있었고, CJ는 2015시즌 필승 공식이라는 드래곤 스택에서 크게 앞서있었습니다.

팽팽하게 이어진 대치전은 한 시간을 훌쩍 넘깁니다. 이 경기에서 롤챔스 최장경기 기록이 경신됩니다. 기존의 기록은 나진 실드와 제닉스 스톰의 69분 18초였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는 79분 51초 동안 펼쳐지며, 롤챔스 최장경기 신기록을 달성합니다. 또한, '코코' 신진영은 CS 726개를 획득하며 롤챔스를 넘어 CS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기록적인 장기전, 양 팀의 운명을 가를 최후의 한타가 드래곤의 위상을 두고 펼쳐집니다. 과연 롤챔스 최장 시간 기록을 경신한 이 승부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 오랫동안 이어진 혈투! 과연 승리의 여신은 어느 쪽으로 미소지었을까? (영상 출처: 온게임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