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기 정기주주총회가 개최되는 엔씨소프트 R&D센터]

엔씨소프트는 27일(금) 제1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기주주총회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있는 엔씨소프트 R&D센터 지하 1층에서 진행되었으며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지분 이슈를 고려해 이례적으로 언론사도 주총을 참관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넥슨 측에서는 한경택 CFO와 안익숙 본부장, 김정욱 전무가 참석했다.

주총 안건으로 ▲김택진 대표 이사 재선임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이 포함되었다. 제18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건에서는 이익 배당으로 1주당 배당금 3,430원으로 안건이 올라왔다.

먼저 제1호와 3호 안건인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들은 몇몇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특별한 문제 없이 통과되었다. 엔씨소프트는 매년 흑자 매출을 내고 있으며 지난해는 창립이래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주주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택진 대표 재선임을 결정하는 제2호 안건에서는 개인주주들의 성화가 이어졌다. 개인주주들은 질의 발언에서 윤송이 사장 임명 건과 넷마블과의 주식 교환, 가족경영, 야구단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김택진 대표는 이에 대해 "2011년까지 1,700억 원의 누적 적자였던 엔씨 북미 지사가 윤송이 사장이 부임하면서 흑자로 전환했다"며 윤송이 사장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켰다.

이어 가족 경영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나 또한 가족 경영을 굉장히 싫어하고 한국 기업 문화 중 사라져야 할 문화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가족 경영의 문제는 개인 재산을 축적하는 것에 비롯된 것이지 현재 윤송이 사장 등 사내 이사들은 경영적인 측면에서 모든 법적 리스크를 감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상식 이하의 가격으로 넷마블 주식을 산 것이 아니냐를 의견도 나왔다. 김택진 대표는 "넷마블의 주식은 투자 관점에서 매매한 것이 아니다"며 "넷마블은 현재 국내에서 모바일게임 1위를 하고 있는 기업으로 경험적인 측면과 제휴를 통한 시너지로 엔씨소프트의 기회 확률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가 운영 중인 NC 다이노스 구단 운영에서도 질책이 이어졌다. 한 개인주주는 성난 어투로 "야구단을 개인 취미 생활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잇따른 개인주주들의 성화에 차분히 대응하던 김택진 대표도 이 발언에 대해서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택진 대표는 "NC 다이노스에 대한 우려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라며 "NC 다이노스 운영을 두고 개인적인 취미고 재벌들의 놀음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사실 회사 이미지 제고와 사회적 가치, 마케팅 효과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활동이다."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R&D센터 지하 1층에서 개최된 제18기 정기주주총회]


개인주주 발언이 끝나자 1대 주주인 넥슨의 질의가 이어졌다.

넥슨 대표로 참석한 김정욱 전무는 "넷마블 지분인수가 과연 진지한 검토 속에서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든다"며 "엔씨가 넷마블에 IP를 독점으로 제공하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이어 "엔씨소프트는 주주들에게 보다 설득력 있는 자료를 제공해야 하며 넷마블과의 협업 과정도 정기적으로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넥슨이 몇몇 부분에서 엔씨소프트의 경영 방법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지만 김택진 대표 재선임에 대한 의견에서는 찬성표를 던졌다. 김정욱 전무는 "앞으로 엔씨소프트의 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김택진 대표 재선임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라고 밝혔다.

국민연금도 현장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3개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주주총회는 흥분한 개인주주들이 김택진 대표에게 민감한 사항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질의하며 다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한 개인주주는 더 발언권을 주지 않자 큰 소리로 화를 내며 현장을 떠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의 재선임 건에 대해 현장 투표를 진행했으며 투표 결과 가장 큰 의결권을 가진 넥슨과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재선임 안건은 무사히 통과되었다.

약 1시간 정도 예상되었던 엔씨소프트 제18기 정기주주총회는 개인주주들의 발언이 길어지면서 종료시각을 훌쩍 넘긴 1시간 30분까지 진행되었다. 3가지 주요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통과되었으며 김택진 대표는 주총 종료를 선언하며 "오늘 참여해주신 주주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엔씨소프트가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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