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베타 테스트 후 일주일이 되어가는 트리 오브 세이비어가 암초를 만났다. 소수의 유저가 정보를 독식하고 다수의 유저들을 기만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선발 주자로 달렸던 유저들이 160 레벨을 달성한 23일 오후부터 시작됐다. 160 레벨 이후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가 사라지는 구간이 있으며, 이때부터 몬스터 반복 사냥 일명 '닥사'만으로 레벨업을 해야 하는 진정한 지옥을 만나게 된다는 정보였다.

또한 '경험치 카드'를 사용해서 160 레벨이 될 경우 마땅한 사냥터가 존재하지 않고, 하위 사냥터에서는 경험치 패널티를 받아 레벨업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들은 160 레벨 이전에 '마족 수감소' 지역 사냥을 통해 레벨업을 한 후, 경험치 카드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했다.


▲ 사건의 발단이 된 160레벨 이후 레벨업 팁



해당 정보를 알게 된 많은 유저들은 차후에 있을 레벨업 정체구간을 벗어나기 위해 마족수감소에 몰려들어 사냥을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마족수감소는 사람들이 몰리게 됐고, 비좁은 '마족수감소'는 사냥을 하기 어려운 장소로 바뀌어버렸다.

사실 마족수감소의 채널은 처음 1개였지만, 24일 패치를 통해 채널 수가 늘어나기도 했고. 더불어 몰리는 사람에 비해 몬스터 및 사냥 지역이 한정되다 보니 자리 싸움에 대한 이야기 끊임없이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연히 그렇게 해야 후반 레벨업이 편하다는 정보의 믿음 때문에 몇 시간씩 마족수감소에서 사냥을 하는 유저들은 늘어만 갔다.


▲ 많은 유저들이 몰리며 자리싸움까지 야기했던 마족 수감소 ※ 이미지 출처 : 샤라60

▲ 사람들이 몰리며 패치를 통해 채널의 수가 증가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늦은 시간. 새로운 사냥터 '록소나'가 제보되며, 유저들은 경악스러운 정보를 접하게 된다. '록소나' 지역에서는 이미 레벨업 정체구간에 대해 경고했던 유저들이 꽤 오래전부터 사냥을 한 정황이 포착된 것.

레벨업 정체 구간에 대해 공개하고 타개책으로 마족 수감소를 알려줬던 유저들이 이미 이곳에서 사냥하고 있었으며, 모험일지를 통해 확인된 바로는 이들은 이미 대부분 만여마리가 넘는 수의 몬스터를 사냥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약 10만 마리에 달하는 몬스터를 사냥한 유저도 있는 것이 드러났다.

미리 치고 나갔던 유저들이 다른 유저들에 비해서 좋은 환경을 가질 수 있다는 건 맞다. 하지만 유저들이 분노하는 포인트는 그들이 담합하여 정보를 풀지 않고, 레벨업 정체구간에 대한 정보를 뿌렸으나 그 정보가 다소 왜곡되었다는 부분이었다.

더군다나 새롭게 발견된 사냥터는 몬스터의 분포와 리젠(생성)이 기이한 형태를 보이며, 대부분의 몬스터가 공격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점을 이용해 해당 구역의 몬스터들은 레벨이 다소 높지만 비교적 수월하게 많은 수의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었다. 이는 일종의 버그성 플레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는 위험한 부분이다.


▲ 새로운 사냥터 지역으로 대두된 '록소나' ※ 이미지 출처 : 악질남

▲ 록소나에서 얻을 수 있는 높은 등급 아이템 레시피 ※ 이미지 출처 : 악질남



이에 분노한 유저들은 게임사의 운영 약관을 들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미리 경험해본 유저들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게임 내 질서를 흐렸고, 버그를 악용했다고 주장하며 운영 측의 대응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정보를 공개한 대다수의 유저가 CBT 서버를 꾸준히 플레이해 온 유저라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은 더욱 거세져, 주말이 끝나는 새벽임에도 관련 커뮤니티에는 수많은 글이 올라오고 있은 상황이다.



버그 사냥터가 악용 유저와 만날 때...


