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WoW 수석 디자이너 이언 헤지코스타스, (우) 존 하이트

블리즈컨 2015 둘째 날인 7일(현지시각), 블리자드가 만든 세계 최고의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대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는 2005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세계 유료가입자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명실상부 현재 최고의 MMORPG 게임이다. 비록 최근 확장팩을 거치며 유저수가 감소했지만, 현재로써도 2위 이하 게임들과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런 WoW가 차기 확장팩 '군단'을 발표했으니, 이에 대한 유저들의 높은 관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차기 확장팩에 관한 이러한 궁금점을 어느 정도 해소하기 위해, WoW의 선임 게임 디자이너 이언 헤지코스타스와 존 하이트를 통해 '군단'의 세부소식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관해 들어봤다.



Q. 일리단이 또다시 등장하는데, 이언의 경우 불타는 성전부터 WoW를 개발해온 만큼 일리단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 같다. 이번 확장팩에 대한 소감을 말한다면?

일리단을 다시 보게 된 건 그만큼 내가 오랫동안 WoW 개발에 참가해왔다는 뜻이 아닐까. 그래서 감흥이 새롭다.

일리단은 언제나 자신의 뜻이 있는 캐릭터였고, 그것을 이루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줘 왔다. 이번 확장팩에서도 어느 편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모습을 유지해나갈 것은 확실하다.

악마 사냥꾼을 가져오기엔 이번 확장팩이 최적이라고 생각했고, 악마 사냥꾼이라는 직업을 등장시키려면 그 지도자가 필요했다. 때문에 최초의 악마 사냥꾼이자 시리즈 주요 인물인 일리단이라는 인물을 등장시키게 됐다.


Q. WoW의 발표 패턴이 바뀌었고, 게임스컴에서 최초로 발표한 뒤 이듬해 여름에 출시하는 일정이 되었다. 보통 블리즈컨에서 발표하고 연말에 발매하던 전례와 다른데, 이런 변화의 이유가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블리즈컨에서 항상 중요한 발표들을 해오고 싶지만, 관련 베타 테스트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욱 일찍 발표를 한 뒤 블리즈컨 시기에 베타 테스트로 자연스럽게 이행하는 것이 좋다고 보았다. 비유하자면 게임스컴에서 애피타이저를 내고, 블리즈컨에서 메인 디쉬를 내는 격이랄까.

WoW 발매의 스피드업을 위해 개발팀도 늘어났고, 콘텐츠 추가도 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Q. WoW가 굉장히 오래 진행되면서 인플레이션 등의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골드로 계정 기간을 결제하는 서비스를 런칭했다. 이를 통해 얻은 인플레이션 억제 등에서의 효과, 그리고 성과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와우 토큰의 경우 아주 신중하게 내놓은 시스템이다. 때문에 출시 이후 인위적인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현재 모든 지역의 골드 흐름을 지켜보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우려되고 있지만 그만큼 많은 해결책을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WoW라는 게임은 언제나 최고의 아이템은 보스를 쓰러트리고, PVP에서 상대를 이김으로서 얻을 수 있다. 경매장에서 골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게임의 정점을 이룰 수는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한 문제들은 통제 가능한 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Q. 특성 개편 이후 특정 직업에서 특정 특성들은 거의 버려지다시피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직업의 딜링 특성이 특히 약세인데, 의도된 부분인가?

풍운 수도, 고양 술사 등을 일부러 약하게 만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옥불 성채 일부 보스 구간에서는 신화 난이도라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광역 구간에서 특히 돋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을 포함해 다양한 상황을 상정해 조정을 해나가고 있다.

일부 구간에서 돋보이지 않더라도 그만큼 다른 곳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Q. 레이드 콘텐츠가 점점 줄어들고 짧아진다는 의견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기존의 가을 발표-가을 출시 패턴에서 여름 발표-여름 발매로 한 계절 앞당겨진 것이 이와 연관이 있는지?

레이드 콘텐츠에 있어서 정해진 공식은 없다. 한 확장팩에 몇 개 티어의 레이드가 있어야 하고 하는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므로 각 확장팩의 스토리텔링, 콘텐츠 구성에 알맞은 공격대 던전의 수와 컨셉이 정해진 것이다.

