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5가 길었던 1년 간의 대장정 끝에 SKT의 최종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정규 시즌 경기 총 112회, 포스트 시즌까지 합하면 127회의 경기가 펼쳐진 만큼 선수들, 그리고 팀은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누군가는 다승왕을 기록했고, 또 다른 선수가 최고 승률을 올리는가 하면 에이스 결정전에서 가장 크게 활약한 선수도 있었다.

1년 간 선수들이 남긴 발자취는 어떨까? 숫자를 통해 그들이 남긴 기록들을 알아보자.


■ 3, 5


3과 5. 바로 한 선수가 거둔 에이스 결정전 최다 승수인 3승과 최다 패배인 5패를 뜻한다. 이번프로리그에서는 특정 선수에게 에이스 결정전 출전이 집중되기보다는 나름대로 고른 출전 분포를 보였다. 최다 승수인 3승을 거둔 사람은 바로 황강호(MVP)와 조성주(진에어), 이병렬(진에어)이다. 황강호는 3승 1패, 조성주는 3승 2패의 성적을 거두면서 2015 시즌 에이스 결정전 최다 승수를 기록했다. 특히 이병렬은 3전 전승으로 에이스 결정전 승리의 아이콘이 됐으며, 통합 플레이오프에서 CJ의 김준호를 상대로 맹독충 폭탄드랍이라는 희대의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승리가 있으면 패배도 있는 법. 한 선수가 시즌 내 에이스 결정전에서 기록한 최대 패배 횟수는 5패다. 프로리그에서 만큼은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강민수(삼성)가 5패를 기록한 주인공이 되겠다. 개인리그나 해외리그에서는 준수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송병구 플레잉코치는 꾸준히 강민수를 출전시켰지만 그 때마다 패배, 결국 1승 5패를 거두면서 '또 속냐'란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강민수 말고도 5패를 기록한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주성욱(kt)이다. 다승왕에 빛나는 주성욱이지만 에이스 결정전에서 kt는 항상 주성욱만 낸다는 점을 노린 타 팀들의 저격에 계속 무너지면서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 12


프로리그 우승 팀 SKT가 3라운드까지 쓰였던 맵 조난지에서 거둔 승수다. 단순히 12승을 거둔 게 아니라 12전 전승이다. 특히 어윤수는 조난지에 6번 출전해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조난지라는 맵 별명을 '어난지'로 바꾸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조난지라는 맵이 저그에게 힘을 많이 실어주는 맵이었던 만큼 어윤수, 박령우 등 강력한 저그 카드를 보유한 SKT가 이 점을 잘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조난지에서 12번의 전투를 펼치는 동안 6번이나 출전한 어윤수는 그만큼 팀의 기대에 부응했고 프로리그에서 SKT를 이끈 가장 큰 힘 중 하나였다. 어윤수는 이번 통합 결승전에서도 양희수(진에어)를 가볍게 제압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고, 한이 맺혔던 우승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도 했다.


■ 26


2015 프로리그 우승 팀인 SKT가 우승을 위해 상대 팀을 무너뜨린 횟수다. SKT는 총 전적 26승 7패, 79%라는 무시무시한 승률로 프로리그 1, 3, 4라운드 우승에 이어 통합 우승까지 차지하며 2015년을 독식했다. 통합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네 팀 중 SKT는 전적 수가 가장 적다. 결승 직행을 많이 했기에 그만큼 경기 횟수가 적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CJ가 34전, kt가 36전, 진에어는 무려 41전을 치르는 동안 33번의 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SKT는 통합 준플레이오프에서 진에어의 연습을 도와주면서 자신들에게 있어 가장 큰 위협인 kt를 처리하게 했고, 결승까지 올라온 진에어를 무너뜨리면서 이이제이 전략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감히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인 SKT가 2016 시즌에서도 그 강함을 유지할지 지켜보자.


■ 66


프로리그 통합 승률 1위를 달성한 김유진(진에어)의 승률이다. 김유진은 1라운드에서 4승 5패를 하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출발을 했지만 이후 이어지는 라운드에서는 본래의 '빅가이'로 돌아오며 출전할 때마다 승리를 챙겼다. 특히 김유진은 프로리그 통합 포스트 시즌에서 승리를 쓸어담았다. kt를 상대로 침몰 직전이던 팀을 구원하기 위해 나서 역올킬을 해냈고, CJ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유일하게 멀티킬을 성공시켰다.

라운드 포스트 시즌과 통합 포스트 시즌 전적까지 포함할 경우 김유진의 성적은 31승 16패로 다승, 승률 모두 1위이다. 2위가 28승 15패, 정규 시즌 21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한 주성욱이란 점을 보면 김유진이 포스트 시즌에서 얼마나 엄청난 힘을 발휘했는지 알 수 있다.

비록 결승전에서는 이신형(SKT)에게 패배하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는 못했지만, 2015 시즌에 보여준 저력만으로도 김유진의 가치는 이미 여러 번 입증이 되고도 남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