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14일, 스퀘어에닉스의 온라인 게임인 파이널판타지14가 사전 오픈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테스트는 19일부터 시작되는 오픈 베타 테스트에 앞서 서버 안정성을 점검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만 플레이한 정보가 정식 서비스까지 유지되므로 많은 유저들이 접속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서버 오픈 시각은 오전 6시로 이른 편이었으나, 게임에 접속하니 예상대로 갓 생성된 캐릭터들로 가득 찬 화면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캐릭터가 생성되자마자 밖으로 뛰쳐나가기 바빴는데요, 이 와중에도 느긋하게 NPC와의 컷씬을 즐기는 유저도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지난 CBT에서 유저들이 불편을 겪었던 '상용구' 퀘스트가 제외됐습니다. 이 때문인지 유저들의 퀘스트 진행 속도가 무척이나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 오전 6시부터 새까맣게 몰려든 모험가들.. 에오르제아의 미래는 밝다


마을 안에서 기본적인 퀘스트를 마치고 필드로 나가자 역시나 몬스터보다 유저가 더 많은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이런 경우엔 대개 퀘스트 몬스터를 선점하기 위한 다툼이 치열하죠. 그러나 파이널판타지14에서는 주요/부가 퀘스트에 한해서 다른 유저가 사냥 중인 몬스터를 함께 공격해 목표를 완수할 수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필드에서 퀘스트 몬스터를 두고 유저들이 다투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죠.

게다가 필드에 갑자기 등장해 몬스터를 뿌려주고 근방의 유저들과 함께 토벌하도록 하는 '돌발 임무' 덕분에 사냥터는 항상 활기가 넘쳤습니다. 돌발 임무는 자신의 공격으로 몬스터가 쓰러지지 않아도 임무 완수에 기여를 했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명 선타나 막타라는 개념이 무의미한 셈입니다.


▲ 사냥터에 사람이 이렇게 많아도 퀘스트 진행엔 별 어려움이 없다

▲ 필드에 무작위로 나타나 협동 전투를 유도하는 돌발 임무


이렇듯 사냥을 통한 퀘스트 완수가 쉽고 수시로 필드에서 돌발 임무에 참여할 수가 있어 CBT를 체험해보지 못한 유저들도 게임 진행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다만 아주 의외의 복병이 있었죠. 다름 아닌 장비 착용 퀘스트였습니다.

각 대도시의 첫 번째 필드에서 5레벨부터 진행이 가능한 주요 퀘스트 중에 5레벨 이상의 장비를 전부위에 착용하라는 임무를 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전의 퀘스트를 전부 완료하더라도 5레벨 이상의 '바지' 아이템은 얻을 수가 없었죠. 빠른 진행을 위해 지문 읽기를 생략하던 유저 입장에서는 갑자기 퀘스트 진행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해결 방법은 사실 간단합니다. 해당 퀘스트를 부여하는 NPC 근처의 상인에게 5레벨의 바지 아이템을 구매해서 입으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퀘스트를 처음 마주한 많은 유저들은 바지를 주는 퀘스트를 빠뜨린 줄 알고 오던 길을 되돌아가기도 했습니다.


▲ 장비 착용 퀘스트 수락 후 근처의 상인을 찾자


또한 파이널판타지14를 처음 찾은 유저들은 잡과 클래스 개념을 혼동하기도 했습니다. 최초에 캐릭터 생성 화면에서부터 선택 가능한 궁술사, 환술사, 격투사같은 직업은 '클래스'라고 합니다. 1차 직업같은 개념이죠. 반면 음유시인이나 용기사, 몽크, 흑마도사 등은 2차 직업의 개념이며 '잡'이라고 부릅니다.

잡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각 잡에 필요한 2개의 클래스를 육성해야만 하는데요, 이 때문에 모든 유저들은 최소 2개 이상의 클래스를 육성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음유시인 잡의 경우 궁술사 30레벨, 격투사 15레벨을 달성해야 획득이 가능하죠.



▲ C키를 누른 뒤 정보창에서 클래스 메뉴를 눌러 육성 현황을 확인하자


오후가 되자 20레벨을 달성한 유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20레벨은 야만신 이프리트 토벌전 입장이 가능하고, 총사령부 가입과 함께 본격적인 주요 콘텐츠들이 개방되기 시작하는 구간입니다. 특히 개인용 탈것인 '초코보'를 얻을 수 있게 되는 레벨이기도 합니다.

단, 초코보를 얻기 위해서는 총사령부에 가입 후 2천 개나 되는 군표를 모아야 합니다. 군표는 무작위 임무나 돌발 임무 완수, 총사령부 의뢰 등을 통해서 획득할 수 있는 특수 화폐입니다. 덕분에 10레벨 중후반 구간의 돌발 임무가 등장하는 필드에 유저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광경이 연출됐습니다.


▲ 뚜벅이를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유저들

▲ 총사령부에 가입한 상태에서 돌발임무를 완료하면 군표를 획득할 수 있다

▲ 초코보가 있으면 도시나 던전을 제외한 어디서든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한편 빠르게 레벨을 올린 유저들은 던전 매칭이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고레벨 유저가 많이 없을 뿐더러, 애초에 임무 찾기 기능을 잘 알지 못해 던전 입구 앞에서 하염없이 파티를 찾는 유저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던전과 토벌전들은 임무 찾기(U) 시스템을 이용해서 원격으로 매칭이 가능합니다.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한 뒤 참가 버튼을 누르고 사냥을 하거나 다른 클래스를 키우면서 매칭이 되는 것을 기다리면 되는 방식이죠. 아직까지는 대부분 유저들이 20레벨 미만인 만큼 한동안 20~30레벨 구간의 파티 매칭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 던전에 입장할 때는 가급적 임무 찾기(U)를 이용하자


지금까지 사전 오픈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이 어떤 식으로 게임을 즐겼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봤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유저들이 접속했음에도 15일 현재까지 단 한 번의 서버 점검이나 렉 발생없이 원활한 테스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또한 퀘스트 몬스터의 공용화를 통해 필드에서의 분쟁을 크게 줄였다는 점 역시 칭찬할만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다만 CBT 때부터 지속적으로 문제됐던 지도 시스템의 불편함, 공간이동인 텔레포의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지 않은 점 등, 유저 편의 부분에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아 보입니다.


▲ 사람 찾기 불편하기로 유명한 림사 로민사


한편 던전에서는 기존에 글로벌 서버를 플레이하던 유저들이 공략을 설명해주며 리드해가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글로벌 서버는 국내에 서비스되는 2.2버전보다 한참 상위 버전이 적용되어 있는 만큼 미래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요, 먼저 플레이를 해본 만큼 여유와 매너를 가지고 게임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사전 오픈 테스트는 19일 정식 OBT까지 쉬지 않고 이어집니다. 2일차인 오늘은 주말이므로 신규 유저들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험가가 늘어난 만큼 이야기할 모험 거리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파이널판타지14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봅시다.


▲ 1일차 저녁에 접속한 유저들은 무려 컷씬을 감상하는 느긋함을 보였다!

▲ 돌발 임무 수행을 위해 줄지어 달려가는 유저들

▲ 몬스터를 뿌려대는 돌발 임무지만 항상 사람이 더 많다

▲ 보스를 방불케 하는 마을 앞 일반 몬스터의 패턴!

▲ 20레벨에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야만신 이프리트

▲ 첫 번째 토벌전인데도 상당한 위용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