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SKT T1과 kt 롤스터(이하 kt)간의 맞대결로 펼쳐진 결승전을 끝으로, 2015 롤챔스 섬머의 모든 일정이 종료되었다. 10팀 체제로 바뀌며 빠른 템포의 경기 일정을 소화해 내야 했기에 기존 선수들 입장에선 힘든 시즌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많았기에 뉴 페이스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넓은 기회의 장이었다. 또한, 꿈의 무대인 LoL 월드 챔피언십과도 큰 연관이 있는 시즌이었기에, 선수들은 그야말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치열하다'는 말 한 마디로는 부족한 시즌이었다. 단 1승을 하기위해 미칠 듯이 노력하고 땀흘리는 팀이 있는가 하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최강의 자리에 군림하고있는 팀도 있었다. 또 그 최강자를 끌어내리기 위해 날을 갈고있는 팀들의 뜨거운 경쟁이 펼쳐지기도 한 이번 롤챔스 섬머. 여름에 걸맞는 뜨거운 팬들의 응원과 화끈한 명경기들이 있었기에 이번 시즌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인벤팀에서는 이렇듯 뜨거운 열기의 2015 롤챔스 섬머 시즌을 팀별로 결산하여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홉 번째 주인공은 kt다.

▲ 'kt 극장'의 주인공, kt 롤스터!



■ 롤러코스터와 같은 행보의 kt, 2015년의 여름은 과연?

2014년의 여름은 LoL 프로게임단, kt에게 있어 가장 빛났던 시즌이었다. 사실, kt는 강팀이라는 평가를 들어왔지만,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진 못 했다. 이전까진 '분명 강한데, 우승까지 가기엔 모자란 팀'이 바로 kt였다. 그러나 2014 섬머 시즌의 kt는,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모조리 제압하고 롤챔스 왕좌에 올랐다.

경기 내용도 엄청났다. kt는 8강부터 모든 경기를 블라인드 픽까지 끌고 갔다. 그리고는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다. 그렇게 만들어낸 우승이었기에, 팬들은 역대 가장 드라마틱한 우승을 일궈낸 팀으로 2014년의 kt를 뽑곤 한다. 그들은 마치 소년 만화의 주인공들 같았다.

▲소년 만화 주인공 같은 팀, 2014년 여름의 kt (영상 출처: 온게임넷)


최고의 여름을 보낸 kt. 이 기세라면, 2015년 역시 kt의 해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2015년까지 좋았던 기세를 이어 나가지 못했다. 리그 개편을 비롯한 여러 변화로 주축 멤버를 잃어버린 kt는, 전혀 다른 팀이 되었다. 물론 안좋은 쪽으로의 이야기다.

직전 시즌 챔피언인 kt는, 스프링 시즌에서는 승강전만을 겨우 면한 것에 그친다. 우승 경쟁을 해도 모자란 디펜딩 챔피언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kt가 드라마틱한 승부를 써내려가는 것이 특기라지만, 이것도 어느정도 기본을 할 경우의 이야기다. 냉정히 말해, 2015년 스프링 시즌의 kt는 실망 그 자체였다.

▲ kt의 봄은 실망 그 자체였다.


섬머 시즌 우승, 그러나 스프링 시즌 5위. 롤러코스터 한 번 제대로 탄 kt. 그들을 강팀으로 생각하는 팬들은 많지 않았다. 스프링 시즌 막판, 연이어 승리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는 했으나, 시즌 초반의 경기력이 워낙 실망스러웠기에 차기 시즌에도 큰 기대를 갖기 힘들었다.

kt에겐 대반전이 필요했다. 그렇게 맞이한 2015 섬머 시즌. 그리고 그들은 그 반전을 만들어 낸다. 최고로 드라마틱하게 말이다.

▲ kt, 드라마 한 편 쓰러 출격!


■ kt, 드라마를 쓰기엔 부족하다?

kt의 섬머 시즌 목표는 딱 하나, 바로 우승이었다. 그들의 최종 목표는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 스프링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기에, 서킷 포인트로 롤드컵에 진출하긴 어려웠다. 따라서 그들은 롤드컵 직행을 위해 섬머 시즌 우승이 꼭 필요했다.

섬머 시즌 1라운드의 kt는 나쁘지 않았다. 그들은 약팀을 상대로 챙겨야 할 승점은 챙겼다. 그러나 강팀을 상대로는 영 힘을 쓰지 못했다. 승점으로 볼 때 분명 나쁘지 않았지만, 우승이 반드시 필요한 kt에겐 결코 좋은 이야기가 아니었다. 우승을 하기 위해선 단순 승패를 넘어 압도적인 경기력이 필요했는데, kt는 그저 약팀을 상대로 승점을 챙기기에 급급했다.

