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영화 촬영장에서 정말 여러 사람을 만났다. 블리자드와 유니버셜 픽처스 관계자는 물론이며 촬영 스태프와 배우들과 영화 이야기를 나누었다. 워크래프트 4번째 기사를 통해 듀로탄과 블랙핸드, 드라카 역할을 맡은 배우 3명과의 대화록을 공개한 바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오크 역할을 맡은 배우에게서는 그들만의 특유의 색깔을 볼 수 있었다. 눈매라던가 표정에서 야성적인(?) 매력이 묻어 나왔다. 인터뷰하면서 '아, 이래서 이 역할을 맡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이번 편은 얼라이언스 특집 인터뷰이다. 스톰윈드 세트장 바로 옆에서 얼라이언스 진영 배우 3명을 만났다. 메디브 역할을 맡은 '벤 포스터'와 레인 린 역의 '도미닉 쿠퍼', 카드가 역할인 '벤 슈네처'와 시간을 갖고 그들의 역할, 인간 진영에 대한 궁금한 부분을 질문했다.



■ 벤 포스터 "메디브의 어깨 장식이 까마귀가 아닌 수탉의 털이라고?!"



가장 먼저 만난 건 배우 '벤 포스터(Ben Foster)'였다. 그는 영화 '워크래프트'에서 메디브 역을 맡았다.

메디브(Medivh). 한때 그는 드레노어에서 오크를 인간세계로 불러온 사악한 마법사였다. 하지만 이후 아제로스에 찾아올 위험을 감지, 불타는 군단과 스컬지의 위험을 예언하기도 한 수호자가 되었다. 티리스팔의 수호자였던 '에이그윈'과 스톰윈드 궁정 마법사인 '니엘라스 아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느 날 에이그윈이 살게라스를 물리치면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영혼 일부가 에이그윈 속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대로 메디브에게도 옮겨지면서, 메디브가 살게라스의 지배를 받게 된다.

그 이후부터 메디브는 이상해졌다. 괴상한 흑마법 실험에 몰두했고, 다른 세계의 오크를 아제로스로 소환하고자 했다. 그의 행동을 눈여겨보던 안두인 로서와 카드가가 결국 메디브를 처치한다. 워크래프트 게임 첫 시리즈인 '워크래프트: 오크와 인간'에서는 메디브를 처치하는 미션도 담겨 있다.

사악한 악당에서 세계를 구한 수호자로 태세를 전환한 전설적인 마법사 '메디브'는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초반에는 분명 악역으로 등장하긴 했지만 이후에는 아제로스 세계를 구원하는 자로 활약하기 때문이다. 세계를 뒤흔드는 어마어마한 능력의 소유자인 메디브였기에, 그를 좋아하는 팬들도 상당히 많다.

그는 메디브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으며 관련된 문헌도 많아 오랜시간 공부를 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메디브라는 캐릭터를 나만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메디브와 더불어 워크래프트를 사랑하는 이들의 관점도 반영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오크 진영 배우의 인터뷰에서도 나왔던 이야기지만, 벤 포스터 역시 던칸 존스의 관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가 '워크래프트'에 참여하게 된 이유도 감독이 던칸 존스였기 때문이었다는 것. 과거 '더문'이라는 던칸 존스의 작품 역시 상당히 인상 깊게 보았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거대한 스케일의 게임을 토대로 던칸 존스라는 거물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영화이잖아요.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어요. 처음에 스크립트를 읽었을 때요? '던칸 존스 감독이 혹시 법사 캐릭터를 플레이했나?'라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농담이고요. 양 진영의 균형이 정말 잘 잡혀 있었어요. 전쟁에 대해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 지 않게 접근했고요."

던칸 존스 감독의 '워크래프트'에서는 '인간이니까 착한 편이고 오크니깐 나쁜 이들이다'라는 식의 접근을 거부했다. 오크와 인간은 엄연히 문화적으로 다른 것일 뿐, 정치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크도 인간과 같이 저마다의 가족이 있다.

지켜야 하는 가정이 있으며 그들의 새로운 터전을 필사적으로 찾아야만 했다. 인간 세계로 와 다짜고짜 무력을 행사하지도 않았다.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공존을 추구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는 절대 쉽지 않다.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뭉치기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종족이 다르다면 오죽할까.

