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 이서행이 살아야 쿠 타이거즈가 산다.

10월 25일 벨기에 브뤼셀 엑스포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5 준결승전에서 쿠 타이거즈와 프나틱이 맞붙는다. 쿠 타이거즈는 kt 롤스터를 상대로 예상을 뛰어넘는 실력으로 3:1 승리를 거뒀다. 프나틱은 중국의 희망 EDG를 압도적인 스코어 3:0으로 제압했다. 이미 두 팀의 기세는 오를 대로 오른 상태다.

'스멥' 송경호와 '후니' 허승훈은 백중지세가 예상된다. 탄탄한 프나틱의 봇 듀오는 쿠 타이거즈의 '프레이-고릴라'에게 밀릴 것 같지 않다. 정글러인 '호진' 이호진과 '레인오버' 김의진도 비슷한 성향을 가졌기에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두 팀의 그간 경기를 봤을 때, 쿠 타이거즈의 미드 라이너인 '쿠로' 이서행이 조금 불안하다.

쿠 타이거즈는 굉장히 밸런스가 잘 맞는 팀이었다. 빅토르 - 아지르가 주류 메타일 때 말이다. 탑 라인이 든든하게 버텨주고, 미드 라이너와 원거리 딜러가 안정적인 포격을 넣었다. 그러나 롤드컵에 돌입한 현재. 아지르와 빅토르는 몇몇 카운터 카드에 제대로 힘을 못 쓰고 있다. 그 두 챔피언을 들어내고 보니, 암살자 챔피언을 상대로 라인 주도권을 뺏긴다는 이서행의 단점이 드러났다.

kt 롤스터전에서 베이가라는 새로운 카드로 '나그네' 김상문의 르블랑을 잡아냈지만, 김상문의 폼이 좋은 상태는 아니었기에 아직 이서행의 실력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다. 쿠 타이거즈는 플래쉬 울브즈에게 2번 패했고, 두 경기 모두 르블랑과 갱플랭크라는 강력한 챔피언들에게 라인 주도권을 내줘 바퀴가 하나 빠진 채 경기를 이끌어갔다. '메이플'이라는 대만의 걸출한 미드 라이너가 이서행을 시작으로 쿠 타이거즈를 무너뜨렸다.

준결승 상대인 프나틱의 미드 라이너 '페비밴'은 현재 절정의 기량에 올랐다. '폰' 허원석의 베이가를 상대로 르블랑으로 사이드 라인을 풀던 모습이 그 증거다. '메이플'은 잘하는 선수지만 '페비밴'이 여러 가지 면에서 더 뛰어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롤챔스의 미드 라이너 수준은 최고다. 그 틈에서도 이서행은 단단한 라인전으로 쿠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던 선수다. 자신감을 찾고 적극적으로 라인전에 임한다면, 유체미 '페비밴'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을 것이다.

IEM의 부진으로 국제무대와 해외 팀에 약하다는 꼬리표는 롤챔스를 호령하던 봄의 맹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CLG와 페인 게이밍이라는 사냥감으로는 부족하다. 최고의 무대에서 유럽의 맹주를 사냥하고 모든 오명을 씻어 낼 절호의 기회가 쿠 타이거즈에게 주어졌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5 준결승 2일 차 경기 일정

쿠 타이거즈 vs 프나틱 (오후 10시 30분)
-5판 3선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