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5일의 기다림의 결과는 달콤했다.

정윤종이 28일 오후 3시부터 펼쳐진 2015 스베누 GSL 시즌2 결승전에서 무려 975일 만에 다시 한 번 국내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정윤종은 한지원을 상대로 안정적인 운영과 깔끔한 병력 교전으로 최종 스코어 4:1로 한지원을 꺾으며 해외팀 소속으로는 최초로 GSL 우승을 차지했다.

이하 2015 스베누 GSL 시즌2 우승을 차지한 정윤종의 승리 인터뷰 전문이다.


Q. 첫 GSL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기뻐야하는데 뭔가 슬펐다. '이렇게 쉬운 걸 왜 9시즌 만에 해냈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그래도 응원와준 (도)재욱이 형의 얼굴을 보고 웃음이 나더라. 그래도 기쁘긴 하다.


Q. GSL 우승이 굉장히 간절했을텐데?

이미 결승전에 올라온 게 사람들에게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 간절함은 한지원 선수가 더 컸던 것 같은데,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독으로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Q. 2세트에서 패배한 뒤 당황하진 않았나?

그 빌드를 삼성 갤럭시의 (백)동준이가 추천해줬다. 그런데 한지원 선수의 대군주 정찰이 너무 절묘했다.


Q. 4, 5세트에서는 굉장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4세트도 맵이 너무 좋지 않아서 초반 찌르기를 준비했다. 초반에 주도권을 잡기 위해 준비한 전략이었다. 5세트는 즉흥적인 빌드였다.


Q. 즉흥적으로 빌드를 바꾼 이유는?

4세트는 예언자로 피해를 많이 줘서 무조건 통할거라고 생각했고, 5세트는 한지원 선수가 긴장하고 있는 게 느껴져서 올인을 선택했다.


Q. GSL 역사상 첫 해외팀 소속 선수로 우승을 차지했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혼자 연습을 하다 보니 자유를 많이 느꼈다(웃음). 그런데 그런 점이 독으로 작용하더라. 그래서 스스로 의지를 다지는 게 힘들었고, 연습 상대를 구하는 것도 어려운 점이 있었다.


Q.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확실히 경험이 많다 보니 세트마다 경기를 치르면서 상대 선수의 심리 상태나 스타일 파악이 쉽게 됐다. 그런 점이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딱히 정해놓은 건 없다.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연습을 도와준 고마운 선수들이 있나?

같은 팀원인 (이)예훈이 형이 많이 도와줬다. 그리고 삼성 갤럭시 (강)민수가 연습 때 정말 잘하더라. 벽을 느낄 정도였다. 그래서 이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Q. 이번 시즌에서 어려웠던 대진이 있다면?

16강이 제일 어려웠다. 조지명식 당시 퇴물 컨셉으로 조를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하더라. (조)성주는 생각보단 쉬웠던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연습을 도와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고,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경기장에 예전에 같이 활동했던 형들이 응원을 와줬는데 맛있는 음식을 사주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