"던칸 존스의 스크립트는 양 진영에 대한 밸런스를 정말 잘 잡고 있었습니다. 전쟁이라는 것에 대해 잘 조명했어요. 단순한 선과 악이 아닌, 다소 교묘한 부분이 섞여 있는 그런 이야기로 다듬었어요. 스토리를 전달함은 물론이고 그 속에 메시지를 담아 두었죠."

벤 포스터는 지금까지 자신이 참여해왔던 영화와 '워크래프트'는 굉장히 다른 느낌이라고 묘사했다.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의 배우를 상대하거나 혹은 턱시도를 갖춰 입은 이들과 함께 연기를 해왔는데, 이번에 그가 상대하는 배우들은 회색의 파자마를 입은 듯한 슈트 복장이었으니깐.

그는 자신의 메디브 복장에 대해서도 감탄했다. 특히 어깨 부분에 깃털로 만들어진 장식이 있는데, 수백 수천 개의 깃털을 한 땀씩 손으로 꿰매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졌다. 까마귀의 깃털이 어깨를 덮고 있어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고 그는 묘사했다.


의상 디자이너에게 메디브 옷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 어깨 부분의 털이 까마귀가 아니라 수탉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조심스레 그에게 어깨 장식은 까마귀가 아닌 수탉의 털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해주었다. 그러자 그는 "그들이 나에게 약을 팔았어!"라고 웃으며 외쳤다.

"깃털을 뽑기 위해 닭을 잡은 게 아니라, 이미 죽은 닭의 털을 뽑았다고요? 그렇군요. 아마 그것은 우리들의 점심이었을 겁니다(웃음). 어쨌든 메디브의 의상을 입은 제 소감을 한마디로 말하면 '깃털 사나이(feather guy)'라고 할 수 있겠네요."

"워크래프트 영화 내에는 정말 많은 캐릭터가 존재합니다. 여러 기술이 도입되었고요. 디지털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연기하는 게 너무 즐거웠습니다. 제가 '워크래프트' 영화의 한 요소가 되었다는 것이 정말 기뻤어요."




■ 도미닉 쿠퍼 "18킬로그램의 갑옷을 7시간동안 입고 전투 장면 찍었다"



오크가 아제로스를 침공했을 당시, 아버지 아다만트 린 3세가 죽으면서 그는 왕이 되었다. '레인 린'. 왕으로서의 그의 능력은 대단히 훌륭했다. 메디브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사전에 염탐을 보내 이를 저지하는 등 아제로스의 평화를 지켜낸 사람 중 한 명이다.

메디브와는 절친한 사이이기도 한 그는 어느 날 자신의 친구 중 한 명인 '가로나'에게 살해당한다. 그리고 오크가 아제로스를 침공하게 된다. 아들 '바리안 린'은 이러한 혼란을 모두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오크를 증오하게 된다.

레인 린, 그는 '워크래프트: 오크와 인간' 게임에서 휴먼 플레이어를 캐릭터화한 인물이기도 하다. 훌륭한 지도자이기도 했던 그를 연기한 건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에서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 역을 맡았던 '도미닉 쿠퍼(Dominic Cooper)'이다.

그는 왕으로서의 위엄과 근엄함을 표현하기 위해 40파운드(약 18 kg)나 나가는 무거운 갑옷을 입고 연기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길이로, 한번 착용하면 약 7시간 가량을 버텨야 했기에 상당히 힘들었다고 한다. 무겁기는 하지만 이걸 입고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얼마나 멋지게 보일 지를 생각하며 버텼다고 그는 말했다.


"영화에서 다양한 전투에 참여합니다. 많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갑옷이 굉장히 정밀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영화의 스케일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죠. 하지만 만약 진짜 전쟁에서 입는 갑옷이 이정도라면 지옥이었을 겁니다. 아무도 싸우지 못했을 거에요. 그래서 저는 이 갑옷이 영화에서 어떻게 보일지를 고민하면서 연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작품의 한 요소로 녹아들어 갔습니다."

영화 촬영 초기에 그는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게임이 얼마나 흥행했었는지', '전세계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게임에 투자했는지' 알았을 때 그는 상당한 부담감을 안게 되었다고 한다.

