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쿄게임쇼(TGS2015)의 이슈는 무엇이었을까요?
몬스터헌터 크로스? 페르소나5? 파이널판타지15? 물론 많은 대작 타이틀이 새로운 정보 및 트레일러를 공개하거나, 행사장 내에 시연대를 마련해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VR을 꼽고 싶습니다. 작년에도 VR과 관련해 전시 및 체험존이 있었지만, 올해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죠. 소니에서도 이번에 상당한 공간을 '플레이스테이션VR' 체험존으로 할애했으며, 오큘러스도 작년과는 다르게 스퀘어에닉스 부스와 맞먹는 사이즈로 참여했습니다.
소니의 경우 총 9개의 VR 타이틀을 출품했습니다. 이미 게이머들에게 잘 알려진 '섬머 레슨'을 포함해 '하츠네 미쿠VR', '삼국무쌍7 VR데모', '플레이룸VR', '파이널판타지14 온라인', '조이사운드VR', '아쿠에리온 EVOL', '사이버 단간론파VR', 'RIGS'까지 다양한 라인업으로 출전했죠.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리(Gree)는 이번에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VR게임 '사라와 독사의 왕관'을 TGS에서 최초로 시연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2인용으로 제작된 이 게임은 배를 타고 가면서 남녀 주인공이 저마다 주어지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모험을 하는 어드벤처 게임이었어요.
굵직한 게임사 외에 중소기업이나 학생들의 개발작들도 3분의 1 가량이 VR 콘텐츠였습니다. 그리고 이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걸어가면서 의식하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게 VR 기기일 정도였습니다. VR 콘텐츠로 TGS에 참가한 업체 수와 사람들의 반응 등을 결합해 보았을 때 TGS의 화두로 'VR'을 선정하고 싶습니다.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건 비단 VR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방문객들을 위한 재미난 디지털 이벤트가 있었거든요.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부스에서는 화면 뒤의 스테이지로 들어가 주변에 디지털로 구현되는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벤트가 펼쳐졌습니다.
현장에서는 갓이터와 죠죠의 기묘한 모험, 나루토, 세인트 세이야의 캐릭터와 함께, 실제로 그들과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기념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들 모두 충격적일 정도로 엄청난 포즈를 취해,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소니에서는 '라스트 가디언'의 일명 개새(?)라고 불리는 '토리코'가 등장했습니다. 한 쪽 벽면에 그래픽으로 토리코가 구현되어 있었는데요. 이게 다가 아닙니다. 벽 근처에 다가가면 토리코가 위치를 인식해 가까이 접근하거나 고개를 돌리는 식으로 반응을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토리코를 부르기 위해 손짓을 할 정도로 꽤나 리얼하게 잘 표현되었죠.
심지어는 게임 속의 캐릭터가 현실 속에 등장해,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며 느꼈던 설렘을 더욱 현실감 있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로망스 부스에서는 여성향 게임 속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2명을 커텐 뒤에 가리는데요. 이벤트 참여자가 한 사람을 지목하면 그 쪽 커튼이 올라가면서 남자가 등장, 게임에서와 같은 대사와 행동을 참여자에게 합니다. 그야말로 정말 가상현실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농담입니다)
이처럼 TGS2015에서는 VR은 물론 디지털 체험을 할 수 있는 부스나 체험존이 눈에 띄었습니다. 게임을 통해 현실과 가상현실을 오가며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장치 및 공간이 다수 있었고, 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은 많지 않았죠. 행사장 분위기로만 보아서는 VR기기가 대중화되는 시기가 그리 먼 미래는 아닐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