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유저들이 자동 척결 릴레이를 벌이고 있어 화제다. 현재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게시판에서 자동 박멸, 자동 척결을 외치며, 자동 캐릭터가 다수 노출된 스크린 샷을 지속해서 올리는 등 개개인의 불만을 다수 표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24일, 오크 서버의 '꼬마딜러'라는 유저가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게시판에 올린 글을 시작으로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글의 내용 및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당시 오크 서버에서 자동 캐릭터를 운영하는 사무실 간 다툼이 벌어졌다며, 요정 캐릭터가 다수 밀집된 모습의 스크린 샷을 공개했다. 해당 스크린 샷에서는 남자 요정 캐릭터 다수가 길을 막고 있는 모습과 길이 막혀 다른 캐릭터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자동 캐릭터 때문에 사냥터에서 겪었던 불편이 더 시각적으로 두드러지게 노출되면서 유저들의 분노는 더 격해졌다. 다른 서버 유저들 역시 많은 공감을 나타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오크 서버 유저들은 '사무실 간 다툼'이라 표현하였고, '아데나를 현금화했을 때 시세가 가장 높은 서버라 자동 사무실 간 이권 다툼을 벌이는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 8월 24일. '꼬마딜러'가 공개한 오크 서버 숨겨진 계곡의 모습.
서쪽 입구와 물약 상인을 이용할 수 없게끔 수십 명의 캐릭터가 입구를 막고 있다.


이 게시물과 스크린 샷은 급속도로 유저들 사이에 퍼져나갔고, 그동안 자동 캐릭터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여러 유저들이 게시물을 추천하거나 의견을 남기는 등의 공감 의사를 다수 표현했다.

자동 캐릭터는 사냥터의 몬스터 개체 수를 줄이고, 불법으로 획득한 아이템과 아데나를 현금화하는 등 일반적인 문제점과 함께 마을에서 대기 중인 자동 캐릭터조차 NPC 이용에 방해된다고 지적하는 유저도 있었다.

이에 여러 몬스터를 마을 안까지 몰고와 세이프 존에서 대기 중인 자동 캐릭터를 몰살시켰다고 주장하는 유저도 등장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자동 캐릭터에 대한 유저들의 격분이 계속되었다.

▲ 대부분 'Xiaoakfefa' 같은 무작위 영문 닉네임을 쓰고 있는 자동 캐릭터.

▲ 글루딘 마을에서 잠수 중인 캐릭터가 몬스터에게 학살당하는 모습.


몇몇 유저는 PvP 패널티에 대한 부분을 완화하여 부담 없는 PvP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저레벨 캐릭터는 무차별 PK에 피해를 받을 수 있겠으나, 대체로 큰 패널티 없이 PvP가 이루어진다면, 자동 캐릭터는 일반 유저들 손에 정리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Non-PvP 서버 유저는 자동 캐릭터가 많은 사냥터를 컴뱃 존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용의 계곡 던전은 사망 및 공격 패널티가 없는 컴뱃 존이라 유저 간 PK보다 자동 척결을 위해 단합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대부분 '자동 캐릭터로 인해 유저들이 받는 피해가 매우 크다.'며 정기적인 디텍션 캠페인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관련하여 지금까지도 공식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과 이미지 게시판을 통해 자동 캐릭터에 대한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속해서 피력하고 있다.

현 시각까지도 공식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과 이미지 게시판에서는 자동 척결을 외치며 관련 내용의 글과 스크린 샷을 올리는 릴레이 캠페인이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자동 캐릭터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은 많았으나, 이번 사건처럼 여러 유저가 오랜 기간 참여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조우 서버의 어느 유저는 '캐시 아이템은 얼마든지 지를 수 있다. 하지만 자동 캐릭터 때문에 게임을 즐길 수 없으니 지를 이유가 없다.'는 웃지 못할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 몇몇 유저들은 1인 디텍션이라는 호칭과 함께 자동 캐릭터만 공격한다고…


게임사가 자동 캐릭터를 무조건 방관만 했던 것은 아니다. 주기적으로 수천, 수만개 캐릭터를 영구 제명하는 디텍션 캠페인을 했다. 디텍션 캠페인은 유저들이 만족할 수준으로 조치하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캠페인은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을 위한 게임사의 노력 등을 엿볼 수 있는 조치였고, 유저들 또한 이를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있었다.

늦어도 3~4개월마다 수만개의 계정을 조치했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올해는 그런 소식도 한 번에 그쳤다. 이러한 가운데 오크 서버의 소식까지 겹치면서 유저들의 답답함이 누적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그랑카인 시스템이 라이브 서버에 등장하면서 구 서버라 불리는 곳은 오만의 탑같은 고레벨 사냥터가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레벨 제한이 있는 전투 특화 서버의 경우, 자동 캐릭터의 레벨이 주로 40~50레벨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오크 서버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랑카인 시스템 특성상 완전한 대책이라 보기에 한계가 있는 셈이다.

▲ 작년 4월 테스트 서버에 공개된 그랑카인의 분노 디버프.
누적되면 큰 패널티가 주어지며, 해제하려면 세이프존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리니지는 올해로 16주년을 맞이한다. 아직도 온라인 게임 순위의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여러 유저가 즐기는 국민 게임이고, 과거의 향수를 느끼기 위해 복귀하는 유저들 또한 적지 않다.

자동 캐릭터에 대한 조치는 늘 풀기 어려운 문제와도 같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더 적극적인 조치나 활발한 캠페인 등 유저들의 묵은 때를 씻어낼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편, 이와 관련하여 엔씨소프트 김창현 홍보팀장은 "올해 1월 이후로 공지는 별도로 하고 있지 않지만, BOT에 대한 단속과 제재는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며, "BOT는 게임성을 해치고 선량한 유저들에게 피해를 주는 존재인 만큼 점점 더 노력의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