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부터 6일까지 2일간 진행하는 'MAX Summit 2015 in Seoul 맥스 서밋(이하 맥스 서밋)'의 둘째 날 Stage X에서 진행된 세션은 케이큐브벤처의 신민균 상무, 네시삼십삼분의 박영호 투자이사, 한국모바일게임협회의 황성익 회장, 캡스톤파트너스의 정상엽 팀장, 그리고 사회자로 경희대학교의 유창석 교수가 참가해 '한국 게임산업 위기 진단 : 투자자의 관점'이라는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업계의 양극화는 당연한 현상! 하지만 리더십의 부재가 아쉽다

▲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황성익 회장은 게임 업계의 위기와 업체 간의 양극화와 이에 따른 스타트업의 급감하는 현실에 대해서 현실적인 쓴소리를 냈다.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 등의 다양성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왜 이런 독특한 게임이 안 나오느냐 하면, 소위 투자자나 퍼블리셔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선 기존에 인기 있던 장르를 답습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독특한 장르의 게임은 아예 투자를 안 해줘요. 기업이 안 되면 정부 지원사업을 찾아가는데 거기서도 인기 있는 장르만 찾습니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 기존의 게임을 답습할 수밖에 없습니다."

황성익 회장은 이런 현실에 대해서 어찌 보면 사회의 당연한 현상이란 것과 그보다도 중요한 건 리더십의 부재라고 말했다.

대기업이라고 불리는 회사들이 장사한다는 사업 마인드에서 벗어나, 독특하고 콘텐츠의 강점이 있는 게임 개발사에 투자해서 다양한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개발사가 장사하듯이 퍼블리싱만 하는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게임 산업 침체 요인? 내부적으로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 케이큐브벤처 신민균 상무

신민균 상무는 게임 업계의 위기론에 관련해서 정부의 규제가 게임 산업에 끼친 영향에 대한 의견과 그 외의 침체 요인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게임 산업 내부적으로 도전정신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이랄까요? 게임도 기술 분야다 보니 새로운 엔진이나 새로운 시도 같은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자면 얼마 전에 MS가 하복을 인수했잖아요?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앞으로 MS가 하복에 지원을 강화할 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주변의 개발자에게 하복에 관해서 물어보니 큰 관심이 없더라구요. 언리얼이나 유니티 같이 이전부터 쓰던 엔진만 쓰는데, 과거의 도전정신이 없어지고 안주하려고 하는 부분이 오히려 업계 자신을 스스로 악순환으로 몰아가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는 한편, 중국 자본의 잠식에 대해서는 "중국이 국내 게임사에 투자한다는 건 그만큼 매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호의적인 평가와 함께 "반면, 바로 옆에서 함께하는 국내 기업들은 반대로 중국 게임에만 관심을 갖는 것에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같은 장르론 대기업 이길 수 없어, 다양한 도전을 해야 한다

▲ 네시삼십삼분 박영호 투자이사

박영호 투자이사도 결국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들이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독창적인 콘텐츠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게임과 대기업이 성공하는 게임을 보면 장르가 다릅니다. 왜냐하면, 결국 똑같은 장르의 게임을 만든다고 하면 IP나 얼마나 많은 게임이 성공할지에 대한 싸움인데 스타트업이 IP나 마케팅 부분에서 대기업을 이길 순 없죠. 그런데 요즘은 대기업이 자체 개발을 하질 않죠. 이런 부분에서 스타트업이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빠르게 도입하고 개발하면서 도전하면 대기업과도 승산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박영호 투자이사는 스타트업이나 대기업들이 똑같은 게임만 만드는 데에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구글과 애플에서 각각 수수료를 떼가고, 카카오나 네이버를 통해 또 수수료가 떼이기 때문에 매출을 내기가 힘드니, 이런 특성상 개발 기간은 짧아질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마케팅의 영향력이 비대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아쉬워했다.


중국 자본 침식 우려? 전쟁터에서 누구 총알이냐는 의미 없어

▲ 캡스톤파트너스 정상엽 팀장

중국 기업의 국내 진출 및 자본 침식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업계 밖에서 보는 우려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대담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정상엽 팀장은 업계 밖의 우려는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투자를 중국발 자본 침식이라고 하면서 우려 섞인 시선이 있는데, 창업하거나 사업을 하면 거긴 전쟁터가 됩니다. 그 전쟁터에서 총알은 투자금이죠. 거기서 총알이 누구 거냐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총알이 없으면 죽는 상황이니까요. 이런 걸 따지는 건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거로 보고 있습니다.

전 오히려 지금보다도, 해외 투자자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순간이 바로 진짜 위기라고 여깁니다. 실제로 지금도 중국에 퍼블리싱된 게임들이 있는데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얼마나 더 투자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야 하지 중국 자본인지 국내 자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정상엽 팀장이 밝힌 중국 자본 침식은 게임 업계에는 오히려 기회라고 언급했다. 국내 기업과 투자자들이 반대로 중국 게임들을 퍼블리싱하는데 집중하는 지금에서는 중국 투자자의 도움이 더욱 필요하단 것이었다.

한편,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국내의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함께 협업하는 길을 제시하며, 국내 기업들이 고민을 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