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에 시작된 사전 오픈 테스트로부터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만레벨 등장, 궁극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고대의 무기' 제작 등 여러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파판14이기에 볼 수 있는 진풍경들도 있었죠.

이미 글로버 서버를 통해 한 차례 검증됐다고도 할 수 있는 이 게임을 한국 유저들은 어떻게 즐겼을까요? 서버 오픈 전부터 상용화를 앞둔 지금까지의 일들을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오픈 하루 전 나오키 프로듀서가 직접 레터 라이브 출연

사전 오픈 테스트를 하루 앞둔 13일 저녁 9시, 스퀘어 에닉스의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가 직접 출연하는 '레터 라이브 2화'가 방송됐습니다. 이날 방송은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트위치TV 채팅으로 유저들이 올린 질문에 나오키 프로듀서가 직접 답변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질문 중에는 국내 CBT를 거치며 논란이 됐던 '글로벌 쿨타임'을 줄여줄 생각이 없느냐는 것이 있었는데, 이에 나오키 프로듀서는 레벨이 올라갈 수록 글로벌 쿨타임이 길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며, 향후 쿨타임을 줄일 계획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외에 파이널판타지11과 13의 콜라보 이벤트가 10월 즈음에 진행될 예정이라는 것, 그리고 내년 초에 한국 전통 시즌 이벤트가 있을 것이란 언급도 있었습니다. 특히 전통 시즌 이벤트를 통해 만나보게 될 예정인 한국 의상의 모습이 공개되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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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에서 공개된 시즌 이벤트용 한복 의상



1일 서버 이상 없이 원활하게 테스트 진행

8월 14일, 드디어 파이널판타지14 사전 오픈 테스트가 시작됐습니다. 이날 진행된 테스트는 19일로 예정된 정식 오픈 베타 서비스에 앞서 서버 안정성을 점검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테스트가 아니라 OBT는 물론 상용화 이후까지도 게임 데이터가 유지된다는 점 때문에 사실상 정식 오픈과 큰 차이가 없었죠. 덕분에 사전 오픈 시간인 오전 6시부터 많은 유저들이 몰려들어 접속 대기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사전 오픈 테스트의 목적인 서버 안정 측면에서는 사실상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습니다. NPC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유저들이 마을 안에 모여 있었음에도 렉 발생없이 테스트가 매끄럽게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사전 오픈 테스트 기간 중에는 단 한 번의 서버 점검도 없었습니다.


▲ 아침부터 유저들이 마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러나 CBT 때부터 이어졌던 '글로벌 쿨타임' 논란은 여전했습니다. 앞서 13일의 레터 라이브에서 나오키 프로듀서가 캐릭터 레벨이 올라갈 수록 글로벌 쿨타임이 길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보유한 기술이 2~3개에 불과한 초반 구간에는 전투가 무척 지루했기 때문에 유저들을 지속적으로 게임에 묶어둘 흡입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더러 나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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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발 임무 수행을 위해 뛰어가는 유저들



3일 최초 만레벨이 어부?!

사전 오픈 테스트 시작 3일째, 시간상으로는 59시간만에 만레벨이 등장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만레벨 유저의 클래스가 전투 계열이 아니라 몬스터 사냥 자체가 불가능한 '어부' 클래스였다는 점이죠. 해당 유저의 말에 따르면 직접 발품을 팔아 명당 낚시터를 찾아다니며 오로지 낚시 활동을 통해서만 레벨업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 유저는 파이널판타지14를 이번 사전 오픈 테스트를 통해 처음 접한 상태였습니다. 이 유저는 자신이 만약 글로벌 서버나 CBT를 통해 어부를 미리 해봤다면 더 빠른 레벨업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빠른 만레벨 달성자는 어떤 게임이든 항상 있기 마련이지만, 대다수 유저들이 전투 클래스를 육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 콘텐츠를 이용한 최초 만레벨이 등장했다는 것은 괄목할만한 일이었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의 매력 요소가 단순히 레이드나 던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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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 만레벨 유저는 무려 낚시만 즐겼다고



5일 마물 사냥 시대의 도래

파이널판타지14의 국내 서비스를 맡고 있는 아이덴티티 모바일은 전서버의 만레벨 유저를 모두 집계해도 전체 유저 비율로 따져보면 극히 소수라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레벨업을 위해 필드에서 사냥을 하고 있는 유저들은 체감상 만레벨이 무척 많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죠.