본인이 알고 있는 좋은 정보를 다른 유저들에게 공개하느냐 마느냐는 개인의 판단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사냥터를 독식하기 위해서 허위 정보를 퍼뜨려 다른 유저들에게 혼동을 주는 행위는 분명 문제가 있다. 유저들이 이번 사건에 분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라면 게임을 하는 유저와 유저 사이의 논란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 버그성 플레이가 연관되어있다는 데 있다.


▲ 록소나 몬스터 버그 제보 영상(테스트 서버)



유저들이 확인해 제보한 영상을 보면 피해없이 다수 몬스터를 순식간에 처치하며 짧은 시간에 많은 이득을 가져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을 내 오라클 마스터를 통해 실버 획득 순위를 확인해보면 획득한 실버는 1,100만 ~ 1,200만에 해당되는 막대한 양.

실버 외에 획득한 고가의 아이템까지 생각하면 이들이 버그성 플레이를 통해 얻은 이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 게임 내 시장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지는 이유다.


▲ 오라클 마스터로 확인할 수 있는 골드 획득 순위 ※ 이미지 출처 : 프로노바충



문제는 이런 버그가 이번 한 건만 있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채널 팅김과 함께 서버 렉, 인스턴스 던전 입장 불가 현상 등의 서버 불안정은 꾸준히 이야기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게 개선된 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화제가 되었던 '사이코해승' 사건과 마찬가지로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특성 1분 버그, TP 증가 오류 등도 아직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채팅창 버그는 커뮤니티를 중요시 하는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서 많은 유저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현재 공지사항에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원거리 보스 공격 인식 초기화, 보스 몬스터 위에 올라타기 등 유저들의 버그 제보는 이어져 오고 있지만 언제쯤 고쳐질지에 대해서는 유저들도 체념한 상태. 이제는 많은 유저들이 버그를 안고 플레이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언제 알려진 버그들이 혹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버그들이 치명적인 사건으로 연결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NEO-CLASSIC을 지향하며, 오픈 초기 부터 많은 유저들이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는 트리 오브 세이비어. 이번 사건은 버그라는 불안정성과 함께 이를 악용한 유저들이 맞물리면서 다른 유저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유저들이 버그 악용자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사의 답변이 어떻게 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지금, 그와 함께 중요한 것은 다양한 버그에 대한 조치와 이에 대한 발빠른 대처로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 2보 (15:14)

금일(12월 28일 15시) 업데이트를 통해 패치가 완료되어 록소나 재건단 동관 지역 몬스터들이 비선공에서 선공으로 변경되었고, 해당 지역에서 더이상 실버 및 아이템을 획득 할 수 없도록 조치됐다.

더불어 비선공 몬스터와 지역 특성을 악용, 반복 플레이로 대량의 재화를 획득한 유저는 60일 제재 및 실버를 모두 회수 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안녕하세요. 트리 오브 세이비어입니다.

12/28(월) 패치내역을 안내 드리기에 앞서 록소나 재건단 동관 지역을 통해 대량의 실버를 획득할 수 있었던 문제에 대한 처리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오늘 점검으로 해당 지역에서 실버 및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도록 변경하였고, 몬스터 재배치 및 비선공에서 선공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비선공 몬스터와 지역 특성을 악용, 반복 플레이로 대량의 재화를 획득한 대상은 60일 제재 및 추가 이득(실버)을 모두 회수 조치하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의 몬스터가 대량 출현하는 부분은 정상적인 기획의도였으나 비선공 몬스터로 손쉽게 처치하고 막대한 재화를 얻을 수 있었던 문제는 버그가 분명했습니다.

이에 운영정책 5.6에 의거하여 60일 제재 및 부당이득에 대해 회수 조치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게임 서비스하는데 있어 버그가 발생하는 부분은 1차적으로 저희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희는 버그 신고가 접수되면 버그 발생 원인을 찾고 문제를 수정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를 즐겨주시는 모든 구원자님께서도 버그를 확인하였을 시에 이를 악용하기 보다 1:1문의를 통해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다만, 일부 버그들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아 수정까지 다소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이 자리를 빌어 사과 말씀드립니다.

이번 이슈로 인하여 많은 분께 실망과 박탈감을 안겨드리게 된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