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딜러의 핵심은 오랫동안 지속 대미지를 가해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근까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리그(이하 롤챔스)에서 등장했던 원거리 딜러 대부분은 생존기를 가지고 있었다. 조합의 시너지를 위해 고르는 시비르를 제외하곤 생존기가 없는 원거리 딜러를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롤챔스의 주류 메타로 급부상한 원거리 딜러가 있다.

리메이크는 됐지만, 화려한 부활을 선언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 '서리 궁수' 애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도대체 애쉬는 어떤 장점을 가졌기에 생존기가 없음에도 프로들의 선택을 받은 것일까.

애쉬의 최대 장점은 역시 이니시에이팅이다. 롤에서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한 원거리 챔피언은 기존에도 있었다. 바루스, 우르곳 그리고 서포터의 이니시에이팅을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칼리스타까지. 그러나 애쉬는 이 챔피언들과 '사거리'에서 궤를 달리한다. 바루스의 '부패의 사슬'은 1075라는 비교적 긴 사거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프로들 간의 싸움에서는 눈에 보이는 거리에서 날아오는 바루스 궁극기는 난전 상황이 아니고서야 좀처럼 이니시에이팅으로 사용할 수 없다. 적중할 확률은 적은데, 빗나갔을 경우 다시 궁극기가 돌아올 때까지 리스크가 크다. 애쉬는 다르다. 시야에서도 보이지 않는 데 커다란 화살이 날아와 '기절' 상태로 만든다.

애쉬는 존재만으로도 맞 라인을 서는 봇 듀오뿐만이 아니라, 상대 팀 모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챔피언이다. 미드 근처의 소규모 교전이나, 애쉬가 라인에 보이지 않는다면 귀환 후 잠깐 탑으로 합류해 궁극기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상대 팀은 배제 할 수 없다. 애쉬를 의식한다면 소극적인 딜교환을, 애쉬를 배제한다면 기습적인 궁극기에 당할 수도 있다.


많은 장점과 치명적인 단점을 보유한 애쉬지만 팀의 색깔과 개인의 성향을 무시하고 쓸 수는 없다. SKT T1은 공식전에서 현재까지 한 번도 애쉬를 쓴 적도, 상대한 적도 없다. SKT T1은 항상 밸런스 잡힌 조합을 선보인다. 원거리 딜러 중심의 '왕자' 조합도 잘 쓰지만 자주 쓰지는 않는다. 정글러와 서포터가 이니시에이팅을. 탑 라이너는 서포터와 정글러 그리고 상대 탑 라이너에 따라 화력이 강력한 챔피언이나, 단단한 챔피언을 유동적으로 선택한다.

원거리 딜러인 '뱅' 배준식은 뛰어난 피지컬과 상황 대처 능력을 갖추고 있다. 칼리스타와 루시안, 코르키까지 아주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 하지만 배준식은 이번 시즌 생존기가 없는 원거리 딜러인 시비르를 2차례 사용해 1승 1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애쉬는 많은 장점이 있는 챔피언이지만 생존기가 없다는 것은 상대와의 수 싸움에서 불리하다는 것이다. 상대가 점멸이나 생존기로 '마법의 수정 화살'을 피하는 순간 애쉬는 무방비 상태가 된다. 라인전 이득으로 스노우 볼을 굴리는 SKT T1에게 애쉬는 변수를 잘 만들어 내지만, 상대에게 변수를 줄 수도 있는 챔피언이다. 하지만, 무난하게 밸런스 잡힌 조합에서 대부분 승리를 거둬온 SKT T1이 애쉬의 사용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반면 kt 롤스터는 애쉬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kt 롤스터는 결승전 진출이 달린 플레이오프 5세트 블라인드 픽에서 애쉬를 꺼냈다. 상대가 '정화' 소환사 주문을 들지 않을 것을 노린 예리한 선택이었다. 특히, '피카부' 이종범의 초중반 활발한 로밍과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애쉬는 굉장히 kt 롤스터에 잘 맞는 픽이다.

한타에서도 마찬가지다. '스코어' 고동빈과 이종범의 협동 이니시에이팅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거기다 애쉬의 궁극기까지 더해진다면 kt 롤스터를 상대하는 팀은 골치가 아파질 수밖에 없다. 객관적인 전력상 SKT T1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양날의 검을 가진 애쉬는 kt 롤스터 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원거리 딜러 카드가 아닐까?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결승전 경기 일정

SKT T1 vs kt 롤스터(8월 29일(토) 오후 5시)
5판 3선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