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유저가 밴의 중요성을 알 것이다. 밴 전략을 어떻게 구사하느냐에 따라 소환사의 협곡에 입장하기도 전에 이득을 취할 수도 있다. 밴 전략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상대의 주력 챔피언을 묶는 밴. 상대의 밴을 보고 조합을 예상해서 핵심 카드를 잘라내는 밴. 마지막으로 자신들이 준비한 픽에 가장 까다로운 챔피언을 제거하는 밴.

결승전이니만큼 두 팀 모두 철저한 밴픽 전략을 짜 올 것이다. 이럴 때 유리한 팀은 그동안 다양한 챔피언을 선보인 팀이다. 이전의 챔피언 폭으로 상대의 밴 카드를 소모하게 한 뒤 자신들이 준비한 새로운 픽 전략을 깔끔하게 내놓을 수 있다. 주력 픽에는 많은 변화가 없을 수도 있지만, 고 승률의 카드들이 막혔을 때 어떤 챔피언으로 그 자리를 대체해 승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두 팀의 챔피언 폭은 굉장히 넓다. 하지만 단발성 픽과 특정 상황에서 나오는 조커 카드를 배제하고, 철저하게 고 승률의 카드나 주류픽으로 들어가야만 두 팀의 성향이 드러난다.

SKT T1과 kt 롤스터의 미드 라이너의 픽은 대체로 비슷하다. '페이커' 이상혁의 조커 카드를 제외하곤, 현재 메타를 양분하는 아지르, 빅토르가 공통분모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kt 롤스터는 다이애나를 새로운 주력 픽으로 출전시킬 가능성이 커 보인다. SKT T1은 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탑 라이너 역시 두 선수 모두 주력픽으로는 마오카이와 피즈가 들어가 있다. '마린' 장경환은 12승 2패의 럼블을, '썸데이' 김찬호는 3승 1패의 리븐으로 럼블을 대처할 준비를 해두었다. 정글러 또한 마찬가지다. 렉사이와 그라가스라는 공통분모에 '스코어' 고동빈은 대세 챔피언인 엘리스를. '벵기' 배성웅은 10승 2패의 이블린이라는 고 승률의 주력픽을 보유하고 있다.


밴픽의 승부는 역시 봇 라인에서 드러난다. 대부분 경기에서 2탱커 3딜러 조합을 선보인 SKT T1의 핵심은 '울프' 이재완의 알리스타다. 이재완은 알리스타가 막히면 대부분은 탑에서 장경환이 그 자리를 메우는 탱커를. 이재완은 잔나와 같은 보조 챔피언을 선택한다. 이것은 상대가 SKT T1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해왔다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패턴이다. 원거리 딜러의 경우 '뱅' 배준식은 생존기와 견제기가 뛰어난 코르키 또는 엄청난 화력을 자랑하는 루시안과 베인을 주로 선택한다.

kt 롤스터의 '피카부' 이종범은 최근 호전적인 성향의 서포터를 주로 고른다. 알리스타와 잔나는 공통분모다. 하지만 이종범은 레오나와 쓰레쉬 같은 라인전과 빠른 로밍이 되는 챔피언을 더 선호한다. 원거리 딜러인 '애로우' 노동현은 팀 조합에 힘을 실어주는 시비르를 가장 많이 플레이했다. 결승 진출이 달린 플레이오프 블라인드 전에서 꺼낸 애쉬는 kt 롤스터의 성향에 맞는 새로운 카드였다.

밴픽 전략에서 kt 롤스터는 SKT T1의 봇 라인을 노려야 한다. 이재완의 알리스타를 뺏고, 장경환의 마오카이를 밴 한다면 현재까지 장경환이 보여준 픽으로 봤을 때 나르나 쉔이 나올 확률이 높다. 장경환의 나르 승률은 4승 2패로 준수하지만, 마오카이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반면 SKT T1은 kt 롤스터의 변수를 막아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역시 다이애나와 애쉬 그리고 레오나가 있다. 변수를 잘 만드는 애쉬를 차단하고 레오나를 뺏어 온다면 kt 롤스터 역시 흔들릴 수 있다. 이종범에게는 레오나 말고도 쓰레쉬라는 카드가 있으나, 몸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상혁이 자주 선보이는 서포터 자르기의 제물이 될 가능성이 큰 챔피언이다.

준비 기간이 길었던 만큼 새로운 카드들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SKT T1은 자신들의 균형을 더욱 굳건하게 만드는 카드를. kt 롤스터는 팀 색깔에 맞는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참신한 카드를 선보일 것을 기대해본다.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결승전 경기 일정

SKT T1 vs kt 롤스터(8월 29일(토) 오후 5시)
5판 3선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