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 팬들에게 '아주부'라는 이름은 매우 익숙할 것이다.

아주부의 첫 인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아주부는 한국에서 롤챔스를 후원하고, 두 개의 프로 팀을 만드는 등 팬들에게 그 이름을 자주 드러냈지만 '페이퍼 컴퍼니가 아니냐'는 의혹을 꾸준히 받았다. 몇 차례의 보도를 통해 아주부에 대한 루머는 점점 더 확산됐고 결국 아주부는 운영 중이던 게임단을 해체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펼쳤다.

이안 샤프 CEO의 주도 하에 새로 태어난 아주부는 한국 e스포츠 협회(이하 KeSPA) 소속 LoL 프로게이머들의 개인 방송을 송출하면서 팬들에게 다시금 다가왔다. 아주부는 LoL 외에도 다양한 e스포츠 종목을 방송하면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첫 구조조정 이후의 아주부를 '아주부 2.0'이라고 말한 이안 샤프 CEO는 올해의 아주부를 '아주부 3.0'으로 칭하면서 또 한 번 더 높은 단계를 위해 도약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하는 아주부 이안 샤프 CEO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1년 만이네요. 오랜만인 만큼 다시 한 번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주부TV의 이안입니다. 아주부 서비스가 2013년 8월에 시작되고, 그 이후로 많은 게 바뀌었는데 그간 사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힘썼습니다. 아주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한국에 바탕을 두고 있었지만, 2년 전부터 글로벌화를 위해 본사를 LA로 옮겼고 지금은 캐나다 벤쿠버와 브라질 상파울루에 지사를 두게 됐습니다. 최근 브라질 게임쇼(이하 BGS)에 다녀왔는데, 한국 e스포츠 시장은 전문적으로 발전된 시장인 반면 브라질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더군요. 한국을 본받으며 글로벌적으로 발전해나가는 아주부가 되고 싶어요.


Q. 과거 아주부는 국내 e스포츠 사업에 스폰서십을 하는 등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요즘은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KeSPA와의 스트리밍에 힘을 쓰고 있죠. 아시다시피 예전에는 아주부 프로스트, 블레이즈 등 게임팀을 스폰하기도 했었어요. 그땐 제가 사장이 아닐 때였죠. 요즘은 KeSPA와 파트너십을 맺고 그와 연계된 컨텐츠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KeSPA 선수들은 이전까진 비밀에 싸여있는 신비로운 분위기였지만,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은 후에는 팬들에게 스트리밍을 하면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등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고 있죠. 이를 비롯해 KeSPA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 8월 PAX 프라임에서도 SKT 선수들과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반응이 아주 괜찮았어요.

두 번째는 아주부 어플리케이션입니다. 2015 북미 앱 디자인 어워드 시상식에서 은상(2등)수상을 할 정도로 모바일 사업에도 힘쓰고 있죠. 또, 아주부 3.0으로 개편을 하면서 오픈 시스템을 채용했어요. 구독 시스템도 있고 일반인들이 편하게 접근해 언제든지 개인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열어두기로 했습니다.


Q. '페이커' 등 유명 e스포츠 선수들이 아주부TV를 통해서 방송을 하고 있는데, 유저들 반응은 어떤가요?

KeSPA 선수들이 처음 방송을 하면서 관심을 많이 받았어요. 개인 스트리밍은 처음이기 때문이었죠. 대부분의 경우는 그다지 말을 많이 하지 않고 '프로다운' 게임 내적인 모습들을 보여줬어요. 브라질이나 북미는 팬들과 소통을 많이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등, 지역마다 특유의 성향을 띄면서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플랫폼으로서 그런 다양성을 갖게 돼서 좋아요.

KeSPA 선수들의 방송을 보는 팬들은 그런 프로다운 멋진 플레이를 보길 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반대로 익살스러운 선수들의 모습을 원하는 팬들은 북미, 브라질 등 타 지역의 스트리밍을 보겠죠. 한국 선수들이 워낙 실력이 좋아서 해외 팬들은 이들을 신적인 존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주부TV의 스트리밍을 통해 조금이나마 팬들과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나 싶어요. PAX 프라임때도 '페이커'와 '마린'이 온다는 트위터에 리트윗이 어마어마했죠(웃음).


▲ 최고의 선수들이 아주부TV에서 스트리밍을 하고 있다

Q. 아주부는 국내 e스포츠 시장의 다른 종목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물론 LoL 이외에 다른 종목에도 관심이 굉장히 많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같은 게임이라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특정 게임이 유럽에서 인기가 많더라도 북미나 한국에서는 전혀 아닌 경우가 있죠. 이처럼 한국에서도 그에 맞는 종목을 찾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Q. 과거에는 아주부 후원을 받는 한국 팀도 있었는데, 이전과 같은 스폰싱 계획도 갖고 있나요?

