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문화재단과 디지털스토리텔링학회는 오늘(21일) 이화여자대학교 ECC 이삼봉 홀에서 ‘2015 게임 사전 포럼’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2016년 출간 예정인 ‘게임사전’이 집필 과정을 공개하고,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다.

‘게임사전’ 제작에는 게임 연구자, 게임 포털 및 인벤 게시판 이용자, 게임 개발 현장 인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들이 참여했다. 또한, 개발자와 이용자, 창작자와 소비자, 엔터테인먼트와 예술, 이론과 실제 등을 망라할 수 있는 키워드 추출 및 분석 기법이 적용되어 게임에 대한 대중적 이해도 증진은 물론 학문 연구의 공공적 지식 기반 또한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사전은 2016년 6월 출간될 예정이다.



■ 이어령 명예 교수 - "사전은 계몽이다."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 교수

행사는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기조강연으로 시작했다. 그는 "닌텐도나 MS가 자사의 상품을 팔기 위해 게임 관련 정보를 정리한 적은 있었으나, 용어를 정리한 사전은 지금까지 없었다."며 운을 띄었다.

이어 오늘날 게임이 사회악으로 치부되는 이유는 잘못된 정보가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게임이 청소년 문제나 범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으며 한번 인식된 정보는 잘 안바뀌기 때문에 게임 관련 이미지가 좋지 못하게 굳어졌다는 것. '게임사전'은 이러한 인식에 기반, 팩트를 해석해 게임이 단순한 사회현상이 아닌 21세기 문명 그 자체라는 가정을 세우고 편찬을 시작했다.

이어령 교수는 '사전은 힘'이라고 정의했다. 용어를 해석하는 것은 지식을 공유하는 키워드이자 동시대와 미래를 살아갈 사람에게 문화 유전자를 전승하는 도구라는 설명이다. 마치 볼테르가 계몽기에 대중을 위한 백과사전을 만든 것 처럼 게임사전이 어둠에서 빛으로 인도하는(Enlightment, 계몽) 도구가 되어 게임시대의 계몽기를 열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인간의 모든 문화는 '자연법'과 '사회적 법규'와 인간이 스스로 꾸며낸 '게임의 법칙'에 산다. 즉 게임은 인류가 생기면서부터 존재하고 있던 요소"라며 "축구를 관전하려면 용어를 알아야 하듯 게임 시장과 문화를 알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용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전이다."라며 '게임사전'의 의의를 설명했다.



■ 이재홍 교수 - "게임의 인식전환과 산업으로서 재도약할 수 있는 상징적 작업"

▲ 이재홍 숭실대 교수

이어 강단에 오른 이재홍 숭실대 교수는 ‘현대 게임 산업의 현 단계와 게임사전’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이재홍 교수는 대한민국에서의 게임이 위기를 맞는 이유를 단순히 게임을 '산업'으로만 치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녀가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기를 원하는 학부모의 표를 얻기 위한 정치권, 좋은 게임을 만들려고 하지 않은 업계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게임은 폭력성, 사행성, 선정성, 중독성이라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게임이 예술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고 하급문화가 되는 이유다."라고 말하며 게임의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역기능적 요소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 산업의 총괄현황과 국내 게임 시장 규모를 전망했다. 이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16년, 97,467억 원으로 0.2% 성장에 그칠것이며 외산 게임들이 국산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는 위기 상항이라 말했다.

▲ 게임산업의 추락을 속담으로 풀었다.

이재홍 교수는 “게임의 다양성 시대는 도래할 것이다. 클라우딩과 VR 등 신기술은 게임과 융합하기 시작했다."며 "온라인, 모바일을 떠난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 장담하고 있다"며 기존과는 다른 게임화 시대가 열릴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게임사전은 게임이 고급 예술산업으로서의 대중적 인식 전환 가능과 산업적 위기로부터 재도약할 수 있는 상징적 작업이며 학문적 성장 발판 마련이 됐다."라 밝히며 게임사전을 평가했다.



■ 이재성 전무 - "사전은 게임 지식을 체계적으로 담아낸 정수 "

▲ 이재성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전무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재성 전무는 본격적으로 게임 사전의 의의와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축구와 야구를 빗대 용어를 아는 것이 해당 종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지금껏 개별 어휘에 대한 용어 설명은 있었지만, 체계적인 '게임사전'은 없었음을 언급, 게임사전 편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재성 전무는 "대중성과 예술성, 상업적 가치와 학문적 가치를 아우르는 게임에 대해 게임에 대한 대중적 이해도를 높이고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근거이자 공공의 지식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게임사전이 필요했다"며 게임사전을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게임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담아낸 정수로 평가했다.

또한, 게임사전을 두고 개발자와 이용자, 창작자와 소비자, 엔터테인먼트와 예술 이론과 실제를 망라한 것이라며 가치를 부여하기도 했다. 게임사전은 온라인 게임 상용화 20주년인 2016년 6월에 출간된다.



■ 이인화 교수 - "게임 사용자들의 의식을 연구하고 보전하는 표제어 선정"

▲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

'게임사전 제작 과정 보고'를 발표한 이인화 교수는 "사전은 표면적으로 중립성과 객관성을 표방하면서 내면적으로 표제어의 선택과 배제, 정의정보의 배열과 편집을 통해 편찬 주제의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사전의 정치경제학적 위치를 설명했다. 게임 언어는 이 과정에서 사전 표제어에 선택되지 못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적 지위 체계에 따라 게임의 사회적, 문화적 평가는 낮아졌고 이는 게임 산업의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시작한 작업이 바로 게임사전이다.

이인화 교수는 사전에 수록되는 표제어를 선정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표제어 선정 작업을 진행한 스토리텔링 R&D센터는 우선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 NHN의 사내 위키 데이터를 활용해, 프로그래밍과 기획 디자인영역에서 산업 개발 운영의 관련 용어 900 표제어를 선정했다.

그리고 게임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높이고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공공의 지식 구축을 위해 편찬된 사전의 의의에 맞게 게임 사용자들이 직접 사용하는 단어를 모았다. 단어를 수집한 곳은 '인벤'의 게시판 데이터였다. 디지털스토리텔링 R&D센터는 인벤 게시판에서 게임의 룰에 따라 목표를 성취하려고 노력하는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게임플레이 관련 용어 900 표제어를 선정했다.

마지막으로 센터는 학회가 선정한 게임학(Ludology) 필독서 130종의 데이터를 활용, 게임 연구, 게임학 이론에서 정리되고 광고, 홍보, 마케팅, 사물인터넷 등 사회의 각 분야와 융합되고 있는 게임 문화 용어 900 표제어를 선정했다.







▲ 게임사전 예시(1)

▲ 게임사전 예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