▲ 강팀을 잡아낼만한 경기력이, kt에겐 없었다 (영상 출처: OGN)


kt에겐 전반적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맛이 부족했다. 팀의 에이스, '썸데이' 김찬호가 분전했으나, 어디까지나 '분전'이었다. 팀 전체의 기량이 강팀을 상대로 승점을 따내기엔 모자랐다. 상대는 kt의 에이스인 썸데이를 집중 견제했고, 썸데이가 그 견제를 뚫어내지 못하면 어려운 경기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kt의 1라운드 최종 스코어는 5승 4패, 6위였다. 우승? 이 페이스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굳이 반을 가르자면 kt의 성적은 1위보다는 10위에 가까웠고, 현실적인 목표 역시 우승보다는 포스트 시즌 진출로 보였다. kt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뭔가 획기적인 반전이 필요했다.

▲ 그들에겐 현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획기적인 무언가가 필요했다.



■ kt의 반전 극장, 올해도 정상 영업!

kt의 입장에서, 2015년 여름의 출발은 분명 좋지 않았다. 우승은 언감생신이고, 이젠 포스트 시즌 진출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그들에겐 반전이 필요했다.

그렇게 맞이한 2라운드. kt가 칼을 뽑아 든다. 직접적인 멤버의 변화가 있었다. kt는 전 SKT T1 소속의 서포터, '피카부' 이종범을 영입했다. 피카부는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오지 못했을 뿐,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서포터 중 하나라고 평가받아온 선수다. SKT T1이 부진할 때 마다, SKT T1 팬들은 가장 먼저 피카부의 공석을 떠올릴 정도로 말이다.

▲ 피카부의 영입으로 반전을 노리는 kt


피카부 영입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피카부가 합류한 2라운드의 kt는, 1라운드와는 딴판이었다. 피카부의 플레이는 봇 라인을 넘어 kt 전체 선수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스코어' 고동빈과 함께 초반부터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피카부의 가세로 탄력을 받은 kt는 승승장구한다. 1라운드에서 상대적인 약팀을 상대로 당연히 가져와야 할 승점만을 가져왔다면, 이젠 가져오기 힘들 것 같은 승점들도 따내기 시작했다. 많은 팬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대 쿠전에서 나온 '수능 만점' 코그모는, kt의 기세를 가장 잘 설명하는 경기였다. kt라는 팀에 새겨진 '드라마틱'이라는 DNA가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 전설의 '수능만점 코그모' kt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경기였다. (영상 출처: OGN)

kt는 기세는 매서웠다. kt가 2라운드에 기록한 성적은 8승 1패. 롤챔스 최강팀 SKT T1을 제외한 모든 팀을 상대로 승리를 따냈다. 그 결과, kt는 1라운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규 시즌 전체 순위 2위로 플레이오프에 안착하는 것에 성공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kt. 결승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상대는 KOO 타이거즈(이하 쿠)였다. kt로서는 반드시 쓰러트려야 하는 상대. 그러나 그것은 쿠도 마찬가지였다. 쿠 역시 스프링 시즌에 못이룬 롤챔스 우승과 롤드컵 자력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그렇게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두 팀이 맞붙었다. 경기는 치열했다. 승부는 5세트, 블라인드 모드까지 이어졌다. kt의 입장에선 바라던 바였다. 그들은 전통적으로 블라인드 모드에 강했다. 한마디로 '극적인 승부'에 강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것은 마찬가지였고, 그들은 접전끝에 강적 쿠를 잡아내고 결승에 진출했다. 참으로 kt다운, 드라마틱한 승부였다. 올여름도 꿀잼으로 가득한 'kt 극장'은 대흥행이었다.

▲ kt 극장, 올여름도 대흥행! (영상 출처: OGN)



■ '유쾌한' 반전 드라마 주인공의 시작은 원래 불행해. 그러나 끝은 해피 엔딩이지!

결승까지 가는 과정은 참으로 kt다웠다. '꿀잼' 경기의 중심엔 kt가 있었고, 그들이 항상 주연이었다. 항상 여름만 되면 최고의 드라마를 선사했던 kt는, 이번 여름에도 최고의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과정'에서의 이야기일 뿐, kt의 섬머 시즌 마무리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들은 SKT T1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지 못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서 끝난다면, 그건 반전물이 아닌 단순한 신파극이다. 하지만 이곳이 kt 드라마의 완결은 아니다. 아직 반전의 해피엔딩을 보여주기 위한 필름이 남아있다.

그들이 섬머 시즌 2라운드에 보여준 반전은, 극으로 따지면 전개에 불과했다. 진짜 묵직한 한방의 반전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2015년 여름의 대미를 장식할 초특급 충격 반전물은 결과는 어떻게 마무리될까? 롤드컵 선발전의 가장 유리한 위치에 올라있는 kt기에, 현재로써는 이 결과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해피 엔딩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kt 극장!


■ kt 롤스터, 섬머 시즌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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