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5일, 서울 삼성동의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다양한 실험 게임을 소개하는 페스티벌, '아웃 오브 인덱스(Out of Index)'의 두번째 막이 올랐다.

네이버 앱스토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트위치, 스킬트리랩의 후원을 받아 진행한 본 행사는, GDC의 실험 게임 발표 세션인 Experimental Gameplay Workshop의 영향을 받아 만든 실험 게임 쇼케이스로, 지금껏 보지 못한 실험 게임들을 소개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전세계 22개국 총 107개의 게임이 접수됐으며, 이후 운영 위원회의 개별 심사 및 토의를 통해 14 작품이 선정됐다.

▲ 행사진행을 담당한 김종화(좌), 박선용(우) 개발자

지난해 박선용, 전재우, 김종화 인디게임 개발자 3명을 주축으로 개최된 1회 행사에 이어, 이번 행사에는 1개의 한국 게임과 13개의 해외 게임이 소개되었다. 현장에서는 모든 작품을 직접 플레이 해볼 수 있었으며, 게임 플레이 여부 및 다양한 부분으로 쿠폰 스티커를 줘서 상품과 교환하거나,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 등도 함께 진행했다.

페스티벌은 먼저 14개 게임의 개발자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을 통해 소개하거나 무대에 올라 자신의 게임을 소개한 뒤, 진행을 맡은 김종화, 박선용 개발자가 짤막한 비평을 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후 먹거리를 나누고 현장에 준비된 체험대에서 자유롭게 게임을 플레이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본 행사는 트위치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 됐다.





■ '아웃 오브 인덱스' 게임 페스티벌 참가 게임 소개


■ Tetrageddon Games (Nathalie Lawhead, US)


이 게임이 말하고자 하는 건 일종의 풍자와 유머다. 'Tetrageddon Games'는 여러 게임을 모은 아케이드식 게임으로, 이 게임을 언급하면서 김종화, 박건용 두 개발자는 독창적인 매커니즘을 갖지 않은 이 게임이 이번 페스티벌의 취지에 맞는지 선정에 있어서 고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게임이 갖는 중요한 의미는 디지털 삶에 대한 풍자와 패러디에 가깝다는 것을 이유로, 선정 이유를 밝혔다. 게임이면서도 즐긴다는 분위기와는 다른 넌센스적인 이런 요소가 '아웃 오브 인덱스'의 실험 정신과 일치한다고 생각해 채택했다고 한다.




■ CONTROL (Kieran Nolan, Ireland)


'컨트롤'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바로, 게임을 즐기는 손을 조종하는 게임이다. 아이러니 하지만 사실이다. 게임의 규칙은 단순하다. 게임 컨트롤러를 게임상에 보이는 손으로 누르는 게 전부다. 게임 상의 스테이지들은 다양한, 실존했던 컨트롤러들 그 자체다. 유저는 키보드를 이용해 컨트롤러를 조작하는 손 자체를 다루게 된다.

초창기 아타리2600 컨트롤러에서 시작해, 아타리5200, 재규어, 새턴 패드 등 다양한 패드를 조작하게 되며, 최후에는 옥토패드라는 가상의 최강 컨트롤러를 사용하게 된다. 이 게임을 클리어하면, 제작자가 직접 보내는 축하 메세지를 확인할 수 있다.




■ Prune (Joel McDonald(Polyculture), US)


'Prune(프룬)'은 나무가 자라는 매커니즘을 적용한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목적은 나무를 자라게 하는 것이다. 개발자인 '맥도널드 조엘'은 살아있는 듯한 나무의 움직임을 구현하게 했는데, 최대한 아름답게, 또 장애물을 피해 울창하게 나무를 성장시켜야 한다.

게임은 슬라이드로 이뤄진 간단한 조작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는데, 나무를 싹 틔우고 가지를 치는 동작 모두 슬라이드로 가능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나무를 살아남게 하고 자라게 할 수 있다.