군단의 경우 특별히 눈에 띄는 레이드 콘텐츠의 양의 확장은 없지만, 기존에서 더 발전된 메카닉, 패턴의 인카운터와 우두머리가 도입되기 때문에 충분히 기대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레이드 외에도 퀘스트, 유물 등 다양한 콘텐츠가 같이 준비되기 떄문에 레이드 콘텐츠 하나 때문에 확장팩 출시 시기가 조정되는 것은 무리이다. 지금 군단의 경우는 틀이 잡혀있는 상태고 무엇을 채워넣을지 정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작업이 계속될 것이다.


Q. 최근 확장팩 들어 점점 패치 간의 간격이 길어지고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또 태양샘 고원처럼 확장팩 이전에 새로운 레이드 콘텐츠를 추가할 생각이 있는지?

패치와 패치 사이의 간극이 커진 것은 동의한다. 패치의 시기나 속도가 우리의 예상과는 좀 차이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한다. 불타는 성전에서 태양샘 고원의 경우는 이미 확장팩 초창기부터 기획되어 있었기에 추가된 것이지 리치왕의 분노로 이행하는 데 징검다리가 필요해서 급조되었던 것은 아니다.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역시 기획된 레이드 콘텐츠가 모두 만들어졌기 때문에 여기에 확장팩 이전에 새로운 레이드를 추가할 계획은 없다.

루비 성소 등도 개발팀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군단에 지금까지 계획된 것 이외에 추가한다면 기존의 기획된 레이드 사이에 들어갈 것 같고, 마지막에 새로운 것을 급조하진 않을 것 같다.


Q. 유물 무기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게 될지 궁금한데, 이게 솔로 플레이만으로 가능한 콘텐츠인지 알고 싶다.

유물 무기를 얻는 것은 군단에서 처음 맞닥뜨리는 사건 중 하나다. 부서진 섬의 스토리를 끝내고 나면 그 위의 달라란에서 퀘스트를 받게 되는데, 두 가지 퀘스트로 하나는 유물 무기를 얻는 것이고 하나는 직업에 맞는 조합 전당에 가입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

유물 무기를 획득하고 나서는 부서진 섬 어디에서든 퀘스트를 통해 무기를 성장시킬 수 있게 된다. 유물 무기 퀘스트 라인은 기본적으로 솔로 플레이를 상정하고 디자인되었다.

베타는 올해 내로 시작될 것이며, 많은 부분에서 현지화가 덜 완료되어 있을 것이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진행하는 게 아닌 전체 지역에서 같이 진행할 것이다. 다만 베타인 만큼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할 것이며, 한국의 경우는 등급 심사에 따라 늦어지거나 배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Q.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의 스토리 전개상 있는 헛점 등에 유저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한 보완 콘텐츠를 낼 생각은 없는지? 또 불타는 성전에서 일리단이 드랍하던 전설 무기에 대한 이스터에그를 도입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지옥불 성채 등,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의 스토리에 헛점이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으나, 그걸 보강하고자 새로운 콘텐츠를 내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런 문제들로 인해 얻은 피드백을 활용해 앞으로의 스토리라인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판다리아의 안개에서의 평가가 매우 좋았던 만큼, 이를 참고하고자 하고 있다.

일리단 검에 대해서는 매우 흥미로운 지적이다. 비슷한 예로 이전에 아티쉬를 들고 카라잔에 방문하면 우두머리 중 아란이 특정한 대사를 하는 이스터에그가 있었는데, 그런 식의 요소도 도입될 수 있을 것 같다.


Q. 악마 사냥꾼은 블러드 엘프와 나이트 엘프 두 종족만 선택이 가능한데, 이것이 두 종족에 대한 취향차로 인해 진영 간 불균형을 낳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에 대격변에서는 설정을 바꿔가면서 직업의 종족 선택폭을 대폭 넓혀주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블러드 엘프나 나이트 엘프만 가능하게 된 것은 일단 악마 사냥꾼의 기원, 그 설정과 스토리에 맞춰 결정된 것이다. 이게 어쩌면 매우 위험한 결정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악마 사냥꾼이라는 직업에 대해 갖는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노움 악마 사냥꾼 같은 경우는 말이 안 되지 않나.


Q.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WoW가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것에 대해 크게 감사드리고, 군단 확장팩에도 한국 게이머들의 많은 피드백을 부탁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확장팩인 만큼 유저 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자 노력할 것이다.

한국이 가진 '게이머의 나라'라는 이미지상, 어떻게 게임 개발자로서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나. 많은 응원 부탁한다.



블리즈컨2015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김경범(Its), 김홍제(Koer), 이명규(Sawual), 정성모(Dara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