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에서 새로운 코너 '전설을 찾아서'를 시작합니다. 오래 전 옛날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주었던 전설적인 게임 영상들을 여러분에게 다시 보여드리고자, 묻혀있던 영상을 하나씩 발굴해내어 선보이는 코너입니다. 과거의 레전드 영상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추억에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전설이 된 도발의 선구자. '무릎' 배재민

2015년 9월 6일 서울 서초구의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트위치 테켄 크래시 시즌9' 결승전. 대회 최대의 돌풍으로 불리던 '모드나인 인디고'팀을 꺾고 '조프레시 레저렉션'이 우승을 차지했다. 4년만에 개최된 이번 대회의 우승에 있어 팀 멤버인 '나락호프' 주정중과 '샤넬' 강성호의 분투 역시 무시할 수 없지만, 주역은 역시 3연승을 따낸 팀의 맏형 '무릎', 배재민이었다.

▲[테켄크래쉬] 그랜드파이널: 모드나인 인디고 vs 조프레시 레저렉션

'철권7'에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 '샤힌'을 이용해 팀의 승리를 이끈 배재민이지만, 그의 명성은 본래 '브라이언 퓨리' 캐릭터에서 시작됐다. 닉네임인 '무릎(knee)' 역시 '철권 태그' 시절 주 캐릭터였던 '브루스'와 '브라이언' 캐릭터에 무릎 기술이 많았던 점에서 착안한 것.

탄탄한 기본기와 안정적인 플레이로 이미 인정받는 철권 플레이어 중 하나였지만, 그중에서도 '무릎' 배재민을 유명하게 만든 트레이드 마크는 단연 브라이언의 '도발' 기술을 이용한 '도발 제트 어퍼(일명 도젯)'라고 할 수 있다.

▲텍켄크래쉬 S6 무릎 '도젯' 영상

▲ 3연 도발 제트 어퍼 영상

※ '도발 제트 어퍼(도젯)'는?

- 철권 캐릭터 중 하나인 '브라이언'의 '도발'을 사용하는 기술. '도발'은 본래 상대방을 도발하는 용도의 기술로 데미지는 없으나 가드를 무시하며 16프레임의 이득 프레임을 갖는다(1프레임은 60분의 1초).

이 '16프레임'의 이득 시간을 이용해 '제트 어퍼'의 커맨드를 입력하는 것이 '도발 제트 어퍼'. 버그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 극악의 커맨드 난이도에 개발사인 남코도 인정하고 정식 기술로 남긴 바 있다.

한순간의 실수로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초고수들의 접전에서 갑자기 가드가 풀려버리는 것은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그러한 말도 안 되는 기술을 기본기처럼 사용하는 '무릎'의 공포는 가히 엄청난 것. 실제로 국내, 해외를 막론하고 '도젯'이 들어가면 관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나마 그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던 가드, 잡기 풀기도 최신작인 '철권7'에 와서는 시스템적으로 개선되었고, 사실상 '무적'의 철권 플레이어가 된 그는 국내유저는 물론, 본가인 일본의 내로라하는 초고수 유저들까지 무릎 꿇게 만들었다. (이 와중에 배우 남규리와의 단판 승 이벤트에서 패배한 것은 매번 회자되는 일화 중 하나.)

▲ 남규리(카타리나) vs (클라우디오) 무릎 배재민 이벤트 경기 영상

하지만, 철권7에 들어서며 '브라이언'보다 성능이 월등한 다른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했고, 자연스레 공식 경기에서 브라이언 캐릭터를 이용한 '도젯'을 보기는 어려워졌다.

테켄크래쉬 시즌9 우승 이후 '철권 한국 대표 선발전'에 출전 의사를 밝힌 '무릎' 배재민 선수. 비록 '도젯'은 보기 힘들게 됐지만, 곧 있을 한국팀 대표 선발전에서의 '도젯'보다 더 멋진 활약들을 기대해본다.



※'전설을 찾아서' 코너에서는 유저 여러분의 영상 제보를 적극 환영합니다. 일생에 한 번 나올 법한 게임 플레이,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게임 관련 비디오 등 '레전드' 영상을 알고 있거나 소유하고 계시다면 이메일(Sawual@inven.co.kr) 인벤 쪽지(Sawual)를 통해 제보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