■ Mushroom11 (Untame, US)


플레이어는 녹색 버섯균을 조작해서 퍼즐을 풀어야 한다. 게임은 단순하면서도 매력적이다. 플레이어는 버섯균을 조종하지 않는다. 단지 마우스를 통해 버섯균을 이동시켜야 하는데, 이 이동법이 독특하다.

바로, 마우스로 버섯균의 일부를 지우면 반작용으로 지워진 반대편에 버섯균이 다시 자라나는 것이다. 이걸 이용해 플레이어는 원하는 방향으로 버섯균을 지우면서 이동시킬 수 있다. 독창적이면서도 상당히 뛰어난 물리효과를 엿볼 수 있는 실험작이다.





■ Panoramical (Ramallo & Kanaga, Argentina)


파노라마와 리드미컬을 섞은 '파노라미컬'은 시각과 청각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게임이다. 이 게임은 우선 이유도, 목적도 없다. 게임에서 뭔가를 요구하지 않는 이 게임은, 개발자의 말을 빌리자면 유희적 게임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게임에서 보이는 추상적인 이미지와 사운드는 플레이어의 조작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한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다양한 환경을 직접 겪고, 만들어 낼 수 있다.

3년 전 MiDi 컨트롤러로 조작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탄생한 '파노라미컬'은, 게임의 목적과 이유를 추구하는 현대 게임 입장에서 보자면 그 어떤 게임보다도 실험작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게임이랄 수 있겠다.




■ Plug & Play (Etter Studio, Switzerland)


이걸 과연 게임이라 부를 수 있을 지 박선용, 김종화 두 개발자 역시 고민을 했다고 한다. '플러그 & 플레이'는 인터렉티브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게임이다. 10~15분의 짧은 단막극 같은 이 게임은, 게임에서 보여지는 영상에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다.

단, 어디까지나 플레이어가 개입을 한다 뿐이지 게임의 흐름을 좌우하진 않는, '플러그 & 플레이'는 디지털 아트에 가까운 게임이랄 수 있다.




■ RETSNOM (SOMI, Republic of Korea)


이번 '아웃 오브 인덱스'에서 유일하게 한국 개발자로 참가해, 직접 무대에 오른 1인 개발자 SOMI가 만든 'RETSNOM'은 거울이란 물체의 매커니즘을 이용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스팀을 통해 어제 출시됐다.

▲ 직접 자신의 게임을 소개한 개발자 'SOMI'

거울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울은 비춰진 물체의 좌우를 바뀐체 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오목거울은 비춰진 물체의 상하를 바꿔서 보여준다.

'RETSNOM'의 게임 플레이는 이러한 거울이 어떤 효과를 일으키는지가 중요하다. 막다른 길에 도달한 플레이어는 화면의 좌우를 반전시켜 새로운 길을 개척하거나 또는, 오목거울을 이용해 상하를 바꿔서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이동할 수도 있다.

게임 자체만으로 보자면 'RETSNOM'은 분명 여태껏 상상하지 못한 그런 게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거울이라는 매커니즘을 이렇게 게임의 핵심 요소로 녹였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아웃 오브 인덱스'에 참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실험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 Cerulean Moon (nachobeard, Spain)


플랫포머 게임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움직여서 각종 장애물을 뛰어넘는 게임이다. 하지만 'Cerulean Moon'은 정반대로 생각했다. 바로, 맵을 움직여서 캐릭터를 이동시키는 것이다.

컴퓨터 마우스, 터치 인터페이스, 듀얼쇼크4의 터치 패드 및 자작 컨트롤러까지 다양한 컨트롤러를 이용할 수 있는 'Cerulean Moon'은, 상하좌우로 맵을 이동시키며 캐릭터의 이동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캐릭터는 중력에 따라 아래로만 움직이며, 맵에 배치된 분수나 폭포를 이용해 변칙적인 움직임을 가할 수 있다.






■ Not Everything is Flammable (DAM, US)


이 게임의 목적은 단순하다. 바로 불꽃으로 최대한 많이 오랫동안 물건을 태우는 게 이 게임의 목적이다. 작은 불씨로 시작한 플레이어는 각양각색의 물체를 불태우며, 그 불이 꺼지기 전에 다른 물체로 불씨를 옮겨야 한다.

