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듀오

25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2라운드 1일 차 SKT T1과 나진 e엠파이어의 2세트에서 승리를 차지한 쪽은 나진 e엠파이어였다. 모든 선수가 고른 활약을 보인 가운데, 칼리스타와 쓰레쉬의 '영혼 듀오'가 라인전부터 한타까지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선수 교체 없이 2세트에 나선 SKT T1과 나진 e엠파이어에서 서로 변수를 만드는 챔피언을 선택했다. SKT T1은 최근 솔로랭크에서 '핫'한 탑 헤카림을, 나진 e엠파이어는 변수 제조기로 통하는 칼리스타 원딜을 뽑아 들었다.

전 세트에서 활약했던 '피넛' 윤왕호가 이번에는 '벵기' 배성웅에게 호되게 당했다. 첫 번째 버프 몬스터부터 카운터 정글을 당했기 때문이다. 화가 잔뜩 난 윤왕호의 자르반 4세가 미드 갱킹을 시도했지만, '페이커' 이상혁의 룰루는 점멸을 사용하며 빠져나갔다.

'벵기' 배성웅의 누누가 '피카부' 이종범의 모르가나와 함께 빠르게 드래곤을 가져가자, 이번에는 나진 e엠파이어의 봇 듀오가 분노의 솔로킬로 응수했다. 모르가나의 칠흑의 방패도 쓰레쉬의 화려한 '입체 기동'을 막지 못했다.

중요한 타이밍에 양 팀은 드래곤 앞마당에서 크게 부딪혔다. SKT T1이 상대 자르반 4세를 먼저 물면서 시작된 한타였지만, 이득은 나진 e엠파이어가 봤다. 이 과정에서 '오뀨' 오규민의 칼리스타가 킬을 쓸어 담았다. 경기 시작 약 12분만에 칼리스타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대로 무너질 SKT T1이 아니었다. 탑 라인에서 헤카림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마린' 장경환의 헤카림이 '듀크' 이호성의 리산드라를 혼자서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챔피언 특성상 순간이동을 가지고도 점화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한껏 신이 난 헤카림은 봇 라인에서 겨우 도망쳐 나온 리산드라를 '순간이동-민병대'로 재빠르게 따라가 마무리하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 흐름은 나진 e엠파이어가 쥐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오뀨' 오규민과 '카인' 장누리가 있었다. 오규민의 칼리스타는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엄청난 대미지까지 기록했고, 장누리의 쓰레쉬는 사슬을 던지는 족족 상대의 목에 걸어버리는 컨트롤로 힘을 보탰다.

상황이 불리해지자 '마린' 장경환의 헤카림은 스플릿 푸쉬 위주로 경기를 풀어내려 했지만, 매번 상대의 적절한 수비에 막혔다. 전 세트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시야 장악을 통한 끊어 먹기 운영을 선보이려 했지만, 이에 당해줄 나진 e엠파이어가 아니었다. 조금씩 나진 e엠파이어가 전 세트 복수 시나리오를 완성시켰다.

기세를 탄 나진 e엠파이어는 바론을 가져가려 했다. 이를 놔두면 그대로 경기 패배로 이어지는 상황을 맞이한 SKT T1은 울며 겨자먹기로 바론 지역을 향해 진격했다. 하지만 힘의 격차는 엄청났다. 칼리스타는 자유롭게 대미지를 퍼부었고, 제라스가 여기에 힘을 제대로 보탰다. 앞에서는 자르반 4세와 리산드라, 쓰레쉬가 상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나진 e엠파이어는 이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며 승기를 굳혔다.

상대 미드와 봇 억제기를 파괴한 나진 e엠파이어의 마지막 행선지는 탑 라인이었다. SKT T1의 본진에서 벌어진 대규모 한타. '오뀨' 오규민의 칼리스타가 상대 헤카림을 잡으러 전장에서 이탈한 사이, SKT T1이 한타 승리를 차지하는 듯 했다. 하지만 나진 e엠파이어에게는 '제 6의 선수'인 슈퍼 미니언이 있었다. 나진 e엠파이어의 슈퍼 미니언은 힘을 모아 SKT T1의 쌍둥이 타워 중 하나를 파괴하는 전과를 기록했다.

나진 e엠파이어는 경기를 끝내기 위해 계속해서 상대 본진을 향했다. SKT T1가 마지막까지 분전하며 상대를 몇 차례 밀어내긴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지막 바론 지역에서의 대규모 한타에서 '레인' 박단원의 제라스는 데뷔전에 펜타킬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결국, 2세트는 나진 e엠파이어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