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무궁무진한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고전이다. 게임에서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삼국지 게임이 등장했다. PC, 콘솔, 모바일 나눌 것 없이 가장 잘 활용되는 소재이기도 하다. 잘 활용되고 아주 익숙한 소재인 만큼,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무엇인가 특출난 무기로 삼기에 '삼국지'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삼국지를 소재로 한 게임들은 하나씩 다른 무기를 삼는 경우가 많다. 전략성이라던가, 호쾌한 액션이라던가. 콘솔이나 PC는 좀 낫지만, 태생적으로 화면도 작고 조작도 상당히 불편한 모바일에서는 좀 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래도 삼국지는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지금 당장 모바일 게임들을 둘러봐도 삼국지를 소재로 한 게임들은 아주 흔할 정도니까.

말 그대로 레드오션이고, 정말 치열하다. 이 시장에 도전하기도 쉽지가 않다. 거기에 중국 개발사들도 워낙에 삼국지를 좋아하니 국내가 아니라 거의 이제는 글로벌 경쟁에 참여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오늘 소개할 볼란테스튜디오의 '세상을 먹어라'도 삼국지를 소재로 한 모바일 전략게임이다. 어려운 시장이란 걸 파악한 듯, 확실히 조사를 마친 것 같다. 일단 세계관부터 삼국지에 그치지 않고, 다른 세계관과의 연동을 생각했으며 전략과 약탈, 영지전 등 전투에 초점을 맞췄다. 볼란테스튜디오의 '양완석 대표'와 '윤태호 부장'에게 '세상을 먹어라'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 볼란테스튜디오의 양완석 대표(우), 윤태호 부장(좌)

Q. 양완석 대표와 윤태호 부장은 차구차구, SD건담, 용천기, 레드문, 하운즈 등 여러 온라인 게임 개발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이러한 경험이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줬나.

양완석 대표
=개발을 했던 게임이 모두 다른 장르였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에 도움이 많이 되었고, 이런 노하우로 새로운 장르도 기획적으로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

윤태호 부장
=특별히 어떠한 게임을 개발해서 이점이 있다기보다는 오랫동안 게임 개발을 하면서 누적된 노하우가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지금의 개발팀은 주요 인력들은 게임 개발 경력이 10년 이상 되기 때문에 게임을 개발하는 것 자체에 익숙해져 있어서 개발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온라인 게임에서 라이브 서비스를 했던 경험 역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Q. 그간 개발한 게임들의 장르가 다양하다. 스포츠, RPG, TPS까지 있는데, '세상을 먹어라'와 같은 전략 게임 개발 경험은 없다. 전공이 아닌 장르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윤태호 부장
=스스로는 특정 장르가 아닌 다양한 장르를 좋아하고, 전략 게임 역시 매우 좋아하는 장르다. 전략적인 게임을 기반으로 하되 육성이 가미된 RPG를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기획 및 개발을 시작했다. 게임 시스템이라는 건 장르의 구분이 있어도 전체적으로는 다른 장르와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양완석 대표
=개인적으로는 여러 장르 중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전략이다. 특히 삼국지 게임은 거의 모든 버전을 플레이했을 정도로 팬이기 때문에 게임의 개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Q. 삼국지가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사실이나, 우리나라 게임 시장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서 오는 리스크도 어느 정도는 감당해야 할 것 같다.

윤태호 부장
=기획 초기에서부터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가 있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는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을 시작했고 오리지널 IP보다는 아시아권역에서는 널리 유명한 삼국지를 소재로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사실 대표님이 삼국지를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웃음).

양완석 대표
=삼국지 게임이 많이 나오고는 있지만, 삼국지 게임의 핵심 재미를 살리기보다는 삼국지의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이 훨씬 많았다고 생각한다. 전략 게임으로서 삼국지 게임의 장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삼국지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도 가장 원하는 게임 스타일이 될 거로 생각한다.


Q. '세상을 먹어라'에 대한 보다 자세한 소개를 부탁한다.

윤태호 부장
='마을'은 건설을 기본으로 하고 캐릭터(장수)는 TCG처럼 '객잔'이라는 곳에서 등용하고 진화, 각성한다. 육성과 콘텐츠는 RPG 장르로 해석했고, 전투는 전략게임 느낌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여러 장르를 혼합한 게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사실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수용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특정 장르라고 한정하기는 어려운 게임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우리끼리는 전략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지만…아무래도 유저들은 RPG로 느끼는 것 같다.

사실 전략게임이라고 보이면 좀 어려운 느낌이 있기 때문에 초반 플레이는 RPG 느낌으로 순차적으로 쉽게 접근하고 상위 콘텐츠로 갈수록 전략성을 강조하여 깊이 있는 게임이 되도록 구성했다.

양완석 대표
=TCG 요소를 넣은 것은 다수의 유저가 시스템상 가장 쉽게 장수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서 채택한 것이다.