작은 물체로 시작한 불씨는 이윽고 거대한 건물을 불태우기도 하고 종래에는 우주선에 옮겨붙어 우주로까지 불꽃을 전달한다.

한가지 역설적인 건 '모든 걸 불태울 순 없다(Not Everything is Flammable)'란 제목과는 반대로 플레이어는 지구는 물론 우주밖에 운석까지도 불태울 수 있단 점이 재미있는 점이랄 수 있겠다.




■ Dissonance (Team Dissonance, US)


2D와 3D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Dissonance'는, 그림자를 이용한 퍼즐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3차원의 캐릭터와 2차원의 그림자 2개를 조작하며 퍼즐을 풀어야 한다.

졸업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이 게임은 벽면에 비춰진 그림자를 조작하면서 동시에, 그림자와 연결된 3D 캐릭터 양쪽을 이용하면서 2D와 3D로 이뤄진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인지부조화를 주제로 만든 'Dissonance'는 2D와 3D라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공간을 잘 융합한 게임이랄 수 있겠다.




■ The Time Project (The Voxel Agents, Australia)


시간에 대한 메커니즘을 이용한 이 게임은 여행을 떠나는 두 여행자의 이야기이다. 이 게임이 조종하는 건 두 여행자가 아니라 시간이다. 플레이어는 그 둘이 향하는 여정에서 시간을 조종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눈앞의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이 게임의 핵심은 시간이다.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조종할 수 없다. 대신, 시간을 되돌리거나 앞으로 진행하거나 하면서 함정을 풀고, 지나간 힌트를 볼 수 있다.

'더 타임 프로젝트(The Time Project)'는 일반적인 플랫포머 장르와는 달리, 시간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 한다는 것과 파스텔톤의 동화와 같은 디자인으로 일반적인 플랫포머에서 탈피한 독특한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





■ Aboard The lookinglass (Henry Hoffman, UK)


이 게임을 과연 실험작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실제 게임은 '오큘러스 리프트(이하 오큘러스)'와 '립모션'을 이용한 퍼즐 게임으로, 장르적 특성은 평범했지만, 이 두 개의 기기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실험작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플레이어는 '오큘러스'와 립모션을 이용해서 직접 눈앞에서 보는 듯한 게임을 겪을 수 있는데, '립모션'으로 조작할 수 있는 양 손은 각각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창으로서, 플레이어는 이를 통해 수수께끼의 우주선에서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를 넘나들며 각종 난관을 해결 할 수 있다.




■ Synonymy (Christopher Jarvis, US)


유명한 유전학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직접 나레이션을 맡은 'Synonymy '은 단어들의 우주를 겪을 수 있는 게임이다. 단순한 하나의 단어에도 그와 연관된 각종 동의어와 연관어가 있다.

게임은 특정 단어를 선택하면 그 단어의 연관어, 동의어가 이어지는데 플레이어는 'Synonymy'을 통해 그러한 단어들의 연결을 파악하고, 최단 경로를 통해 목표 단어를 찾는 걸 목표로 한다.

이 게임을 제작한 '크리스토퍼 자비스(Christopher Jarvis)'는 단어 하나라고 해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단어들과 연결되어 있는, 단어들의 연결을 일종의 우주와 천체적인 느낌으로 구현했다고 한다.




■ Donut County (Ben Esposito, US)


구멍으로 물체를 빨아들여 더욱 그 구멍을 키우는 것이 이 게임의 목적이다. 플레이어는 작은 구멍에서 시작해 각종 물건을 집어삼키고 커져야 한다.

물체들을 집어삼키는 건 분명 게임의 메인 요소이지만, 절대적 요소는 아니다. 오히려 이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진짜 재미는 집어삼킨 물체들의 다양한 상호작용으로 이걸 통해, 단순히 물체를 집어삼키는 요소에서 탈피한 독특한 재미를 준다.






■ '아웃 오브 인덱스' 게임 페스티벌 풍경




















▲ 아웃 오브 인덱스 운영진(좌로부터 김종화, 최경환, 전재우, 박선용, 김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