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를 잘 이해하는 것이 승리의 요인일까? 순수한 피지컬과 팀워크가 승리를 부를까?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네이버 2015 LoL KeSPA 컵(이하 케스파컵) 4강 2경기가 열린다. 세계 최강팀으로 거듭난, 그러나 롤드컵 메타에 최적화되어 새로운 메타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던 SKT T1과 세계 최강팀에게 도전하기에는 아직 그 이름의 무게가 가벼운 ESC 에버가 대결을 벌인다. SKT T1의 승리가 점쳐지지만, ESC 에버에게도 승리의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롤챔스 17승 1패를 기록한 SKT T1은 8강 경기에서 스베누 소닉붐을 만나 대결을 벌였다. 승부는 예상보다 치열했다. 스베누 소닉붐은 본 서버에 적용된 새로운 메타를 더 오랜 시간 연습할 수 있었고 그렇지 못했던 SKT T1의 약점을 잘 이용했다. 이는 밴픽 전략에서도 드러났다. 스베누는 KeSPA 컵에서 100% 승률을 자랑했던 신 챔프 킨드레드를 레드 진영에서 금지하지 않았으면서 전략적 우위를 점했다.

스베누는 롤드컵이 진행되는 동안 팀이 가진 전략을 모두 보여준 SKT T1의 약점을 잘 이용하기도 했다. 필승카드 역할을 수행하던 '페이커' 이상혁의 라이즈는 무결점의 미드 챔피언처럼 보였으나 약점인 짧은 사정거리를 간파한 '사신' 오승주가 벨코즈라는 긴 사정거리의 챔피언으로 제대로 받아쳤다. 오승주의 벨코즈는 한타에서 라이즈보다 더 큰 존재감을 보여줬고 롤드컵 우승팀에게서 1승을 거두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는 ESC 에버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 ESC 에버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OP 챔피언으로 떠오른 킨드레드를 잘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고 아직도 연구가 진행 중인 챔피언 바드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였다. 이 챔피언들은 롤드컵 메타에 익숙한 SKT T1에게 벨코즈와 같이 큰 변수로 작용할 높은 잠재력을 가졌다.

하지만 가능성은 가능설일 뿐.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른다는 의미는 이러한 변수를 뛰어넘을 파괴력을 지녔다는 말이다. SKT T1 팀원 개개인의 능력은 이제 더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마린' 장경환, '벵기' 배성웅, '페이커' 이상혁, 'EasyHoon' 이지훈,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 닉네임과 이름만으로 상대에게 위협이 되는 그들의 승리에 의구심을 품는 것은 실례처럼 느껴질 정도다.

어쨌든 이들은 대결을 벌일 것이고 승리는 단 한 팀에게 향할 것이다. ESC 에버의 선전을 응원하며 SKT T1이 챔피언의 위엄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승패를 떠나 두 팀 모두가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길 바란다. 지금까지 KeSPA 컵 대회 경기가 모두 재밌었던 것처럼.


■ 2015 네이버 LoL KeSPA 컵 4강 경기 일정

11월 13일 금요일
1경기 - CJ 엔투스 vs kt 롤스터(오후 6시 30분)
2경기 - SKT T1 vs ESC 에버(1경기 종료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