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블즈 아나키(이하 아나키)는 패기있는 모습으로 롤챔스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한타를 통해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아나키의 경기는 져도 재밌고 이기면 더 재밌어 매번 기대된다는 평을 받는다. 승강전을 통해 올라온 팀인데도 롱주 IM보다 승점 3점이 높아 현재 8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나키의 분위기는 별로 좋지 않다. 아니 아나키는 그대로인데 다른 팀들이 이미 해법을 찾았다. 아나키의 승리 공식은 뚜렷하다. '리라' 남태유가 미드 역갱을 노리고, '미키' 손영민이 공격적인 라인전을 통해 이득을 챙긴다. 그렇게 잡은 미드 주도권을 바탕으로 한타를 벌여 굳히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팀이 레블즈 아나키의 승리 패턴을 파악해버렸다.

아나키를 상대하는 팀은 봇과 탑 라인에 힘을 실어주고, 미드는 버틴다. 최근 대세 미드 챔피언인 빅토르와 아지르는 강한 압박에도 충분히 파밍하는 데 문제가 없다. 이렇게 한타를 갔을 때 전투력은 아나키가 다른 팀에 비해 뒷심이 딸린다.

아나키는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미키' 손영민 위주로 풀어가는 것이 편할 수 있다. 이전까지 승리했을 때 패턴이 그랬고, 연습 경기에서도 그게 먹혔을 때 승률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노출된 전략이 대회에서 더는 효용성을 가지기는 어렵다. 이제는 다른 라인을 통해서도 이기는 전략이 필요하다.

'상윤' 권상윤과 '눈꽃' 노회종은 분명히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대회에 나오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아나키가 미드 캐리만이 아니라, 다른 라인에서도 충분히 캐리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다. 앞으로도 '미키' 손영민을 위주의 전략을 구사한다면 아나키의 한계는 금방 드러날 것이다.

나진 e엠파이어(이하 나진)는 드디어 복수의 기회를 잡았다. 롤드컵이 다가오면 항상 강해진다는 나진은 스프링 시즌 마무리를 승리로 장식하며, MSI 기간 동안 절치부심해 경기력을 끌어올렸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그런데 개막전부터 패배를 기록했다. 누구도 승강전에서 아슬아슬하게 올라온 아나키의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 이 경기에서 패배하며 나진은 나마추어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얻었다. 팬들은 패배에 실망했고, 더 실망이었던 것은 나진의 경기력이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나진과 아나키가 붙으면 당연히 나진 e엠파이어가 이길 것 같았다. 하지만 진에어 그린윙스의 경기에서 보인 나진의 모습은 1라운드 개막전의 나진이 생각나게 했다. 물론 선수들의 개인기량면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길 것 같은 싸움에서도 다시 후퇴하며 상대에게 계속 기회를 줬다. 그 결과 나진은 역전패를 당하게 됐다. 다시 과감성을 찾을 필요가 있다. 나진이 확실하게 승리하는 각은 상대방도 분명히 본다. 나진은 상대가 예측할 수 없는 싸움과 불확실함 속에서 좀 더 높은 확률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프로 팀 간의 경기의 승패는 어떤 팀이 조금 더 높은 확률을 택하느냐에 갈린다.

현재 나진은 중위권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중위권 다툼이기에 누가 플레이 오프에 진출해도 이상하지 않다. 롤드컵을 바라는 나진은 상대적으로 약팀인 아나키 전은 꼭 이겨야 한다. 현재까지 승률과 경기력을 봤을 때는 나진의 승리 확률이 훨씬 높다. 그러나 섬머 시즌 개막전 패배의 기억 때문에 '꿍' 유병준이 소극적으로 플레이한다면, 나진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2라운드 8일 차 경기 일정

1경기 나진 e엠파이어 vs 레블즈 아나키(오후 5시)
2경기 쿠 타이거즈 vs 롱주 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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