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로 저마다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갖고 있다. 업무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기업문화와 미국의 기업문화가 다르듯, 일하는 환경과 추구하는 바에서 나라별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분명히 배울 점은 있다. 한국에는 없는 해외의 좋은 조직문화가 있으며, 이를 도입해 실천한다면 현시점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을 거듭해 나갈 수 있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입장이라면 더더욱 이러한 측면의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스퀘어에닉스 '시오카와 요우스케' 디렉터는 자신이 스퀘어에닉스 북미 지사에서 5년간 일하면서 느꼈던 바를 어떻게 일본에서 실천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해외에서 5년 동안 배운 것을 일본에서 실천했더니 무엇이 일어났나? -일본과 미국의 개발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라는 주제로 30분 동안 발표가 진행됐다.

▲ 스퀘어에닉스 '시오카와 요우스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오카와 요우스케' 디렉터는 2000년 스퀘어에 기획자로 입사했다. 2009년 10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스퀘어에닉스 북미 지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으며, 2014년 4월 일본으로 돌아와 현재 스퀘어에닉스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 주로 담당했던 작품은 '킹덤 하츠'와 '킹덤 하츠2', '디시디아 파이널판타지' 등이다.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그는 "해외에서 체험했던 바와 일본에서 실천했던 경험담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뜬구름 잡는 원론적인 내용이 아닌, 일본에서 실천할 수 있는 노하우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해외개발 노하우의 키워드는 바로 "분해하라!(ばらせ!)"이다. 분해할 대상으로는 리더와 개발자, 성과물 등 3개의 카테고리를 제시했다.

▲ "분해하라!"

"리더를 분해하라"는 건 무슨 의미일까? 리더는 개발 중인 게임의 퀄리티를 관리/감독한다. 또한, 자신의 팀이나 리소스 등의 관리 업무도 수행해야 한다. 많은 일을 한 번에 하다 보면 효율성이 저하될뿐더러, 결과물도 그다지 좋게 나오지 않는다.

대안책으로 그는 리더의 업무를 분업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각 분야를 담당하는 리더가 1명씩 배치되어, 하나의 분야에만 집중하고 파고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 프로듀서들이 매니지먼트 분야를 맡으며, 일본에서는 PM(프로젝트 매니저)이 이러한 업무를 수행한다.

"리더라고 해서 만능(万能)은 아닙니다. 리더이기 때문에 뭐든지 다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매니지먼트와 개발 분야를 병행하면, 두 파트 모두 퀄리티를 보장할 수 없게 되죠. 혹은 한 쪽만 제대로 돌아가고 다른 쪽은 뒤로 밀려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 리더의 업무를 분업화하라!

▲ 리더라고 해서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분해할 대상으로 그는 '개발자'를 꼽았다. 개발의 과정을 3단계로 쪼개보면, 0에서 1, 1에서 100, 100 이후로 나눌 수 있다. 가령 새로운 몬스터를 추가할 때 개발자들은 아무것도 없는 0의 상태에서 1을 창조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몬스터는 여러 마리로 늘려서 게임에 도입된다. 도입 후 다른 개체와의 밸런스 등을 조정하는 작업을 거친다.

0에서 1이 콘셉트 설정, 1에서 100이 프로덕션, 100 이후가 조정 작업이다. 그리고 3개의 파트는 각기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이라는 큰 카테고리는 같지만, 이를 다른 업무로 취급해 세분화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리더의 경우와 같다. 개발자라고 해서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 뛰어난 이가 있는 반면, 밸런스 조정에 특화된 이가 있다. 그렇기에 개발자마다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강점을 살려 분야별로 인력을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 개발자의 업무도 세분화하자!

▲ 개발자마다 가지고 있는 강점을 위주로 파트별로 업무를 분담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세분되어야 할 분야로 '성과물'이 거론됐다. 업무에 들어가기에 앞서 성과물을 역으로 먼저 생각하고 어떠한 과정이 필요한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번주는 어떤 업무를 할까'가 아니라 '이번달에 어떤 것을 달성할까'라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만국 공통의 안타까운 진실은 마감일에 쫓기지 않으면 개발자들은 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업무를 스스로 세분화하고, 이에 대한 마감일을 정해두면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리더와 개발자, 성과물을 세분화함으로써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이러한 환경을 조성해 가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나아가 개발자 본인이 스스로 세분화할 수 있는 다른 부분이 있는지 고민할 때, 보다 더 나은 개발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 원하는 퀄리티로 성과를 내기 위해 업무 스케줄을 세분화하여 계획하라!

▲ Deliverable = 성과물

▲ 자기 자신의 업무를 쪼개어 마감일을 스스로 정해두자.

▲ '세분화'를 통해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