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셀러'라는 말이 있다. 보통 책이나, 게임 등 뭔가를 팔 때 '대박'의 기준을 가름하는 백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물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보통 소설책 한 권의 손익 분기점이 1만부 판매인 만큼, 백만부라면 정말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이라 할 수 있다.

백만부만 해도 그럴진데, 창업 1년 만에 9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게임 개발 스타트업이 있다. 2012년 '플랜츠워'를 통해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900만 다운로드를 기록, 개발력과 흥행 모두 인정 받은 '아이디어박스'가 그 주인공이다. 흥미롭게도 당시 '플랜츠워'는 3명의 창업자가 개발, 출시하여 이러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런 그들이 '플랜츠워' 시리즈의 후속작 '플랜츠워2'를 지난 7월 28일 출시했다. 2011년 시작해 5년째에 지금의 위치에 오른 그들, 직접 만나 '플랜츠워2'와 앞으로 '아이디어박스'의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이디어박스 박진배 대표



Q. 아이디어박스는 이미 5개 게임을 출시했고, 그중 '플랜츠워'는 900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한 경력이 있는 회사다. 하지만 그 실력에 비해 유명세는 적은 편인데, 간단히 회사에 대해 소개해달라.

A. 2011년도에 시작한 스타트업 게임 제작사로, 본래 3명이서 모여 개발 팀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팀을 결성할 때부터 현재 시장에 없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보고자 했고, 그래서 사명도 아이디어박스로 정했죠.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게 나오는 곳이랄까요. 직원은 13명에 이제 다섯번째 게임을 출시했지만, 항상 시장에 없는 게임을 만드는,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사가 되고자 하고 있습니다.


Q. 초창기 세명의 개발자들은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였고, 회사를 만들기 전에도 팀으로서 게임을 만들어 왔다고 했는데 꽤나 귀한 사연인 것 같다. 회사 창립 과정은 어땠는가?

A. 2009년에 각자 회사를 다니면서 아이팟 터치용 게임을 만들었었습니다. 굉장히 소소한 미니게임류도 있었고, 1년에 한 두 개 정도 만들었죠. 그러다 2010년 '바다 앱 챌린지' 라는 행사에서 글로벌 30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상금을 받았는데, 이게 창업 밑천이 되었죠.

그당시 거둔 성적을 통해서 상금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이 유저들에게도 어필 할 수 있겠다"하는 확신을 가졌어요. 그래서 2011년에 한날 한시에 세명이서 회사를 그만두고, 딱 다음주 월요일부터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일종의 도원결의라고 할 수 있겠네요.(웃음)

이후로 '비오는 날' 시리즈를 만들었고, '플랜츠워' 개발과 함께 퍼블리셔과 계약이 되고 정식으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들어요. 당시 창업 초창기였고, 시장 상황도 지금보다 더 좋았고, 당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글로벌 퍼블리싱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서 '플랜츠워'가 퍼블리셔인 게임빌을 만날 수도 있었고요.

'플랜츠워'의 출시와 함께 3명에서 인원을 늘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 많은 도움이 있었습니다. 내부의 역량 뿐만 아니라 국가 행정 사업, 다른 회사의 도움 등이 어우러져서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적응해 가면서 새로운 게임을 계속 만들어나가고자 했고, 지금까지 5년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 현재 아이디어박스에는 13명의 개발자가 함께하고 있다


Q. '플랜츠워2' 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한다면?

A.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자체 엔진을 사용해 개발한 모바일 AOS라 할 수 있겠습니다. '플랜츠워2'를 만들 때, 세계관을 재미있게 꾸려보자 했습니다. 인간이 버린 지구에서 살아 남은 식물과 짐승들이 지구의 패권을 두고 다투는 것이 배경이죠. 전작이 싱글플레이 위주의 게임이었다면, 이번에는 거기에 네트워크 요소가 가미된 것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전작으로부터 3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만큼 네트워크 환경도 더 좋아졌고, 1편에 있었던 네트워크에 대한 니즈도 반영할 수 있었어요. 다만 풀타임 유저 대전은 현재 개발이 진행중에 있고, 지금은 AI 대전 매칭으로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Q. '플랜츠워2'는 9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던 전작 '플랜츠워'의 후속작이다. 새로운 게임에 대한 욕심이 많았을텐데, '플랜츠워' 시리즈로 돌아온 이유가 무엇인가?