이유는 만레벨 장비 파밍 방법 중 하나인 '마물 사냥' 때문이었습니다. 에오르제아의 거의 모든 지역에 흩어져 있는 '마물'은 50레벨의 강력한 필드 보스입니다. 이 마물을 사냥하면 만레벨 장비와 교환이 가능한 '휘장'이라는 특수 화폐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교환해서 얻는 장비의 아이템 레벨이 무려 90이나 됐기 때문에 만레벨을 달성하면 첫 번째로 마물 사냥을 먼저 하는 게 가장 빠른 장비 파밍법이었죠.

덕분에 저레벨, 고레벨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마물이 등장한 곳이라면 만레벨 유저들이 무리 지어 뛰어다니는 모습을 흔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 마물 등장 제보가 들어오면 어디선가 엄청난 수의 유저들이 나타난다


한편 일찍이 만레벨을 달성했으면서도 남들이 마물 사냥을 하러 다닐 때 전혀 다른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도 있었습니다. 바로 PvP 콘텐츠인 '늑대우리'를 즐기는 유저들이었는데요, 이 중에는 희귀한 외형이 특징인 PvP용 장비를 전부 갖추기까지 한 유저가 있어서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준 PvP 유저의 말에 따르면 파이널판타지14의 PvP 밸런스는 잘 맞는 편이고, 던전 입장할 때처럼 탱딜힐 역할로 자동 매칭되어 4:4 전투를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서버 오픈 초반이라 기자 역시 PvP 콘텐츠를 즐겨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미 100판 이상의 전적을 쌓고 전용 장비까지 갖춘 유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게임을 즐기는 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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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최강의 성장형 장비, "고대의 무기"를 향하다

서버 오픈 10일째가 되는 날에는 마물 사냥을 통해 기본적인 장비 파밍을 모두 마친 유저들이 궁극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고대의 무기' 퀘스트를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물 사냥으로 얻는 휘장이나 50레벨 던전 공략 보상으로 얻는 알라그 석판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장비들은 모두 아이템 레벨이 높은 상급 장비지만, 무기 교환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진행할 수 있는 '고대의 무기' 퀘스트를 통하면 최대 아이템 레벨 100에 달하는 무기를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장비가 빛을 발하는 고유의 외형 효과까지 있어서 모든 유저가 가지고 싶어 하는 장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강의 무기를 얻는 퀘스트인 만큼 그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가장 중요한 제작 재료가 만레벨 제작자를 통해서만 구할 수가 있는 것이라 제작 클래스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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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지 고대의 무기를 통해서만 빛나는 외형의 무기를 얻을 수 있다!



11일 본격적인 콘텐츠 즐기기 돌입!

서버 오픈 11일째에도 마물 사냥의 인기는 여전했습니다. 마물이 등장한 지역에는 어김없이 어디선가 수많은 유저들이 텔레포로 나타나 한 방향으로 뛰는 진풍경이 이어졌죠. 한편 예전과 달리 낚시를 즐기거나 채집을 하는 유저들이 늘어났다는 점에 눈에 띄었습니다.

물론 고대 무기의 존재가 많은 유저들에게 알려지면서 제작이나 채집의 중요성이 드러난 이유도 있겠지만, 숨겨진 명소를 찾아다니는 '탐험 수첩'이나 외형 변경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는 유저들도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레벨업이 바빴던 극초반에 비해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 이벤트형 보스 몬스터라고 볼 수 있는 '오딘'과 '베히모스'가 유저들의 손에 쓰러졌다는 것도 빼놓아선 안 되는 사건일 것 같습니다. 두 몬스터는 만레벨 유저들이 대형 파티를 이루어 공략하는 '마물'을 훨씬 상회하는 강력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벌에 성공할 경우 멋진 외형을 가진 장비 아이템과 교환이 가능한 화폐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오딘같은 경우는 등장과 함께 검은장막 숲에 그늘이 드리워지는 어마어마한 효과가 있는데요, 이를 보고 해당 지역 내의 대부분 유저들이 달려들어 오딘을 쓰러뜨리려고 했으나 체력을 약 2% 정도 남겨두고 엄청난 범위의 필살기에 모두 전멸해버린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다음 등장 때는 만레벨 유저 비율이 올라가 있어서 결국 쓰러지고 말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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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르다스 중앙고지에 나타나는 베히모스