"본인만의 해석을 통해 연기를 해야 했어요. 두려움을 극복하고 그 과정을 즐겨야 했죠. 한편으로는 정말 즐거웠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워크래프트' 게임을 즐겼는 지 알았을 때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말 신이 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회색 슈트를 입고 움직이는 배우를 거대한 덩치의 오크라고 상상하면서 연기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스꽝스러운 회색 전신 슈트를 입고 오버액션을 취하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리액션을 취해야 하니깐 말이다. 하지만 도미닉 쿠퍼는 이러한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주위의 환경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던칸 존스 감독은 '어디에 무엇이 있고, 현재 어떤 상황을 연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설명해줍니다. 내가 어디에 있고 어떤 모습일 지를 이해하고, 회색 수트를 입은 상대방의 캐릭터가 어떤 모습일 지를 생각하면서 연기를 하면 한결 수월해집니다."

도미닉 쿠퍼는 '레인 린'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진정한 영웅"이라고 표현했다. 주로 악역을 맡아왔던 그에게 착한 역할이 제안되었을 때 상당히 흥미로웠다고. 지금까지 그가 맡아왔던 역할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역할이었다고 한다.


"레인 린은 정말 착하고 멋진 영웅이죠. 훌륭한 리더이며 항상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하는 인물이에요. 이런 영웅을 제가 연기한다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일이었어요. 영화 속 배경이 가상의 세계이긴 했지만, 서로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싸운다는 점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비슷한 점도 많아서 매력적이었고요."

모든 영화 촬영이 그렇지만서도, 특히 전투 씬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장면이다. 전투 장면을 한번 찍으면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촬영이 이어진다. 그동안 배우가 격양된 감정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제작자들이 기술적으로 구현해야 하는 장소와 요소들을 위해, 장시간의 기다림이 있다 하더라도 배우들은 저마다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장면에 따라 집중에 필요한 시간이 다릅니다. 어떤 장면은 감정을 잡을 때 많은 시간이 주어지고, 어떤 장면은 그 순간 바로 집중할 수 있죠. 던칸 존스 감독은 이런 점에서 아주 훌륭합니다. 배우들에게 감정을 잡을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거든요."

그는 마지막으로 워크래프트 영화에 대해 지금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이야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러 장치와 다양한 기술력이 요구되는 영화이기에 다른 영화와는 다른 힘든 점이 있지만, 결과물은 정말 흥미로울 거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많은 것을 배웠고 촬영하는 동안 정말 신이 났습니다. 새로운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들이 영화 속에서 구현된다고 생각하니 벌써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는 많은 영화가 이러한 방식으로 촬영될 거로 생각해요. 그래도 영화 제작자들이 계속해서 인간 배우는 썼으면 좋겠네요(웃음)."



■ 벤 슈네처 "마법을 시전하는 장면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메디브의 제자이자 얼라이언스에서 가장 유명한 대마법사로 알려진 '카드가(Khadgar)'도 영화 '워크래프트'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엄청난 실력의 마법사로 젊은 나이에 키린 토(달라란 최고 마법사 의회)에 가입했다.

그는 자신의 스승인 메디브의 광기를 누르기 위해 안두인 로서와 함께 제압하면서 세상의 평화를 유지했다. 이후 호드가 더는 아제로스로 침공하지 못하게 하려고 어둠의 문을 무너뜨리면서 그 속에 갇혀버리고 만다. 모두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는 나루를 따르는 드레나이에게 구출되었다.

모두에게 존경받던 카드가, 그를 연기하는 배우는 '벤 슈네처(Ben Schnetzer)'이다. 그는 "자신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캐릭터를 맡았다는 점에서 매우 좋았다."고 카드가를 맡게 된 소감을 밝혔다.

"카드가를 연기하기 위해 그가 과거에 달성했던 바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캐릭터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그에게 빠져들었죠. 카드가에 대한 저의 관심은 영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열성 게이머가 아닌 그는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소설을 접했다.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면 끝을 볼 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그는 블리자드가 출간한 소설 대부분을 읽었다. 소설 속 인물관계와 설정을 통해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런던에서 영화 산업에 종사하던 시절, 벤 슈네처는 자신의 에이전시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던칸 존스 감독이 영화 '워크래프트'에 자신을 스카우트하고 싶어한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좋다"고 승낙했다. 그렇게 그는 워크래프트에서 '카드가'로 활약하게 된다.

