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있다.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우승도 했었다. 무려 세 번의 세트 모두 같은 챔피언을 통해 상대를 무너뜨린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는 데뷔 이래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빼놓지 않고 출석했다.

또 다른 남자가 있다. 역시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와 함께해온 산증인이다. 우승도 당연히 했었다. 꾸준함의 대명사로 꼽히기도 한다. 때로는 단단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팀의 허리 역할을 수행하며 팬들을 웃게 했다. 하지만 이 남자는 단 한 번도 롤드컵에 나가본 적이 없다.

누구의 이야기인지 가늠할 수 있는가. 그렇다. 첫 번째로 언급한 남자는 '와치' 조재걸이고, 그다음으로 소개한 남자는 '앰비션' 강찬용이다. 사실 두 선수의 차이점은 그리 많지 않다. 둘 다 선수 경력이 오래됐고, 우승 경험도 있으며, 항상 잘하는 선수의 목록에 이름을 올린다. 딱 한 가지. 조재걸은 롤드컵에 매번 참가했고, 강찬용은 그러지 못했다.

조재걸은 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중 롤드컵 경험이 가장 많다. 롤드컵 시즌2부터 시즌4까지, 총 세 번이나 연속으로 롤드컵 무대를 밟았다. 비록, 롤드컵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이력이다. 오랜 선수 경력에도 롤드컵에 가보지 못한 선수들은 많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이 강찬용이다. 분명히 최정상급 선수 중 한 명이다. 최근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꾸준한 경기력 하면 떠오르는 선수다. 그런 강찬용에게 롤드컵 경험은 아직 꿈일 뿐이다. 아마도 강찬용은 매번 롤드컵에 진출했던 조재걸을 부러워할 것이다.

이처럼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선수가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2라운드 9일 차 2경기에 만난다. 이번 경기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조재걸이 속한 나진 e엠파이어와 강찬용이 소속된 CJ 엔투스는 7승 5패 +3점으로 같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여기서 승리하는 팀이 롤드컵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

조재걸은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롤드컵에 출석 도장을 찍고 싶을 것이다. 강찬용은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는 롤드컵에 출석 도장을 찍고 싶을 것이다. 그런 두 선수의 대결이다. 굳이 '롤 클라시코'라는 별명을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히 관심이 쏠릴 매치업이다.


■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2라운드 9일 차 일정

1경기 - kt 롤스터 vs 스베누 소닉붐 (오후 5시)
2경기 - 나진 e엠파이어 vs CJ 엔투스 (1경기 종료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