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다크에덴2'의 1차 CBT를 해 보고 느낀 감정은 '아쉬움'이었다. 2D로 그려졌던 전작의 고어한 분위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고, 서버는 태풍을 만난 어선처럼 휘청대고 있었다. 10년 전을 돌아보게 만드는 사냥터, 뻣뻣한 퀘스트 디자인도 눈에 걸렸다.

약 6개월만에 만난 소프톤 엔터테인먼트. 그들에게 할 질문도 이미 정해진 상황. 아픈 곳을 후벼파는 자리였지만, 의외로 개발진은 담담한 반응. 그들 역시 '다크에덴2'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1월 26일에 시작하는 2차 CBT, 지금 말씀하신 문제점들 거의 다 고쳐서 나갈겁니다."

▲ 좌 - 소프톤 엔터테인먼트 이규복 그래픽 팀장, 우 - 김성용 개발 팀장





지난해 6월에 1차 CBT를 했으니 약 반 년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부터 묻고 싶다.

1차 CBT 당시에 나온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보냈다. 주로 '다크에덴'스러운 느낌을 살리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고 보면 된다. 뱀파이어가 뱀파이어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아 좀 더 그 느낌을 살리려 했고, 필드에 있던 불필요한 오브젝트 등도 배치를 바꾸거나 아예 삭제했다. 게임 들어가서 처음 시작하는 마을도 완전히 바꿨다.

'다크에덴2'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다보니 전작처럼 고성 같은 데서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지하 쉘터라던가 폐쇄된 지하철 같은 곳을 초반부터 만나볼 수 있도록 수정했다. 최대한 음산한 분위기를 줄 수 있도록. 솔직히 1차 CBT 때는 초반 필드가 사막이라 휑한 느낌이 없잖아 있었고, 덕분에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다. 2차 CBT에선 확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질거다.


1차 테스트가 끝난 뒤 많은 피드백을 받았을텐데, 주로 어떤 내용이었나.

'다크에덴1'을 좋아했던 분들도 그렇고, 이번 작품으로 새롭게 유입되는 유저들도 모두 비슷한 의견이었다. 요즘 나오는 게임들이 다 비슷하다보니 '좀 다른 게임을 해보고 싶다'는 말이 가장 많았다.


지난 테스트 당시 기자가 게임 플레이를 촬영해 기사로 올렸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다크에덴2도 타 게임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질책을 받을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 1차 CBT 때는 '다크에덴' 특유의 고어한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어둑어둑하고 선혈이 낭자하는 필드 및 콘텐츠가 주로 후반부에 몰려 있었다. 초반에 그런 느낌을 전달하지 못해서 나온 반응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이번 2차 CBT는 그 분위기를 최대한 빨리 전달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인체 실험실, 전쟁터 등 시리즈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를 게임을 켬과 동시에 느껴볼 수 있도록 디자인을 처음부터 다시 했다.

▲ 1차 CBT 때는 '타 게임과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시리즈 특유의 분위기를 다음 작품에서도 유지한다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디아블로3'도 전작들과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비판을 받았다. '다크에덴2'도 비슷한 상황인데, 개발자 입장에서 무엇이 원인이라고 보나.

2D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를 3D로 표현하는 게 쉽지가 않다. 이건 기술적인 문제다. 2D의 경우, 플레이어 주변만 밝게, 나머지를 어둡게 하면 기본적으로 호러 분위기가 깔린다. 하지만 3D에서 이렇게 하면 여러가지 문제가 따른다. 3D 화면의 연출을 2D 방식으로 만들면 가장 기본적인 전투부터가 매우 답답해진다.

또, 2D의 '피'는 스프라이트 한 장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3D에서는 다 이펙트를 넣어줘야 한다. 이럴 경우 대규모 전투가 발생하면 게임 프레임이 떨어지게 된다. 결국 개발진의 노하우, 그리고 연출과 관련한 밸런스 조절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다크에덴2'는 배경에서 나오는 음산함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체가 담겨진 쓰레기통, 바닥의 피, 그리고 피로 가득찬 호수 같은 것들이 구현되었고, 전쟁이 벌어졌던 연구소, 텅 빈 마트 등도 만나볼 수 있다.

▲ "다크에덴1의 고어 분위기, 이제 제대로 납니다"


2차 CBT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콘텐츠는 어떤게 있을까.

