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부' 이종범과 '고릴라' 강범현이 팀의 승리를 부르는 시야 장악 싸움에 돌입한다.

21일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플레이오프에 kt 롤스터와 KOO 타이거즈가 결승 진출을 위한 진검승부에 나선다. 두 팀 모두 뛰어난 경기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기에, 모든 라인에 이목을 집중되는 게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피카부' 이종범과 '고릴라' 강범현의 서포터 대결이 중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확실히 kt 롤스터는 이종범 영입 전과 후로 나뉜다. 그전에 서포터로 활약하던 '픽서' 정재우의 경기력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이종범의 적극적인 플레이는 다른 팀원들의 경기력까지 함께 끌어 올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강범현이 KOO 타이거즈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안정적이어야 할 때는 안정적으로, 과감해야 할 때는 과감하게. 강범현은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여유로 팀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서포터의 기본 덕목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야 장악의 측면에서는 어떨까? 객관적 수치를 통해 알아본 두 선수 간의 시야 장악 스타일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 과감하고 적극적인 시야 장악을 보이는 '피카부' 이종범

이종범의 경기력 중에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받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시야 장악이다. 이종범은 어떤 챔피언을 선택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시야석을 빨리 완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빠르게 구매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야 장악의 기초를 빠르게 다진다는 말과 같다. 이는 직접 구매해서 설치한 와드 개수를 보면 확인 가능하다.

★ '피카부' 이종범의 시야 장악 능력 1
경기당 평균 와드 설치 개수
- 모든 종류 와드 합산 : 평균 56.2개
- 직접 구매해서 설치한 와드만 포함 : 평균 2.6개

시야 장악은 단순히 자신의 와드만 많이 설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적의 동선을 보고 있는 만큼, 상대도 우리 동선을 다 볼 수 있다면, 시야를 장악했다고 할 수 있을까? 내 와드는 맵에 남기고, 상대 와드는 줄여주는 것이 진정한 시야 장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렌즈 장신구와 함께 투명 감지 와드를 자주 활용해야 한다. 특히, 투명 감지 와드를 자주 구매할수록 시야 장악에 엄청난 힘이 실린다. 그러면 상대의 와드를 보이는 족족 파괴할 수 있다.

★ '피카부' 이종범의 시야 장악 능력 2
- 경기당 평균 투명 감지 와드 구매 개수 : 7.6개
- 경기당 평균 상대 와드 파괴 개수 : 14.6개

▲ 안정적이면서 정확한 시야 장악 스타일의 '고릴라' 강범현

단순히 시야 장악과 관련된 위의 수치만 놓고 비교했을 때, 강범현은 이종범에 많이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강범현은 이종범과 비교하면 와드를 많이 설치하지도, 시야석을 빠르게 구매하지도 않는다. 또한, 상대 와드를 파괴하는 것도 팀원들에게 맡기는 편이다. 강범현이 이종범을 크게 상회하는 기록은 딱 한 가지. 투명 감지 와드 구매 개수다.

★ '고릴라' 강범현의 시야 장악 능력
경기당 평균 와드 설치 개수
- 모든 종류 와드 합산 : 평균 54.9개
- 직접 구매해서 설치한 와드만 포함 : 평균 4.2개
경기당 평균 투명 감지 와드 구매 개수 : 10.4개
경기당 평균 상대 와드 파괴 개수 : 9.8개

그렇다고 강범현이 이종범에게 시야 장악에서 밀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종범이 그렇다는 말은 절대 아니지만, 아무 곳이나 와드를 왕창 설치해도 단순 수치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범현은 적은 수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위치에 와드를 설치한다. 그리고 다수의 투명 감지 와드를 통해 안정적으로 본인들의 영토를 넓혀 나간다.

이쯤 되면 두 서포터 간의 시야 장악 싸움의 흐름이 대강 눈에 들어온다. 이종범은 빠르게 시야석을 구매해 혼자, 혹은 둘이서 맵을 돌아다니며 영역을 넓히는 스타일이다. 그렇기에 와드 파괴 개수가 높은 것이다. 그러다가 상대의 와드가 보이면 파괴하고 그 자리에 자신의 와드를 설치한다.

반면, 강범현은 팀원들과 뭉쳐 다니며 시야를 장악하는 스타일이다. 와드 파괴 개수가 높지 않은 것이 그 증거다. 대신 다수의 투명 감지 와드를 통해 더욱 확실하게 시야를 장악한다. 상대가 그것을 파괴하면, 어느 순간 또 그 자리에 강범현의 투명 감지 와드가 설치되어 있다.

현대 사회에 일어나는 전쟁은 '정보전'에서 밀리는 순간 끝이라는 말이 있다. LoL에서는 시야가 곧 정보다. 시야를 장악했다는 것은 상대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시야 장악의 주역이자 밑바탕이 되는 서포터의 역할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종범이냐, 강범현이냐. 이 대결의 결과가 정말 궁금하다.


■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플레이오프 일정

kt 롤스터 vs KOO 타이거즈 (오후 6시)
-5판 3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