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도 모두 이름을 알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 끝없는 애국심으로 각종 세계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수많은 야구선수에게 병역면제라는 선물을 안겨주며 합법적 병역 브로커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생활했던 기간을 제외한 국내 프로야구 12년 동안 기록한 그의 기록은 시즌 MVP 5회, 골든글러브 9회, 한국시리즈 MVP 1회, 홈런왕 5회, 타점왕 4회, 득점왕 5회, 최고 출루율 1회, 최고 장타율 3회, 최다 안타 1회로 1위 수상 기록만으로도 엄청난 기록들을 자랑하며, 통산 홈런 1위, 통산 타점 2위, 통산 득점 3위, 통산 타율 13위라는 기록도 이승엽이라는 선수의 가치를 말해준다.


중학교 시절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고, 고등학교 시절 청룡기 대회 우승, 청소년 국가대표로 우승을 경험한 이승엽은 한양대학교에 입학 후 선수 경력을 이어나가려 했었다. 하지만 수능에서 총점 37.5점을 기록하며 대학 진학 자격을 잃게 되고,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게 된다.

삼성 라이온즈에 투수로 입단했지만, 고등학교 시절 팔꿈치 부상을 당했기에 훈련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코치진은 일단 1년간 이승엽을 타자로 전향시켜 보기로 하는데, 데뷔 첫해부터 타율 0.285 13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엄청난 활약을 펼친다.

1996년에는 새로 부임한 백인천 감독이 타격폼을 수정하며 적응하는 시간을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타율 0.303 9홈런 76타점을 기록했다. 참고로 이때 기록한 9홈런이 현재까지도 이승엽이 국내 프로야구에서 기록한 한 시즌 최저 홈런이다.


1997년부터 일본에 진출하기 전인 2003년까지 이승엽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였다. 7년 동안 한 시즌 가장 적었던 홈런의 수는 32개였으며, 가장 적었던 타점은 95타점이었다. 가장 못 했던 시즌의 기록만 합쳐도 어느 팀에서나 중심타선을 뛸 수 있는 수준이니 이승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2003년 이승엽이 기록한 56홈런은 지금도 대한민국 프로야구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며, 그 당시 아시아 신기록에 해당했다. (현 아시아 기록은 일본 프로야구 블라디미르 발렌틴의 60개) 그 외에도 국내 프로야구 기록 중 홈런, 타점 등의 부분에서 최연소, 최단 기간 기록들을 대부분 갈아치웠다.

덕분에 게임에서도 10 코스트 골드 카드로 출시됐는데 게임 내 1루수 선수 카드 중에서도 손꼽히는 높은 능력치를 가지고 있기에 당연히 삼성의 진리 1루수로 등극할 수 있었다.

2003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이승엽은 미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결국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하게 된다.


일본에서의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국내 프로야구로 돌아온 이승엽은 한때 돌아와도 자리가 없을 뻔했지만, 다행히도 클라스는 영원했다. 복귀 시즌인 2012년 타율 0.307 21홈런 85타점을 기록하며 중심 타선에서 자신의 몫을 다했다.

하지만 문제는 2013시즌이었다. 이승엽은 이제 안 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며 타율 0.253 13홈런 69타점에 그쳤으며 장타율도 4할을 넘지 못했고, 출루율도 3할을 넘지 못했다. 데뷔 시절인 1996년 이후 가장 적은 홈런을 기록한 2013년이지만 6월 20일 한국 프로야구 통산 352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의미 있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렇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승엽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과 비교했을 때 그만큼 부진했다는 것이지 다른 선수들의 기록과 비교하면 망했다고 보기 힘든 기록이다.

그리고 대망의 2014년 이승엽은 또 다시 새로운 전설을 썼다. 타율 0.308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최고령 30홈런 100타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승엽이 홈런을 치는 순간 혼수상태에 빠져있던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눈을 떴다는 일화 또한 유명하다. 나이를 잊은 이승엽의 활약은 9번째 골든 글러브를 안겨줬고, 이로써 이승엽은 골든 글러브 역대 최다 수상자라는 새로운 기록도 추가했다.

2015년에는 한일통산 550홈런에 단 1개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국내 프로야구 기준으로는 400홈런까지 욕심을 내고 있다고 하니 신축 중인 대구 야구장에서 뛸 이승엽을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