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장경환과 '스멥' 송경호의 피오라가 끝장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한국 시각으로 31일 오후 9시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 밴츠 아레나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5 대망의 결승전이 열린다. 이날 경기에 SKT T1과 KOO 타이거즈가 소환사의 컵을 차지하기 위해 나선다. 수많은 관전 포인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장경환과 송경호의 탑 라인 대결이다.

장경환과 송경호 모두 캐리력 하면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선수다. 장경환은 마오카이와 같은 탱커형 챔피언뿐만 아니라 럼블 등 화력을 담당하는 챔피언으로도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송경호는 꾸준히 화력 담당 챔피언인 럼블과 리븐 등으로 본인의 캐리력을 마음껏 뽐냈다. 그랬던 두 선수가 이번 롤드컵 들어 피오라라는 새로운 친구를 찾았다.

롤드컵 직전 대대적인 스킬 리워크를 맞이한 피오라는 탑 라이너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패시브 스킬인 '치명적인 검무'와 Q스킬 '찌르기'를 활용한 강력한 라인전 능력과 궁극기인 '대결투'가 만들어내는 변수 등이 상대하는 입장에서 매우 까다롭다는 평가다. 하지만 숙련도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이도 저도 아닌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난이도가 높은 챔피언이기도 하다.

이처럼 다루기 힘든 피오라와 단짝을 이룬 장경환과 송경호는 각각 '마오라'와 '스오라'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두 선수의 피오라는 확실히 다른 팀의 탑 라이너들이 활용했던 피오라와는 차원이 달랐다. 강력한 라인전과 상대를 압박하는 스플릿 푸쉬, 한타에서의 날카로움 등에서 모두 좋았다.


먼저 장경환의 피오라를 살펴보자. SKT T1이 이번 롤드컵 들어 무실 세트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에 당연히 '마오라'도 5전 전승이다. 성적에 비해 KDA는 조금 낮은 편이다. 피오라를 선택했던 경기만 따졌을 때 3.73이다. 하지만 지난 2일 진행됐던 H2K전에서 선보였던 피오라 플레이는 정말 날카로웠다.

'마오라'는 31분 12초 동안 11,500의 피해를 상대 챔피언에 가했고, 23,500의 피해를 몸으로 받아냈다. 경기 시간에 비해 가한 피해량이 적긴 하지만, '마오라'의 진면모는 드래곤 지역 한타에서 나왔다. 한타에서 안 좋은 상황을 맞이해 후퇴하던 중, 갑자기 뒤로 돌아 과감한 스킬 활용으로 상대 챔피언을 세 명이나 쓰러뜨린 것. SKT T1은 이와 같은 '마오라'의 특급 활약에 힘입어 역전승에 성공했다.


송경호의 피오라도 이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사실 '스오라'의 총 전적은 '마오라'에 비해 밀린다. 총 다섯 경기 중에 세 번 이겼을 뿐이다. 하지만 KDA는 5.78로 '마오라'에 비해 훨씬 높다. 단순히 KDA만으로 경기 내 활약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높은 수치임에는 분명하다.

'스오라'의 포스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는 지난 18일 열렸던 kt 롤스터와의 8강 2세트였다. 총 40분 56초 동안 '스오라'는 상대 챔피언에게 28,400 대미지를 넣었고 35,800의 대미지를 입었다. 가한 대미지 부분에서 팀원들 중 가장 높은 순위였다. 특히, 정확한 스킬 연계로 상대 레넥톤을 혼자 잡아내는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두 선수의 피오라 모두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렇다면 SKT T1과 KOO 타이거즈는 밴픽 단계에서 피오라를 어떻게 할까?

상대의 주력 챔피언을 바로 밴하는 전략을 자주 선보이는 김정균 코치와 정노철 감독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마음 편하게 피오라를 밴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자신들의 주력 카드이긴 하지만, 상대 역시 잘 다루기에 변수를 두지 않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피오라를 내주고 그에 맞는 카운터 챔피언이나 운영을 준비했을 가능성도 있다. 장경환이 잘 활용하는 럼블과 송경호의 주력 챔피언 중 하나인 리븐이 피오라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아니면 또 다른 깜짝 카드도 기대된다. 장경환과 송경호 모두 넓은 챔피언 폭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제 판은 깔렸다. '마오라'냐 '스오라'냐에 대한 논쟁을 끝낼 수 있는 경기가 곧 펼쳐진다. 과연 어떤 선수가 피오라로 좋은 활약을 선보일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 팀 코치진의 선택에 의해 피오라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많은 팬이 원하는 그림은 아닐 것이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5 결승 일정

SKT T1 vs KOO 타이거즈 - 한국 시각 31일 오후 9시
* 5판 3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