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8일, 롤챔스 프리시즌에서 만난 이후. 진에어 그린윙스는 CJ 엔투스에 모두 승리했다.

CJ 엔투스는 '맥스' 정종빈, '로어' 오장원이란 새 카드를 꺼냈기 때문에 100% 전력이 아니었다. 프리시즌의 CJ 엔투스와 지금 CJ 엔투스는 완전히 다른 느낌 아닌가. 그럴듯한 패배. 질 만한 경기였다.

하지만 롤챔스 스프링 1라운드에선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특히 롤챔스 최장기간 기록을 경신한 1세트는 진에어 그린윙스에겐 명승부였고, CJ 엔투스 입장에선 졸전이었다. 1세트에서 힘들었던 '갱맘' 이창석은 기세를 탔다. 이어진 2세트에선 제라스로 6킬 1데스 16어시스트, 22 KDA라는 엽기적인 기록을 보여주며 팀을 캐리했다.

어깨를 움츠린 '캡틴잭' 강형우도 어깨를 쫙 폈다. 영혼의 파트너 '체이' 최선호와 함께 CJ 엔투스의 주 무기인 봇 듀오를 제압했다.

사실, 2014년 전반기까지만 해도 CJ 엔투스가 진에어 그린윙스의 천적이었다. CJ 블레이즈는 진에어 팰컨스, 스텔스에 6전 5승으로 압도적 우세였고, 프로스트 역시 5전 3승으로 상대전적에서 많이 앞섰다.

반전의 계기가 된 건 '캡틴잭' 강형우가 포효했던 2014년 7월, 진에어 스텔스와 CJ 블레이즈의 대결이었다. 강형우와 '엠비션' 강찬용의 라이벌 구도가 주목된 경기였다. 진에어 스텔스는 이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 CJ 블레이즈를 16강에서 탈락시키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 동안 CJ 엔투스가 포식자였던 먹이 사슬이 역전된 것이다.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 생태계에선 이 관계가 쉽게 뒤집히진 않지만, 롤챔스에선 정말 사소한 계기로 뒤집히곤 한다. SKT T1 K와 삼성 오존, 나진 소드와 CJ 프로스트처럼.

지금 롤챔스는 라이벌이 부족하다. 나진 e엠파이어와 CJ 엔투스의 '롤클라시코'는 너무 오래 됐다. SKT T1과 KT 롤스터의 '통신사 대전'은 KT 롤스터가 하위권이라 맥이 빠진다.

작금의 롤챔스에서 라이벌같은 팀은 CJ 엔투스와 진에어 그린윙스란 것에 반박의 여지가 없다. 스토리도 있고, 경기력, 순위 모두 비슷하다. 보증할 수 있다. 치킨을 시켜도 좋다. 정말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