A. 사실 '플랜츠워' 당시 3부작으로 기획을 했습니다. 싱글플레이 위주로, 스토리를 3부작까지 진행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었거든요. 또 새로운 게임, 우리가 원하는 게임 뿐만이 아니라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플랜츠워' 라는 IP를 다시금 활용하고 싶기도 했고요. 시리즈물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을 때 시도해보고자 했습니다.


Q. '플랜츠워2'가 1편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가장 큰 부분은 역시 BM 구조의 변화입니다. 전작에서는 영웅을 '구입'을 통해 강해지게 하는 수직적 구조였다면, 지금은 유저가 먼저 영웅을 소유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가는 방식입니다. 조작 또한 당시엔 한손 컨트롤에 맞춘 조작 방식을 채택했는데, 이번에는 가로 모드도 도입했죠. 이렇게 하니 패드에서도 플레이하기 좋아져서 만족스럽습니다.

디바이스가 발전해 성능이 높아진 만큼 그래픽도 더 깔끔해졌습니다. 전작에서는 디자이너가 한명이어서 혼자 고생이 많았었죠.(웃음)



Q. AOS는 사실 아직 모바일에서는 메인은 아닌 특별한 장르라 할 수 있는데, 모바일 AOS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 모바일에서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즉답성이라고 봅니다.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어야 해요. 그 본질은 변하지 않죠. 그만큼 플레이 타임을 온라인처럼 길게 가져가기는 힘듭니다. 이게 단점일 수도 있고 장점일 수도 있죠.

'플랜츠워2'는 기존의 모바일 AOS보다 더 가벼운 느낌으로 가고자 했습니다. 켜기만 하면 5분이든, 10분이든 AOS의 느낌으 즐길 수 있어요. 이것이 전작에서 통했었고, 이번에도 포지셔닝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본질이 변하려면 모바일도 스마트폰 보다는 패드 위주의 플랫폼이 되어야 하는데, 사실 그건 기기의 크기가 커지는, 시대의 역행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패드와 폰 모두를 아우를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지금까지 출시한 3개 시리즈 모두 장르가 다르다. 앞으로는 또 어떤 장르의 게임을 시도할 생각인가? 또 앞서 출시한 게임들이 시리즈 물로 계속될 수 있을지?

A. 머리 속에서는 정말 많은 게임을 생각하고 있어요. 간단하게는 탭, 클리커류도 생각하고 있고, 반대로 아주 코어한 전략 RPG도 만들고 싶고요. 하지만 일단 단장은 '플랜츠워2'의 성공을 위해 집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플랜츠워' 시리즈는 우리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내보일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마스터 오브 크래프트'도 굉장히 많은 노력을 들였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비오는 날'은 사실 추억이 많은 게임이죠. 우리가 만든 첫 게임이고, 이 회사를 있게 해준 게임이니까요. '비오는 날'을 통해 우리 회사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아요.

▲ 아이디어박스의 전작 '비오는 날2'


Q. '비오는 날' 시리즈의 경우 자체 서비스를 했던 게임이다. '플랜츠워' 부터는 퍼블리셔를 통한 출시를 선택했는데? 어떤 연유인가?

A. 사실 '비오는 날2' 는 퍼블리싱 제안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일단 당장은 내보자 하는 생각이 더 많았어요. 하지만 '플랜츠워' 를 계기로 해서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적인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분업이 잘 이루어지면 더 전문적인 게임 서비스가 될 것이다 싶었고, 실제로 그런 효과를 보았습니다.


Q. '플랜츠워2'가 기존 모바일 게임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점이 있다면?

A. 처음 게임을 대면하면 매우 가벼운 느낌을 줍니다. 밝은 그래픽, 그리고 세계관도 다른 AOS에 비해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죠. 때문에 좀 더 많은 유저들에게 어필 할 수 있고, 게임을 시작해서 룰을 배우기도 쉽고, 재미를 느끼기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코어하다기보다는 대중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 기존의 LoL 같은 코어한 느낌의 게임은 새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죠. 보다 라이트한 성향의 유저들에게 어필하고자 했고, 실제로 그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A. 귀여운 것을 좋아하고, 기존의 AOS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플랜츠워2'를 통해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쉽게 즐길 수 있고, 한 번 가볍게 다운 받아 해보셔도 부담스럽지 않을 겁니다.

한국에서 진행중인 서비스를 비롯해, 현재 준비중인 글로벌 서비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