직접적으로 팀을 후원하는 것보다는 방송 파트너십 관계를 맺을 생각이에요. 유니폼에 아주부 로고를 달고 나오는 선수들도 있겠지만, 이는 해당 선수들이 우리와 방송 파트너십으로 맺어진 것이지 저희가 직접 후원하는 것이 아니란 거죠. 예전에 아주부 프로스트, 블레이즈를 후원했을 때의 아주부와 지금 제가 있는 아주부는 사업 방향이 완전 다르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예전 이야기가 나와서 다시 말씀 드리자면, 예전에는 우리의 사업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았다고 봐요. 그래서 한국에서도 '아주부는 뭐 하는 곳인가' 의문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그런 의문을 없애기 위해 많이 노력 중이에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예전 아주부 사이트는 정리도 잘 되지 않았고,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기술적이나 디자인 측면으로서도 굉장히 발전했죠. 스트리머가 방송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 중이고, 글로벌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현지화도 만만치 않게 중요하기에 언어적인 부분도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Q. 현재 아주부 3.0 베타 버전과 이전 2.0 버전을 비교 해 볼때 가장 크게 변화 한 점은 무엇인가요?

스트리머가 갖는 권한이 많아지는 모듈 시스템입니다. 쉽게 말해 스트리머가 자기 방송 페이지를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는 시스템이죠. 예를 들어 '페이커' 선수가 방송을 한다고 했을 때, 가장 상단에는 자기 프로필 화면을 걸어두고, 화면 하단에는 자신의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우측에는 자기가 했던 인터뷰 기사를 걸어두는 등 본인이 원하는 대로 화면을 편집하고 사이즈를 키울 수도, 줄일 수도 있죠. 방송자를 위한 시스템, 아마추어든 프로게이머든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이 가장 큰 특징이에요.

지난 LoL 월드 챔피언십 시즌5에서 'Azubu Prediction System'이라는 통계 분석 시스템을 방송에 노출시켜 실시간으로 분석 자료를 볼 수 있게 시도를 했는데, 앞으로 이 부분도 더 가다듬어 도입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전에는 초대를 통해서만 방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는데, 이제는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송이 가능합니다. 지금 인터뷰를 진행중인 기자도 가능하단 소리죠(웃음).


Q. 국내, 해외에 모두 강력한 경쟁 플랫폼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어떤 점으로 타 플랫폼과 차별점을 두려고 하는지 궁금한데요?

다른 플랫폼은 e스포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방송하고 있죠. 예를 들자면 마인 크래프트나 포켓몬스터 방송이 있겠네요. 반면 아주부는 e스포츠에 특화된 방송들을 중심으로 구성할 예정입니다. e스포츠 산업은 커졌는데, 다양함을 추구하는 플랫폼은 있어도 e스포츠에만 특화된 플랫폼은 아직 없다고 생각해요. 이 점을 아주부TV의 특징으로 살릴 생각입니다.


▲ 직접적인 후원보다는 방송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할 예정인 아주부

Q. KeSPA컵을 후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렇게 아주부라는 이름을 걸고 리그를 후원하는 건 처음이었어요. 현장을 통한 이벤트나 스트리밍 체험 부스 등 팬들과 소통하기 위한 수단을 더 늘리고 싶었어요. 더불어 우리 브랜드도 알리고요(웃음).


Q. 향후 국내 사업에 대한 아주부의 사업 방향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모듈 시스템이나 사이트 오버레이 개선 등의 일도 있고, 한국에서 더 활발한 영업 활동을 통해 다방면으로 움직일 예정이에요. 또,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 중 하나가 '테이크 오버'에요. 예를 들어 인벤과 우리가 파트너십을 맺는다고 했을 때, 인벤이 우리 웹사이트에서 채널을 만들면 우리도 배경을 '인벤스럽게' 꾸며주면서 서로 윈-윈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죠.

또, 우리는 대중에게 관심과 인기를 받아야 하는 직업이죠.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e스포츠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파트너십을 맺은 브랜드와도 공생 관계를 모색해야 해요. 광고를 내보낼 때도 관중이나 시청자들의 대중적인 취향을 고려해서 광고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등 파트너 브랜드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겠죠.


Q. 마지막으로 한국의 게임 관계자와 e스포츠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위에서 말한 모든 노력이 한국 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하는 일이에요. 그만큼 피드백도 많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노력하는 만큼 팬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아주부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