▲ 멋드러진 모습의 오딘. 토벌에 성공해 얻은 아이템 교환으로 오딘 장비를 얻을 수 있다



13일 영상 스킵 논란

13일째에는 공식 홈페이지와 커뮤니티 사이트 자유게시판 등지에서 '영상 스킵'에 대한 유저들 간의 논쟁이 불거졌습니다. 던전이나 레이드 등에 입장하면 고유의 컷씬이 등장하는데요, 경우에 따라서는 영상이 길거나 던전 진행 도중에 간헐적으로 재생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한 유저가 영상을 모두 챙겨보면 다른 파티원들은 그동안 가만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파티 플레이에서 영상 감상하는 유저를 배려해줘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초행인 던전이어서 영상을 보고 싶더라도 파티원들의 불편을 감안하여 영상을 스킵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의견 대립이 분분했습니다.

한편 파판14의 국내 서비스를 맡고 있는 아이덴티티 모바일은 던전 컷씬 감상을 장려하는 입장입니다. 사전 오픈 테스트를 앞두고 진행했던 레터라이브 1화에서 초보 유저들이 영상을 감상하더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달라는 주문을 한 적이 있죠.



15일 제작의 시대가 열리다

15일째에는 만레벨 유저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고대의 무기 제작을 위한 재료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작 클래스를 육성하는 유저들이 제작 레벨업에 쓰이는 재료 아이템들을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재료 공급을 위한 채집 클래스 육성 움직임도 일었습니다.

지금까지 전투 클래스 레벨업과 장비 파밍에만 열중하던 유저들도 '고대의 무기'라는 요소 때문에 생활형 콘텐츠에도 눈을 돌리게 된 셈이죠. 더군다나 마테리아 장착을 통한 장비 강화에도 제작 클래스가 필수적이므로 앞으로 제작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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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기본 채집 아이템인 샤드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기도 했다



현재 9월 1일 상용화를 앞두다

지금까지 사전 오픈 테스트 이후 약 보름 동안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초기에는 대부분 유저가 레벨업에 매진하면서 타 RPG와 다르지 않은 풍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최초 만레벨 유저가 어부 클래스에서 등장하면서 꼭 사냥만 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또한 독특한 점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만레벨 유저들이 늘어났음에도 여전히 저레벨 지역과 주요 도시는 유저들이 북적거린다는 점입니다. 이는 지속적으로 신규 유저들이 유입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만레벨 이후 퀘스트나 마물 사냥 동선이 저레벨과 고레벨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고루 분포되어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 돌발 임무 덕분에 저레벨과 고레벨 유저들이 계속 마주치게 된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저레벨 지역에는 사람이 없어지고, 일부 고레벨 지역에만 유저들이 모이게 되는 기존의 RPG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어딜가든 다른 유저를 마주치게 되고, '무작위 던전' 때문에 초심자와 베테랑 유저가 같은 던전을 공략하게 되죠.

현재는 게임을 가볍게 즐기던 유저들도 대부분 만레벨에 근접해서, 상위 레이드나 채집, 제작같은 후반 콘텐츠로 유입되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편 9월 1일에는 드디어 오픈 베타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인 상용화가 시작될 예정인데요, 이에 맞추어 사전 결제 이벤트를 진행해 기세 굳히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오랜만의 정액제 게임이다보니 매달 결제를 해야 한다는 부분을 유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죠.

이에 대해 아이덴티티 모바일은 8월 26일 진행된 '레터라이브 3화'에서 상용화와 함께 일주일 동안 20레벨까지 무료로 게임을 즐겨볼 수 있는 신규 유저 시스템과 함께 친구 초대, 네이버 채널링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과연 파이널판타지14가 국내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결전의 9월을 기다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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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이후에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