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L 조지명식이 시작된 후 어떤 조는 매우 진지한 분위기를 풍겼고, 어떤 조는 16강 진출에 대한 열망을 불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마치 산 속에서 도를 닦는 신선처럼 다른 조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게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 조가 있었으니, 바로 B조다.

B조에는 이신형(SKT), 정윤종(mYi), 김유진(진에어), 정우용(CJ)이 속해있다. 특히 이신형, 정윤종, 김유진은 다들 왕년에 굵직한 대회에서 챔피언으로 군림했으나 최근 그 기세가 많이 꺾인 상태다. 정윤종은 조지명식에서 자기 자신과 이신형을 '퇴물'이라 칭하며 세 번째 '퇴물'로 김유진을 데려왔다. 김유진은 자신의 손길을 완강히 거부하는 정우용을 강제로 데려오면서 B조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진지한 승부의 장이 아니라 마치 힐링캠프같은 분위기가 돼 버린 B조였지만, 선수들 입장에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비록 스스로를 '퇴물'이라 칭했지만, 그걸 실제로 인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속으로 '여기서만은 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터다.

이신형과 정윤종의 경기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이신형은 땅거미 지뢰 드랍, 화염차 견제 등 다방면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반면, 정윤종은 이러한 상대의 견제를 막는 데는 도가 튼 '수비형 토스'의 아이콘이다.

이신형은 최근 전적이 좋지 않지만 가장 마지막 공식전인 프로리그 경기에서 이영호(KT)를 꺾었다. 반대로 정윤종은 최근 분위기는 매우 뛰어난 편이지만 가장 최근 공식전인 드림핵 투르에서 원이삭(yFW)에게 0:3으로 패했다. 경기 스타일뿐만 아니라 최근 공식전 분위기마저 상반된 정윤종과 이신형. '진짜 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반대편에서는 김유진과 정우용이 맞붙는다. 양 선수는 스포티비 스타리그 시즌2 예선에서 맞붙은 바 있다. 이 경기의 승자는 정우용이었지만, 승리 후 정우용은 '멀쩡한 게임이 하나도 없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최근 기세는 김유진에게 기울어 있다. 정우용은 쿵푸컵 2015 시즌1에서 조성호(진에어)에게 1:2로 패하는 등 공식전 4연패를 기록 중인 반면 김유진은 공식전 5연승을 달리며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유진과 같은 팀인 조성호가 김유진에게 정우용의 약점에 대해 낱낱이 알려줄 수 있다는 점 역시 정우용에게 악재로 작용한다.

이신형과 정윤종, 김유진과 정우용. 이들은 5일 강남 곰eXP 스튜디오에서 펼쳐지는 2015 스베누 GSL 시즌2 코드S 16강 B조 경기에서 맞붙는다. 비록 스스로를 '퇴물'이라 칭하며 몸을 낮췄지만 이들은 모두 프로다. 프로에게 돈 만큼이나 중요한 명예를 지키기 위한 4인의 싸움이 펼쳐진다.


2015 스베누 GSL 시즌2 코드S 16강 B조

1경기 이신형(T) VS 정윤종(P)
2경기 김유진(P) VS 정우용(T)
승자전
패자전
최종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