"스카우트 되고 나서 던칸 존스 감독의 '워크래프트' 스크립트를 읽었어요. 호드와 얼라이언스, 양 진영을 동등하게 바라보고 있었죠.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저마다의 여정을 상세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던칸 존스는 영화의 설정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더문'과 '소스코드'로 이미 검증된 감독이긴 하나,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점에서 배우로서 참여하는 데 분명히 걱정도 있을 터. 이에 대해 그는 워크래프트의 이야기가 단순한 게임 그 이상이라고 묘사했다.

"게임 소재의 영화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사실 몰랐습니다. 생각지도 못했죠. '워크래프트'의 이야기는 제가 생각한 비디오 게임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저 그런 가벼운 스토리가 아니었어요. 대서사시를 기반으로 하는 판타지였죠. 너무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지금까지 그가 참여했던 영화와 '워크래프트'의 차이점은 '스펙터클함의 차이'와 '모션 캡처 연기'에 있었다. 스케일이 큰 전투 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물론이며, 광활한 배경을 표현하기 위해 블루스크린을 배경으로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고 한다. 마법을 구현할 때는 단순히 주문을 읊는 게 아니라, 정말 정신을 집중해 마력을 끌어내듯이 사실적으로 외치는 식으로 연기했다고.


"말에 타고 가면서 적을 죽이는 장면도 있었어요. 이를 위해 승마를 따로 배우기도 했습니다. 혼자 말을 타고 있었지만,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해야 했습니다. 안두인 로서 역할을 맡았던 '트래비스 핌멜'은 정말 말을 잘 탔어요. 마치 카우보이와도 같았죠."

인간 진영이나 오크 진영 배우 모두가 전투 시에는 대부분이 갑옷을 입고 연기했다. 일반 시민 역할을 제외하고 말이다. 하지만 벤 슈네처는 전투 장면에서도 갑옷을 착용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는 마법사였기 때문이다. 메디브와 함께 카드가 역시 장면 대다수에서 로브를 입고 촬영이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갑옷을 입고 촬영하는 게 부러웠습니다. 멋있어 보였거든요. 하지만 촬영 이틀째가 되니까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나는 행운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대부분 장면에서 로브를 입고 연기를 해, 무게 나가는 갑옷을 입고 장시간 동안 있을 필요가 없었죠."

그는 '워크래프트'에서 모션 캡처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인간 역할이었기에 오크를 맡은 배우들보다는 모션 캡처 연기의 비중이 매우 낮았지만, 일부 장면에서는 이 방식이 도입되었다. 모션 캡처 연기에 대해 그는 "매우 즐거웠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일반적인 연기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모션 캡처 연기에서는 영화의 스토리와 세계관, 캐릭터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해를 바탕으로 가상 캐릭터를 연기해야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마법 역시 마찬가지이다. 배우 스스로 자기의 캐릭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영화 이야기에 빠져서 몰입하는게 필요하다.

"마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저와 벤 포스터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희가 피하고자 했던 부분 중 하나는 마법을 시전하는 모습이 쇼맨십처럼 보이는 것이었어요. 마법과 지팡이, 주문 등 모든 부분에서 현실적으로 보이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연기와 더불어 실재감 있는 마법 표현을 위해 다양한 시각 효과가 적용되었고요."


여러 나라에서 모인 배우들을 하나의 세계관 속에 담아두기 위해서는 많은 조정 작업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어투를 통일하는 일이다. 특히 영국 배우는 영국인 특유의 절제된 악센트가 있다. 아제로스라는 동일한 세계 속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악센트를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영국 악센트를 가지고 있어요. 촬영하는 동안 제가 던칸 존스 감독에게 "영국 악센트를 살려서 연기하는 건 어떨까?"하고 질문했는데요. 그는 저에게 "카드가는 미국인이야"라고 농담으로 되받아치곤 했어요."

"그는 '워크래프트'를 현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로 창조했어요. 1400년대의 영국이 아니었죠. 그래서 영국이나 미국 등 현재 존재하는 국가의 악센트가 아닌, 정말 '카드가'스러운 악센트를 구사하려고 했어요. 정말 흥미로웠죠."

"카드가는 실력 있는 마법사이기 이전에 메디브의 제자였습니다. 메디브와 카드가가 사용하는 마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요. 영화 속에서 특정 마법이나 메디브의 주문 중에는 보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들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카드가의 마법은 실용적인 측면이 강하죠. 이런 차이점을 느끼면서 '워크래프트'를 본다면 더욱 재미있을 거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