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더리 픽처스는 지난 8일 던칸 존스 감독이 제작 중인 영화 '워크래프트'의 VR 데모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내년 6월 개봉을 앞둔 '워크래프트'와 관련해, 레전더리에서는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VR용 영상을 제작한 건데요. GDC나 E3 등 굵직한 해외 게임쇼나 컨퍼런스 현장에서만 즐겨왔던 VR 데모를 집에서도 손쉽게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구글 카드보드와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든지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집에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구글 카드보드가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구글 카드보드를 조립하고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직접 '워크래프트' VR 데모를 경험해 보았습니다.

구글 카드보드는 구글(Google)사에서 만든 저가형 VR 헤드셋입니다. 카드보드 종이와 렌즈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VR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깔고 카드보드에 끼우면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기존 VR 기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일반인들도 손쉽게 VR 영상을 즐길 수 있었죠.

▲ 구글(Google)이 만든 VR 헤드셋 '구글 카드보드'(2014년 형)

제가 가지고 있던 건 작년 9월에 일본 구글로부터 받은 카드보드로 최근에 사용되고 있는 2.0버전의 전 단계입니다. 2.0버전으로 변경되면서 스마트폰을 넣는 부분 등 편의적인 부분에서 개선되었지만 렌즈는 같기 때문에 VR 영상의 퀄리티는 동일합니다.

절취선을 따라 상자를 뜯고, 그 속에 담긴 카드보드를 겉 상자로부터 분리합니다. 내부 벽면에는 1번부터 6번까지 번호가 2개씩 표시되어 있는데요. 각 번호끼리 맞추다 보면 자연스럽게 조립이 완료됩니다. 손재주 없는 저 역시 5분 만에 만들었으니깐요.

완성된 구글 카드보드 속에 스마트폰을 넣고 VR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열면 끝입니다. '워크래프트' VR 데모는 레전더리 VR(Legendary VR) 앱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중이며, iOS안드로이드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레전더리 픽처스가 출시한 '레전더리 VR' 앱은 iOS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버전도 있어, 기기 종류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용량의 부담이 조금 있는데요. VR 데모 하나당 용량이 최소 100메가 이상이며, '워크래프트'는 465.6메가가 넘습니다. 용량을 넉넉하게 비워두고 와이파이를 연결한 상태에서 내려받을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개된 영상은 총 3가지였는데요. 영화 '워크래프트' 속 스톰윈드를 다룬 영상과 더불어 연내 개봉 예정인 길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 '크림슨 피크(Crimson Peak)'의 티저 영상도 있었습니다. 또한, 영화 '퍼시픽 림' 속 예거를 조종하는 파일럿의 사투를 담은 데모도 체험할 수 있었죠.

가장 먼저 '워크래프트:아제로스의 하늘(Warcraft: The Skies of Azeroth)'을 열었습니다. 상영 시간은 1분 16초이며, 워크래프트의 타이틀 자막을 지나면 그리폰 위에 타고 자유롭게 비행하면서 데모 영상이 시작됩니다. 2016년 여름 '전쟁은 시작된다'는 문구와 함께 비행은 끝이 납니다.

[▲'워크래프트' VR 데모 플레이 영상]

이 영상에서는 360도로 자유자재로 스톰윈드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자신이 타고 있는 그리폰의 머리와 날개도 볼 수 있습니다. 저 멀리에는 스톰윈드 왕궁도 보이고요. 호드를 했던 저에게는 40인 공대팟을 꾸려 침략했던 기억밖에 없지만, 얼라이언스 유저들에게는 상당히 감격스러운 광경일 듯합니다.

VR의 한계점 중 하나인 해상도 문제는 '워크래프트:아제로스의 하늘'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종이로 만들어진 카드보드로 이 정도 퀄리티의 데모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크림슨 피크'와 '퍼시픽 림'도 시연해 보았는데요. 크림슨 피크는 음산한 분위기의 성으로 들어가 복도에서 정체 모를 생명체와 직면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퍼시픽 림에서는 예거 속 조종사가 되어 전투를 펼치는 경험을 할 수 있죠.


생각보다 쏠쏠한 재미에 이것저것 찾아보았는데요. 앱스토어에서 'VR' 검색결과만 약 590여 개가 나왔습니다. 롤러코스터 VR, 영화 '인시디언스3'를 테마로 한 VR, 좀비 슈터VR 등 굉장히 다양한 장르의 VR 콘텐츠가 있었죠. 카드보드 가격인 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형 게임쇼에서나 경험할 수 있었던 VR 콘텐츠를 집에서 언제든지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VR 게임도 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 게임을 즐기듯, VR 게임도 누구나 손쉽게 접하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관련기사] "우와~ 진짜 스톰윈드다" 영화 '워크래프트' VR 데모 공개


■ '구글 카드보드' 제작 과정


▲ 2014년형 구글 카드보드

▲ 뒷면에 있는 절취선을 따라 조심스럽게 뜯고...

▲ 한꺼풀 벗기면 요런 모습이 나옵니다.

▲ 조립 전에 펼쳐져 있는 카드보드

▲ 안 쪽은 이런 모습

▲ 뭔가 복잡해보이지만 같은 번호끼리 맞추면 됩니다.

▲ 1번은 1번끼리 끼워주기만 하면 끝!

▲ 끼우고

▲ 또 끼우고

▲ 이렇게 돌려서 각을 맞추고

▲ 모양새가 잡혀가네요!

▲ 테이프를 벗겨서 6번 면끼리 붙이고...

▲ 이 속에 스마트폰을 넣고 뚜껑만 닫으면 끝~

▲ 대강 이런 모습입니다. 어때요. 참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