Q. 영상을 보니 부대 단위의 전투가 인상 깊었다. 시각적으로는 만족스러웠으나 전투 시 타격음을 비롯해 전반적인 사운드 측면에서는 다소 가벼운 느낌도 있었다.

양완석 대표
=최초 기획을 하면서 '세상을 먹어라'는 모바일로 즐기는 대규모 전투를 생각했다. 삼국지는 이런 게임의 느낌을 살리는 데 최적의 소재라고 생각해서 선정한 부분도 있다. 처음에는 좀 더 대규모로 웅장함도 주려고 했지만, 조작적인 부분이나 전투 플레이 시간까지 고려해서 중규모가 더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

윤태호 부장
=삼국지 게임이라고 하려면 역시 전쟁 느낌이 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타 전략 게임보다 전쟁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어서 건물뿐만 아니라 대규모 유닛과 유닛의 전투 느낌을 살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타격음이나 이펙트 등 연출적인 면은 다소 아쉬운 감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 '세상을 먹어라!'는 전투에 많은 공을 들였다.

Q. 적진을 쳐들어가 약탈하는 게임으로 가장 유명한 것이 '클래시 오브 클랜'이다. 타 게임과는 다른, '세상을 먹어라'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윤태호 부장
=COC의 경우는 건설을 통해 성장하고 약탈을 할 때 적의 건물을 파괴하는 것이 주된 플레이 패턴이다. '세상을 먹어라'는 전투 자체가 유닛(병사)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병사를 지휘하는 장수들을 성장시켜 더 강력한 도시를 공략하는 형태다.

또한 장수 별로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스킬은 전투에 매우 많은 영향을 준다. 유닛을 투입시켜 놓고 가만히 구경하고 있는 여타 게임들과는 다르게 장수의 구성과 공성병기, 스킬 등 전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전략적인 전투를 할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 생각한다. 이후에 추가될 콘텐츠들 역시 조금은 생소하더라도 이런 특징을 살리는 형태로 기획하고 있다.

양완석 대표
=아무래도 삼국지부터 시작했으니 천하 통일의 재미를 느껴보게 하고 싶었다. 단순하게 약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영지를 뺏는 느낌을 살려보자는 취지도 있다. 이후에 길드전투 콘텐츠도 이런 부분을 살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Q. 삼국지는 위, 촉, 오, 세 국가의 사투를 배경으로,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세상을 먹어라'의 원작 재현율은 어느 정도인가?

양완석 대표
=삼국지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게임은 이미 충분히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집중한 부분은 삼국지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전쟁에서 활약하는 '영웅 장수'다. 전통 삼국지도 이런 부분의 가장 강조됐다고 생각한다.

영웅의 숫자는 최초에는 7~800명 정도 제작을 했지만…앞으로 삼국지만이 아니라 전략 및 정복 콘텐츠로 연계할 수 있는 부분으로 다양한 세계관을 확장할 계획이 있다. 그래서 삼국지 영웅들은 대략 2~300명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Q. '세상을 먹어라'에 등장하는 각 국가별 특징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부탁한다.

양완석 대표
=세상을 먹어라에는 총 5개의 국가가 등장한다. 위, 촉,오 삼국과 전신인 한나라 그리고 한나라와 대결하던 기타 세력까지다. 기본적으로는 삼국의 밸런스에 한나라와 기타 세력이 참전하는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촉'은 창병을 중심으로 밸런스에 초점을 맞췄고, '위'는 기병 중심으로 컨트롤 위주의 스킬을 주려고 했으며 '오'는 궁병을 중심으로 지역 버프형 스킬을 많이 배치했다.


Q. 요금제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등장하는 모바일 게임 중 몇몇은 온라인이나 패키지 게임보다도 훨씬 큰 과금을 유도해 논란을 빚기도 했는데, '세상을 먹어라'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하다.

윤태호 부장
=과금 모델을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에서 특별히 과금을 유도하지는 않는다. 장수를 뽑는 비용이나 콘텐츠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비용 등은 가급적 유저들이 계산 가능한 수준으로 맞추고 있다.

어느 정도 계산이 가능하므로 유저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과금 없이 육성 가능한 장수들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을 정도로 밸런스를 맞췄다. 오히려 최상급 장수들의 효율이 낮다는 유저들의 의견이 많아서 상식적인 수준에서 효율 개선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한다. '세상을 먹어라'를 짧게 정의한다면?

양완석 대표
=아직은 삼국지로 세계관을 한정했지만 '세상을 먹어라'는 이후 다양한 세계관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소재로 승부하기 보다는 전략 RPG로서 게임 자체의 재미와 완성도에 초점을 맞춰 승부할 생각이다. 세상을 정복해 볼 수 있는 게임, '세상을 먹어라'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