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 게임 계의 전설로 불리는 '잠입' 이선우가 e스포츠 대상에서 수상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24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2015 e스포츠 대상에서 '잠입' 이선우가 우수 해외활동상을 수상했다. 이에 이선우는 26일 한 커뮤니티에 장문의 수상 소감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해당 글에는 비인기 종목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면서 겪었던 마음고생과 함께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이 솔직하게 적혀 있었다.

이선우는 먼저 "상을 받으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격투게임과 스트리트 파이터 4 시리즈는 한국에서는 큰 인기가 있는 장르는 아니다. 한국에서는 대회나 인프라가 존재하지 않아 해외로 나가 토너먼트를 출전하기 시작한 것이 이제서야 빛을 본 것 같다"며 수상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다.

수상 소감을 간략하게 마친 이선우는 그동안 겪었던 일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이선우는 "해외 활동 초반에는 돈이 없어서 지인에게 돈을 빌려가며 대회에 출전했고, 작년에는 잦은 비행으로 인한 허리디스크로 고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프리로 활동할 때에는 비행기 티켓과 호텔 예약, 현지에서 대회장을 가는 방법, 외국어 문제, 연습 등등 모든 것을 혼자 해야만 했다"며 지난 날에 겪었던 고통을 담담하게 풀어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선우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업계의 프로로서, 그리고 한 명의 게이머로서 내년에도 열심히 격투게임을 알리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글을 마쳤다.


다음은 '잠입' 이선우가 커뮤니티에 남긴 수상 소감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팀 레이저 소속 프로게이머 이선우입니다. 2012년에 Western Wolves 소속으로 활동한 것을 마지막으로 오랜만에 다시 프로가 되었네요. 먼저 레이저 입단을 축하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얼마 전 열렸던 2015 대한민국 E스포츠 대상에서 특별상으로 '우수 해외활동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상을 받으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플레이하는 격투게임과 스트리트 파이터 4 시리즈는 한국에서는 큰 인기가 있는 장르는 아닙니다. 그나마 오락실에서 꾸역꾸역 살아남은 '철권'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죠. 덕분에 한국에서는 생활비를 벌 수 있는 대회, 인프라가 아예 존재하질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나가 토너먼트를 출전하기 시작한 것이 이제서야 빛을 본 것 같아서 기쁘네요.

저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열심히 해외활동을 시작해 2015년인 지금까지 대략 60회 이상의 대회를 참가했습니다. 해외활동 초반에는 돈이 없어서 지인에게 돈을 빌려가며 빚쟁이가 되면서 대회를 갔었고, 작년에는 잦은 비행으로 인한 허리디스크로 한달 정도를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었습니다. 허리디스크에 걸리면 허리가 아니라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며 저려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처음 알았네요. 게다가 프리로 활동할 때에는 누구도 저를 챙겨주지 않기에 비행기 티켓과 호텔 예약, 현지에서 대회장을 가는 방법, 외국어 문제, 연습 등등 모든 것을 혼자 해야만 했고요. 이런저런 고생들을 거쳐 2015년이 된 지금, 이런 멋진 상으로 보답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려야만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제 내년 2월 16일에는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신작인 5편이 발매됩니다. 2008년에 발매되어 8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스파 4로 죽어가던 격투게임 시장이 다시 살아났고 이제는 신작인 5편으로 E스포츠화에 박차를 가하려 하고 있는 시기죠.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열심히 했다고 스스로를 격려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업계의 프로로서, 그리고 한명의 게이머로서 내년에도 열심히 격투게임을 알리고 여러분들이 격투게임을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앞으로 남은 캡콤컵 2015도 많이들 사랑해 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