이전 테스트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콘텐츠는 '전장'이었다. 솔직히 내부에서도 점령전의 인기가 그렇게 많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에 맞춰 2차 테스트의 콘텐츠 중 가장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것도 '파괴전'이다. 기본적인 시스템은 점령전과 흡사하지만 더 높은 레벨 유저들을 위한 것이라 보면 된다.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두 팀이 중 더 많은 오브젝트를 파괴한 팀이 승리하는 구조다.

아울러 기존 1차 CBT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퀘스트가 추가됐다. 사실, 예전에는 처치 퀘스트라던가 무엇을 얼마나 가져오라는 퀘스트 정도밖에 없었고, 퀘스트가 특별히 흥미를 끌어오는 요소는 아니었다. 이번에는 돌발 퀘스트와 같이, 보다 유저들에게 역동적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 UI에서 퀘스트 완료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불필요한 이동을 최대한 줄였다.

아울러 강화 콘텐츠가 추가됐다. 아이템 강화, 악세서리 강화 등이 적용됐고, 합성 시스템도 만나볼 수 있다. '다크에덴1'에 있었던 소켓 아이템도 포함됐다.


그렇다면 콘텐츠 외 이번 2차 CBT를 준비하며 가장 신경쓴 부분이 어디인지 궁금하다.

프로그램 팀이 클라이언트 안정성을 잡기 위해 고생을 많이 했다. 액션성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일단 클라이언트 환경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1차 CBT 때 '컴퓨터 사양이 낮지 않은데도 게임이 너무 끊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최소한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빨라졌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열심히 다듬었다.

또, 인게임 내 UI와 관련된 부분은 거의 다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 예전 UI가 굉장히 불편했다는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 가독성도 떨어졌고 능력치 보는 것 역시 직관성이 없었다. 2차 CBT에는 최신 트렌드의 UI를 적용했고, 무엇보다 게임 진행과 관련한 편의성을 높이는 데 신경썼다.


끊김 현상 개선이 눈에 띈다. 기자의 회사 컴퓨터가 그리 낮은 사양이 아닌데도 1차 CBT에서 '게임이 무겁다'는 느낌을 받았으니까.

기본적으로 서버에 렉이 깔려 있었고, 여기에 장시간 게임을 하면 더 느려지는 문제까지 겹쳤다. 2차 CBT는 예전보다 더 많은 유저가 즐기게 된다. 1차 테스트의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채널 시스템도 추가했고, 서버도 든든하게 마련했다. 유저 숫자를 감당 못해서 부하에 걸리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작년 테스트 당시 기자도 약 20레벨까지 키웠는데, 초보자 사냥터에 몬스터가 지나치게 적었던 기억이 난다. 이때문에 퀘스트 진행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1차 CBT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시작 마을 근처의 초보자 사냥터 숫자부터 일단 너무 적었다. 맵 크기도 작은데 몬스터 리젠되는 속도까지 너무 늘어져 있었다. 지금은 직업별로 시작하는 장소도 다르고, 사냥터 및 몬스터 숫자도 대폭 늘렸다. 예전처럼 답답하게 사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튜토리얼 필드도 아예 별도로 넣었으니까.


신종족 개발 여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계획된 것이 있나.

FGT 때 있었던 '다크아이'가 추가된다. 당시 '다크아이가 왜 총을 쏘냐'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번에는 칼과 그림자 악령 소환을 주력으로 싸우니 꼭 한 번 즐겨보셨으면 한다. 또, 남자 뱀파이어 클래스를 추가해달라는 의견이 있어 이번 CBT에 추가하게 됐다.

▲ 더욱 스타일리쉬하게 진화한 '다크아이'


국내 서비스 방식은 결정됐는지 궁금하다. 자체 서비스인지, 퍼블리셔와 함께 하는지 묻고 싶다.

퍼블리셔를 통해 서비스할 것 같다. 현재 연락 중인 업체가 몇몇 있다.


지난 인터뷰 때 '다크에덴2'의 OBT가 2016년 하반기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당초 3개월 단위로 진행할거라 말했던 CBT 일정 자체가 밀린 만큼, OBT 일정도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OBT 일정 계획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올해 하반기가 목표다. 아마 2016년 여름에 3차 CBT를 진행할 예정이고 그 다음 서비스는 OBT가 될 것 같다.


현재 '다크에덴2'의 완성도가 얼마나 진행되었다고 보는지.

아직 많이 부족하다. OBT 시점을 기준으로 약 60%정도 개발되지 않을까 싶다. 나머지는 콘텐츠 물량에 대한 문제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항상 유저와 함께 게임을 만들어나간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은 의견을 주셨으면 한다. '다크에덴1'을 했던 유저, 새롭게 우리 게임을 찾는 유저 모두가 만족하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