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퀘어에닉스의 컨퍼런스 중 의문의 프로모션 영상이 하나 공개되었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을 배경으로 개발진들의 이름이 언뜻 스쳐 지나가고 검은 옷을 입은 은발의 미녀가 고개를 들어 정면을 마주 보는, 당최 의미를 알 수 없는 영상.

올 가을에 더 많은 정보를 보여 주겠다는 멘트로 마무리된 이 영상의 주인공은 바로 'NieR New Project(가칭)'다. PS4 전용으로 출시될 이 게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5년 전 출시된 '니어 레플리칸트'의 정식 후속작이다. 비록 '니어 레플리칸트'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으나, 다소 음울한 스토리와 그에 맞는 아름다운 BGM, 탁월한 광원 연출로 인해 플레이해 본 팬들에겐 아름다운 이미지로 기억된 타이틀이다.


제작사 Cavia도 해체된 지금 상황에서 더 이상의 후속작은 나오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팬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깜짝 선물과 같을 것이다. 요스케 사이토 프로듀서와 아츠시 이나바 프로듀서도 그걸 노렸다. 'NieR New Project'의 개발 소식은, 지난 5년간 전작을 사랑해 준 팬들에게 보답하고자 정성스레 마련한 선물인 셈이다.

▲ 요스케 사이토 PD(좌)와 아츠시 이나바 프로듀서

"잊혀지는 것도 싫었습니다. 아직도 5주년에 맞춰 축하한다는 메세지를 보내주시는 팬들이 남아있을 때 뭔가 보여드려야 겠다 싶어 부랴부랴 존재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발표타이밍이 너무 이르다. NieR New Project는 개발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고 진척도도 약 10%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 공개할 수 있는 정보라고는 E3에 맞춰 제작된 프로모션 영상이 전부. 아직 게임의 전반적인 모습이 그려지기도 전인 상황이다.

하지만 요스케 사이토 PD는 아주 자신만만했다. 파이널판타지 12의 캐릭터 디자이너 아키히코 요시다와 베요네타2의 프로듀서 아츠시 이나바와 함께 최강의 개발진을 갖췄기에 분명 NieR New Project도 좋은 게임으로 탄생할 거라는 강한 믿음이 있었다.


팀이 해체된 상태에서 방황하던 Cavia팀에게 드래곤퀘스트10 요스케 사이토 PD가 건넨 제안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 NieR New Project. 5년이란 세월 동안 NieR New Project의 개발진은 전작의 부족한 점과 개발 도중 아쉬웠던 점, 미숙했던 지난날의 자신들을 충분히 곱씹어보고 반성하고 개선점을 필사적으로 찾아 왔다. 그 결과 개발진이 가야 할 방향도 확실히 정해졌고,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으리란 자신감도 붙었다.

"니어도 그랬죠, 단순한 RPG를 만들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개발자들의 액션 본능을 포기하지 못했기에 예상치 못한 액션RPG의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과거의 경험을 살려, NieR New Project 역시 개발자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엄청난 게임을 탄생시켜 볼까 합니다."



상당히 어렵고 하드코어한 액션RPG임에도 불구하고, 전작의 팬 중 의외로 여성의 비율이 높다. 특유의 캐릭터성과 스토리, 그리고 아름다운 BGM이 어우러진 니어만의 감성이 예상외로 여심을 자극한 셈이다. 이렇게 호평을 받았던 감성은 그대로 이어가면서, 무언가 색다른 걸 만들고자 한다.

NieR New Project에는 전작의 세계는 공유하지만 다른 가지에서 시작해나가는 새로운 스토리가 준비되고 있다. 전작보다 좀 더 재미있는 스토리라며 두 PD의 얼굴이 설렘으로 발갛게 물들었다. BGM 역시 변화를 생각하고 있으나, 전작의 BGM을 사랑하던 팬들도 무난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선에서 새로운 음악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최고의 실력자들이 만든 일본 최고의 액션RPG로, 전작처럼 북미판 일본판 별도로 두는 게 아니라 일본판의 글로벌 출시를 노려볼 예정입니다. 전작을 사랑해줬던 팬 분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일본 최고의 액션RPG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 쏟을 예정이니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