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토)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WGL APAC 시즌3 한국 최강자를 가리기 위한 마지막 무대가 열렸다. WGL APAC 2개 시즌에서 우승하며 자타공인 월드오브탱크 한국 최고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ARETE(이하 아레테)와 그 뒤를 바짝 쫓아왔던 HEEIK(이하 히익)이 세 번째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 만난 것.

스코어는 5:0, 압도적인 아레테의 승리였다. 히익은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픽이나 전략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아레테는 매 번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전략을 건 뒤, 상대의 대응 방향까지 고려해 이를 미리 준비하는 등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혜안이 돋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그동안 대회에서 만날 수 없었던 전차였던 KV-4를 앞세운 전략을 선보이는 등 신선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아레테는 지난 시즌까지 Profit에서 활약했던 '블베' 한정우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한 뒤, 각종 국제 대회를 통해 세계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내실을 쌓아왔다.



첫 번째 경기는 힘멜스도르프에서 진행되었다 히익이 북쪽 진영에서 방어를, 아레테는 남쪽에서 공격을 맡았다. 양 팀 모두 AMX 50 100과 IS-3를 중심으로 한 픽을 선보인 가운데 히익에서 T29를 한 대 선택하여 차체를 가리고 서쪽을 커버하는 역할로 배치했다.

아레테는 T37을 서쪽 선두로 보내고 AMX 50 100으로 백업하면서 D라인에 주 병력을 배치해 진입 타이밍을 노렸다. 히익이 견고한 방어진영을 쌓고 기다렸지만 아레테는 과감하게 2번라인 깊숙히 진입해 히익에 피해를 누적시키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도 IS-3를 앞세워 공격하고 AMX 50 100의 탄을 아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회를 포착하여 한 발씩 유효탄을 성공시켰던 아레테는 방어선 외곽부터 무너뜨리기 시작해 상대를 완전히 궤멸시키며 힘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동일한 전장, 동일한 진영 선택으로 진행된 두 번째 경기, 히익 팀은 방어선을 약간 뒤로 배치하면서 아레테를 유인했다. 하지만 아레테는 5번 라인으로 4대의 중전차를 순식간에 밀어넣고 북쪽 점령지를 점령하면서 방어 병력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히익은 북쪽 점령지의 아레테를 포위하기 위해 병력을 우회하여 D5번 라인으로 중전차를 이동시켰다. 하지만 서쪽 철로에 있던 아레테의 AMX 50 100은 어느새 바나나길에 배치되어 있었다. 아레테는 아군 주력의 후방을 잡으려는 히익의 우회 병력을 효과적으로 끊어내면서 북쪽 점령지에서의 교전을 승리로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Tiger I를 두 대나 선택한 히익, 그리고 KV-2를 방어에 투입한 아레테. 세 번째 경기는 양 팀 모두 이색적인 픽을 선보이며 시작되었다. 일점돌파를 준비하는 듯 했던 히익은 KV-2를 앞세워 B5번 라인을 완전히 틀어막은 아레테의 방어선에 일단 후퇴, 서쪽으로 기수를 돌려 다시 한 번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장전 시간동안 확실히 몸을 숨겨가며 체력을 보존하고 꾸준하게 유효타를 쌓아나가는 아레테 앞에 히익의 Tiger I은 손을 쓸 새도 없이 터져 나갔다. 세 번째 경기까지 압도적인 승리를 보여준 아레테는 점차 승리를 굳혀가는 분위기였다.

아레테가 방어선에 서고, 히익이 공격한 네 번째 경기. 히익은 5번 라인 깊숙히 중전차를 밀어넣고 북쪽 점령지를 압박했던 히익은 중전차를 밀어넣어 점령과 동시에 방어 중이던 아레테의 T32를 압박하며 본대를 유인해 내는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아레테는 건물 벽을 끼고 버틴 T32의 활약에 힘입어 지원 병력을 전진 배치해 북쪽 점령지의 히익의 공격을 맞받아쳤다. 네 번째 경기를 승리하며 우승의 문턱에 선 아레테는 새로운 전장에서 결전을 준비했다.

마지막 전장은 아레테가 강세를 보였던 개활지 전장 프로호로프카였다. 히익이 RU-251을 주력으로 한 기동 픽을 선택한 반면, 아레테는 RU-251의 카운터로 KV-4를 네 대나 선택하고 T32를 한 대 가져가 완벽한 '벽'을 만들고 경전차를 서쪽 숲길로 우회시켜 히익의 중심이 된 한 대의 T32를 측면에서 공격해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중심이 무너진 히익은 중전차 중심의 아레테의 병력이 진격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조여오는 아레테의 병력 앞에 히익의 RU-251은 하나씩 파괴되었고 아레테는 다시 한 번 골드 시리즈 파이널 경기에 나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