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5 선발전에서 나진 e엠파이어와 진에어 그린윙스가 롤드컵에 진출하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벌인다.

진에어 그린윙스. 2시즌 만에 명백한 상위권 팀으로 자리 잡은 강팀 중 하나다. 스프링 시즌 1라운드 강팀들을 연이어 잡아내며 강팀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약 팀에게 승리를, 강팀에게는 패배를 선물해 '의적'이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얻었다. 진에어 그린윙스의 스프링 정규 시즌 성적은 4위. 중간의 순위지만 시즌 막바지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1라운드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팬들의 우려와 함께 시작된 섬머 시즌. 진에어 그린윙스는 다시 한 번 날개를 펼쳤다. 노련한 '캡틴잭' 강형우와 그의 단짝 '체이' 최선호가 진에어 그린윙스의 운영에 기름칠했다. '스위트' 이은택과 '파일럿' 나우형의 조합은 강형우-최선호 조합보다 라인전 스노우 볼을 굴리는 데 특화돼 진에어 그린윙스를 상대하는 팀들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갱맘' 이창석은 조금 불안했지만, 야스오, 트위스티드 페이트, 빅토르 등 무난한 챔피언과 운영에 특화된 챔피언, 특정 조합의 카운터로 꺼내 든 카드까지 다양한 챔피언 폭을 자랑했다. '트레이스' 여창동은 항상 1인분 이상 해주는 든든한 탑 라이너다. '윙드' 박태진과 '쿠잔' 이성혁도 시즌 막바지 좋은 모습을 보여 팬들을 기대하게 하였다.

진에어 그린윙스 대부분의 선수가 실력을 발휘했지만, 그중에서도 빛난 것은 '체이서' 이상현이었다. 리그 최정상의 육식형 정글러로 모든 라인을 풀어줘 '벵기' 배성웅을 능가한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1라운드 성적은 6승 3패로 쿠 타이거즈와 공동 2위에 올랐다. 흐름이 좋았다. 이번 시즌은 뭔가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문제는 시즌 후반에 발생했다. 진에어 그린윙스의 날개는 난기류를 만난 것처럼 흔들렸다. 2라운드 초반 강팀들을 만나자 무력한 패배를 연달아 겪었다. 4전 1승 3패. 하지만 SKT T1, kt 롤스터, CJ 엔투스 모두 상위권 팀이기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경쟁자인 나진 e엠파이어에게는 승리를 거둬 포스트시즌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어진 경기 롱주 IM과 삼성 갤럭시를 잡아낸 진에어 그린윙스가 나진 e엠파이어에게 1승을 앞서고 있는 상황. 경기력은 불안한 면이 있었으나 결과는 좋았다. 이때 곪아 왔던 상처가 터져버렸다. 스베누 소닉붐의 첫 승 제물로 진에어 그린윙스가 제단 위로 올라갔다. 충격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다음 경기에서 레블즈 아나키의 승강전 탈출의 희생양이 되었다.

현실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거품이 되며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 좌절에 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슬퍼할 시간도 없었다. 아직 좌절에 빠지기엔 롤드컵 선발전이라는 절호의 기회가 남았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진에어 그린윙스는 이미 쓴맛은 충분히 봤다.

롤드컵 선발전에서 다시 날개를 활짝 편다면, 그동안의 시련은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롤드컵으로 가는 첫 길목에서 만난 상대는 나진 e엠파이어. 정규 시즌에서 2차례 만나 모두 이긴 상대다. 진에어 그린윙스, 모두가 결승전이란 축제를 즐길 때 이를 악물고 끌어 올린 실력을 보이길 기대한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5 한국 대표 선발전 일정

9월 2일 오후 6시 - 진에어 그린윙스 vs 나진 e엠파이어 ( 5판 3선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